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7.11.11. 13:21 수정 2017.11.11. 13:3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후 1년간 미국의 소프트파워가 몰라보게 초라해졌다는 서방언론 지적이 나왔다.
잡지는 미국의 상징인 독수리 그림에 '멸종위기'라는 제목을 붙인 이 기사를 통해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이 가한 가장 큰 손실은 미국의 소프트파워"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민주주의, 인권과 같은 보편가치를 옹호해야 한다는 개념 자체를 공공연하게 비웃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후 1년간 미국의 소프트파워가 몰라보게 초라해졌다는 서방언론 지적이 나왔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1년을 맞이해 의미를 분석한 최신호 커버스토리를 통해 11일 이같이 해설했다.
잡지는 미국의 상징인 독수리 그림에 '멸종위기'라는 제목을 붙인 이 기사를 통해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이 가한 가장 큰 손실은 미국의 소프트파워"라고 주장했다.
소프트파워는 경제제재나 군사행동처럼 물리적으로 발휘하는 힘이 아닌 문화, 예술, 사상과 같은 무형의 저력을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민주주의, 인권과 같은 보편가치를 옹호해야 한다는 개념 자체를 공공연하게 비웃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독재자들을 존경했을 뿐만 아니라 필리핀에서 범죄자들을 대량으로 학살하는 무자비하고 폭력적인 행위에 명백한 찬사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같은 권위주의 지도자들에게 호감을 나타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스트롱맨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언동이 외교 책략이 아닌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게 새롭다고 주목했다.
다른 미국 대통령들도 냉전 시대에 주어진 현실에 맞춰 독재자를 두둔하는 때가 있었으나 신념에서 우러난 발언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이 니카라과의 반사회주의 독재자에 대해 "나쁜 놈이지만 우리 나쁜 놈"이라고 말한 것과 같은 사례다.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나쁜 놈이군. 멋진데' 같은 꼴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당선 후 수시로 노출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태도가 지구촌에 미친 악영향은 작지 않았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동아시아 등지에서 미국의 자유민주주의 동맹들이 혐오감을 느껴 멀어져갔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권위주의 지도자들의 행태가 더 악화하도록 장려했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왕세자인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는 지난 4일 내부 반대파들에 대한 대규모 숙청을 강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치 훼손, 인권침해 논란에도 불구하고 트위터를 통해 이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미국식 민주주의 체제가 한물갔다고 더 쉽게 선언할 수 있었고, 다른 국가들은 중국식 권위주의 체제에 유혹을 느끼게 됐다.
중국 관영언론들은 지난달 중국 공산당대회를 전후해 중국식 체제가 서방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보다 우월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쏟아낸 바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은 많은 결점에도 불구하고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유지하고 민주주의 작동의 모범사례를 보여주며 세계에서 선(善)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세력으로 활동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강한 국가는 자신만을 돌본다고 믿는 한 대통령 때문에 그런 활동이 위험에 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아메리카 퍼스트'를 말함으로써 미국을 약화하고 세계를 더 나쁜 상황으로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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