김영선 기자 입력 2018.05.18. 10:50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 재고려 카드를 꺼내 들면서 원인 제공자로 지목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볼턴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볼턴이 연일 주장했던 '리비아 모델'에 대해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부인했고 다음 날인 17일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직접 '북한 달래기'에 나섰다.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 재고려 카드를 꺼내 들면서 원인 제공자로 지목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볼턴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지난 16일 북한이 당초 예정돼있던 남북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면서 볼턴 보좌관을 직접 언급하자 비난의 화살이 일제히 볼턴에게 쏟아졌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볼턴이 연일 주장했던 '리비아 모델'에 대해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부인했고 다음 날인 17일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직접 '북한 달래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리비아식 (비핵화) 모델은 (북한에 적용할 모델과) 매우 다른 모델"이라며 볼턴의 견해를 공개적으로 부인했다. 더 나아가 트럼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체제 보장을 명확히 했다.
백악관이 일제히 볼턴의 의견을 묵살하자 북미 정상회담 국면에서 볼턴의 역할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동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각각 '굿캅' '배드캅'으로 역할 분담을 하는 것이란 분석이 깨진 것이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프로그램 소장의 말을 인용, "(세라) 샌더스(백악관 대변인)가 볼턴을 버스에서 던져버렸다"고 진단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의 노벨상이 볼턴으로 인해 죽을 수 있다"고 했고, 블룸버그통신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볼턴은 잠재적 '레킹볼(철거용 쇳덩이)'"이라고 했다.
볼턴의 해임 가능성도 나온다. 영국 언론 '인디펜던트'는 "볼턴이 스티브 배넌 꼴이 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꼽혔던 배넌은 작년 8월 트럼프와 의견차로 해임됐다.
인디펜던트는 특히 현 트럼프 행정부 안에서 볼턴의 위치에 주목했다. 인디펜던트는 "볼턴은 '그림자 대통령'이 되고 싶었다고 알려진 배넌처럼 (자신이) 대통령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볼턴은 트럼프의 이란 핵협정 탈퇴 결정을 트위터를 보고 알게 된 처지였을 뿐"이라고 했다.
비슷한 맥락의 견해를 워싱턴포스트(WP)도 제기했다. WP는 "볼턴보다 폼페이오의 발언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과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것도 폼페이오이고 정상회담이란 '선물'을 받은 트럼프가 폼페이오에 기울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서열상으로도 볼턴이 폼페이오에 밀린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도 백악관 안보보좌관에서 영전한 경우다. 이 때문에 볼턴이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무리한 주장을 펼쳤다는 시각도 있다.
볼턴 해임이 거론되는 데엔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도 한몫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시리아 공급과 관련해 볼턴 보좌관이 청중의 환호를 받자 "볼턴이 모든 칭찬을 가져가는 것인가. 그럼 그의 일자리가 끝나는 것"이라는 농담을 내뱉었다.
당시 미 의회 전문지 '더 힐'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보좌진이 자신보다 더 큰 관심을 받으면 짜증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재차 부각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해임할 수 있단 얘기를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김영선 기자 ys85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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