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7.09.12. 13:30 수정 2017.09.12. 14:40
당구는 이미 우리 주변 생활스포츠로 자리잡았다.
전국적으로 당구동호회는 3,000여개나 되고, 이들 동호회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당구동호인(매니아 포함)수가 5만여명을 넘는다. 이들은 1년 내내, 매주 전국 곳곳에서 자체 대회를 열거나 전국 규모 동호인대회에 참가하기도 한다.
MK빌리어드뉴스는 생활스포츠의 근간으로 떠오르고 있는 당구동호회 시리즈를 시작한다. 소개를 원하는 각 당구동호회는 MK빌리어드뉴스 이메일(mkbn@mkbn.co.kr)로 신청하면 된다.
이러한 성과들은 과거 홈구장으로 쓰던 당구클럽이 사라지는 등 힘든 과정 가운데 거둔 것들이다.
현재 회원이 100여명인 콘테이너동호회의 초기 거점지는 서울시 강서구청 뒤편 화곡동 먹자골목 거리에 있었다. 1994년 문을 연 ‘콘테이너당구클럽’(이하 콘테이너클럽)이다. 중대 20대가 놓이는 등 당시로선 큰 규모의 클럽이었다.
2000년대 초반, 이곳을 수시로 드나들던 30여명이 ‘당구를 제대로 배워보자’는 취지로 동호회 결성을 다짐, 2001년 10월 1일 콘테이너동호회가 탄생했다. 초대 회장은 당시 당구클럽 매니저였던 이수상 씨가 맡았고, 동호회명은 당구장 상호를 그대로 따왔다.
그런데 코치 확보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웠다. 지금처럼 당구전문 강사가 흔치 않던 시절이었고, 전문선수를 영입하려면 꽤 큰 돈이 필요했다. 이때 콘테이너클럽 대표였던 이왕배 씨가 나섰다. 회원들의 열정에 반한 그가 전문선수 초빙에 사재를 털겠다고 자청한 것.
이 시기에 동호회를 거쳐 간 선수 중에는 김형곤(강원연맹)도 있다. 2005년 이태현 사범과 함께 동호회에 발을 들여 1년여간 활동했다. 당시 김형곤은 아마추어였지만 워낙 실력이 출중해 회원들의 지도를 맡기도 했다.
전문선수의 지도를 받은 콘테이너동호회는 매달 월례대회를 열어 그 실력을 점검했다. 대회 상금 또한 이왕배 대표가 후원했다. 그는 2001년 10월 22일 제1회 대회부터 2010년까지 동호회에 매달 40만원을 쾌척했다.
이렇게 전폭적인 후원과 전문선수들의 지도를 받은 콘테이너동호회는 2010년까지 전국 및 지역대회에서 30회 가까이 입상하는 등 탄탄한 내실을 다져갔다.
하지만 2010년, 동호회에 큰 위기가 봉착했다. 이왕배 대표가 개인 사정으로 클럽 운영에서 손을 뗀 것. 다른 사람에게 넘어간 당구장은 이후 영업적자에 허덕이더니, 결국 3년만에 문을 닫았다.
졸지에 홈구장을 잃은 회원들은 돌파구를 모색했다. 그때 손용진‧최형철 회원이 “우리가 당구장을 직접 차리자”고 나섰다.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사방팔방으로 장소를 물색하다 서울 구로구 오류동의 한 건물을 발견했다. 그리고 2014년 11월, 회원들 염원이 담긴 콘테이너동호회의 진정한 홈구장이 문을 열었다. 상호명도 ‘콘테이너당구클럽’ 그대로였다.
회원들은 “우리들의 진짜 아지트가 생겼다”고 기뻐하며, 당구장 고객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그 덕분인지 당구장은 금세 자리를 잡았다. 현재 동호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손용진 씨는 3년간 쌓은 내공으로 올해 2월, 서울시 강서구 화곡동 힐스테이트 건물 5층에 그들만의 클럽 제2호점을 열었다. 콘테이너당구클럽 오류점은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
손용진 회장은 “내년 8월엔 제200회 월례대회가 열린다. 제100회 월례대회 때처럼 내년 200회 대회에도 다른 동호회 2팀을 초청해 오픈대회를 열 계획”이라며 “게임도 중요하지만, 200회에 대한 자축과 외부 동호회간의 친목도모에 큰 의미를 두고 게임 후 식사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와우 우리 동호회 회장님-이수상 초대회장
‘와우 이 당구동호회’ 회장은 손용진 회장이다. 손 회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하니, 손사레를 치며 이수상 초대회장을 ‘강력추천’ 했다. 동호회 결성 산파 역할을 했기 때문에 동호회 발전상을 모두 꿰고 있고, 현재 동호회 총무를 맡고 있어 행정적인 부분도 상세히 설명할 수 있다는 것. 이수상 초대회장과 일문일답을 나눴다.
