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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줄이는 구단, 두번째 과도기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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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7. 12. 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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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줄이는 구단, 두번째 과도기 온다

기사입력 2017.12.06 오전 05:24 최종수정 2017.12.06 오전 05:24




왼쪽부터 정성훈, 김경언, 김종호, 고원준. 사진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BO리그 10개 구단의 스토브리그 행보가 수상하다. 일종의 경고등이 켜진 셈인데 비단 현역 선수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지도자들에게도 큰 메시지를 던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베테랑들이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다. 프리에이전트(FA) 권한을 취득한 준척급 선수들을 영입할 움직임이 없다. 롯데는 최준석과 이우민을 데려가는 팀에게 보상선수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넥센 채태인에 이어 두 번째 사례다. 조건없이 풀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조금 다르다. 

수도권 구단 고위 관계자는 “각 팀에 고만고만한 선수들이 많다. 육성선수들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1군 전력 30명 가량을 제외하면 엇비슷한 선수들이다. 보상선수 한 명을 받는다고 해도 그가 1군 주축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낮고 상대 팀 역시 선수를 정리하지 못해 고민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상선수를 안받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각 팀이 선수난을 호소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만큼 선수들의 기본 기량이 떨어진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구단이 지향하는 색깔에 맞게 재교육하는 수고를 고려하면 한 살이라도 어린 신인들을 영입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게 냉정한 평가다. 

두산 김태룡 단장을 필두로 각 팀이 선수 출신, 프로야구 감독 출신 단장을 앞다퉈 선임하면서 구단 운영기조가 변하고 있다는 점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선수들을 쌓아놓고 시간만 축내지 않겠다는 의미다. 팀이 가야하는 방향성에 맞는 스페셜리스트들로 재편해 이른바 잉여전력들을 걸러내야 조금이나마 적자폭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선수단에 끌려가기보다 구단 스스로 색깔을 만들고 비전을 제시해 비즈니스 모델을 찾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NC 다이노스 이호준이 18일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2017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두산 베어스와의 2차전을 앞두고 타격 훈련을 소화하던 중 김태형 감독과 담소를 나누며 폭소를 터뜨리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비슷한 기량이면 개인이 아닌 구단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십을 가진 선수들이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쉽게 말하면 이타심을 가진 인성 좋은 선수들을 선호하는 풍토가 자리잡기 시작했다. 모 구단 관계자는 “리그를 지배할 만큼 특출난 기량을 뽐내는 슈퍼스타는 어차피 10개구단을 다 합쳐도 10명 안팎이다. 나머지 640명(구단 당 보류선수 65명 기준) 중에는 기량이 좋아도 개인 성향이 강한 선수보다 팀을 하나로 끌어 모을 수 있는 선수가 높은 평가를 받아야 야구인 전체가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된다”고 강조했다.

프로구단의 인식 변화는 자연스럽게 아마추어에도 영향을 끼친다. 기술자가 아닌 ‘야구인’이 각광받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아마추어 야구의 훈련 매뉴얼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아마 야구 제도 개선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궤를 같이한다. 특정 선수 몇 명에게 끌려다니던 구단이 반격을 시작했다. 한국야구에 두 번째 과도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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