=동호회 결성 당시 홈구장으로 쓰던 당구장 상호에서 따왔다. 1994년, 당구장이 문을 열 당시 중대 20대 놓인 구장이 흔치 않았다. 커다란 규모라는 뜻을 강조하기 위해 상호명을 ‘콘테이너’로 지었다고 한다. 당시 3명의 사장님이 손잡고 만든 클럽이었는데, IMF가 터진 뒤 이왕배 사장님이 인수했고, 상호명도 그대로 사용했다. 저는 이 당구장 오픈 초기부터 우연히 발을 들이면서 동호회 회장까지 맡게 됐다.
▲동호회 결성당시 세 가지 대원칙을 세웠다고.
=첫째로 당구를 제대로 즐기면서 돈내기, 흡연‧음주 문화 등 당구에 대한 그릇된 이미지를 바꾸는데 기여할 것. 둘째는 당구를 매개체로 서로 돈독한 사이를 유지할 것. 마지막으로 서울 강서구 쪽 어려운 이웃에게 조금이나마 금전적인 지원을 할 것이었다. 마지막 원칙은 동호회 결성 후 10여년간 이어졌다. 연말에 회비 일부를 모아 소년소녀 가장 등에 전달했다.
▲초기엔, 유니폼이 시합용 정복이었다고.
=보타이를 제외하곤 선수들과 똑같은 복장을 입고 공을 쳤다. 당시만 해도 당구는 사회의 좋지않은 시선을 받을 때였다. 이런 이미지를 개선하고, 당구를 대하는 진지한 자세를 고취시키고자 시도했다. 이 유니폼 또한 이왕배 사장님이 후원해줬다. 이후엔 실용성 문제로 6번의 변화를 거쳐 현재의 남색 반팔셔츠를 입게 됐다.
▲현재 콘테이너동호회 회원 현황은.
=100여명 된다. 월례대회에 정기적으로 참가하는 회원은 20~30명 가량이다. 또한 여성 회원이 8명이나 된다. 남성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3쿠션 동호인 판에서 꽤 많은 숫자라고 본다. 여성 회원들의 수준은 국제식 대대 기준 10점부터 24점까지 다양하다. 연령대는 30대 초반이 주를 이룬다. 현재 원년 멤버는 저를 비롯, 5명 남아있다. 50대 아저씨들이지만, 아직도 짱짱한 실력을 자랑한다. 하하.
▲회원 유지 기준은.
=동호회 결성 초창기엔 입회비 10만원을 받았고, 월례대회 2회 이상 불참 시 제적시켰다. 요즘엔 그 기준이 많이 완화됐다. 월례대회에 연 2회만 참석하면 회원으로 활동할 수 있고, 회비는 월 5,000원씩 내면 된다.
▲동호회 특징과 장점을 설명한다면.
=일부 동호회는 상금을 목적으로 결성되기도 한다. 대회 기간에만 모이는 동호회 숫자도 적지않은 것으로 안다. 하지만 저희 동호회는 철저히 아마추어 정신에 입각한다. 상금이 큰 외부대회가 있더라도 회원 대부분은 월례대회를 참석 1순위로 여긴다. 또한 투명한 운영을 추구한다. 회원들이 거의 돌아가면서 회장직을 맡았다. 회비 집행 내역도 회원들에게 공개를 원칙으로 한다.
▲동호회 가입 조건은.
=저희 콘테이너 동호회는 누구에게나 문호가 개방돼 있다. 월례대회 당일 날 와도 참가비만 내면 즉시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대신 당일 날 대회에 출전해 입상했을 경우, 정회원이 아닌 관계로 상금을 바로 받지 못한다.
[MK빌리어드뉴스 이상연 기자]
"내 나이가 어때서"…젊게 입는 스타일링 TIP (0) | 2017.12.06 |
---|---|
[오늘밤 酒인공은 나야 나!]①한국 술 어디까지 알고 있니 (0) | 2017.10.13 |
[서경씨의 #썸타는_쇼핑]'축구선수 패딩', '미대생 패딩'..올 겨울엔 '벤치 코트' 입어 볼까? (0) | 2017.09.08 |
중년이어서 더 뜨겁고 원숙한 사랑 (0) | 2017.08.01 |
★★★<<< 단정하게 차려 입어라 >>> (0) | 2017.07.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