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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값 걱정하던 변호사와 '조물주 위 건물주'의 한미 정상회담 주목>>>

노짱, 문프

by 21세기 나의조국 2017. 6. 2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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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공법' 문재인 대통령vs'변칙' 美 트럼프, 악수는 어떻게?

[the300]전세값 걱정하던 변호사와 '조물주 위 건물주'의 한미 정상회담 주목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입력 : 2017.06.24 04:37

      
'달라도 너무 다르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달말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정치권과 외교가에선 회담을 앞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우려가 사드 논란, 북한에 억류됐던 웜비어씨 사망 등 '악재' 탓만은 아니다. 인생도, 정치 스타일도 너무 다른 길을 걸어온 두 정상이 과연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1953년생으로 1946년생인 트럼프 대통령보다 7살 젊다. 대략 비슷한 시대를 관통해 왔지만 살아온 길은 사뭇 다르다. 몇몇 키워드를 놓고 두 사람이 보여준 인생 스토리는 꽤 상반된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집값 걱정 인권변호사 vs 조물주 위에 건물주

= 문 대통령이 생애 대부분을 전세 세입자로 살았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 억만장자인 건물주로 살았다. 문 대통령은 가난한 유년 시절을 보낸 인권변호사다. 변호사 시절도 전세로 살았다. 부와 명예의 첩경으로 여겨진 사법시험에 합격, 법조인이 됐지만 '부'와 거리가 멀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 뒤 청와대 참모로 상경한 이후 일화도 흥미롭다. 지방서 올라간 사람들이야말로 집 문제가 가장 큰 숙제인데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런 기억 때문인지 자신이 대통령이 되고 충남 출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을 임명한 뒤 참모들에게 박 대변인 머물 집을 알아보라고 곧장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름이 곧 세계적 부동산 브랜드일 정도로 부동산과 인연이 깊다. 1970년대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의 부동산 사업을 물려받으면서 기업인으로 성장했다. 1978년 아버지에게 빌린 100만달러를 종잣돈으로 뉴욕 맨해튼 중심가에 고층빌딩을 짓기 시작했다. 쇠락한 코모도 호텔을 사서 그랜드하얏트 호텔로 재건축하는 등 수완을 발휘했다.

1983년에는 뉴욕 맨해튼에 58층짜리 빌딩을 지었는데 이것이 ‘트럼프 타워’다. 한국과도 사업 인연이 있다. 1997년 9월 대우건설과 제휴, '트럼프월드'를 지어 분양했다. 여의도의 트럼프월드는 지금도 유명인, 정치인들이 거주하는 고급 아파트다. 두 정상의 정치 스타일도 '집'에 얽힌 상반된 이력처럼 차이를 보인다.

정공법의 승부사 vs 변칙 파이터

= 문 대통령은 원칙을 중시한다. 인생 철학을 딱 한 마디로 물으면 "어려울 땐 무조건 원칙적으로…"라고 답하는 사람이다. 일부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 인사가 늦어진 이유도 문 대통령이 '차선'과 타협하기보다는 가급적 최선을 찾으려 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반면 이 때문에 "정치력이 없다"거나 협상·타협과는 어울리지 않는단 평가도 듣는다.

사업가로 평생 잔뼈가 굵은 트럼프는 허를 찌르는 협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상대가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나 예상 못한 상황을 제시한다. 상대방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유리한 운동장'을 만든 뒤 원하는 것을 이룬다. 협상 기술을 다룬 책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다. 정공법과 변칙승부가 만나면 누가 유리할지 예측불허다. 변칙이 무조건 유리한 것만도 아니다.

피란민 아들vs 이민자의 손자

= 두 정상은 이밖에 소속당, 정치성향, 종교 등이 다르다. 그래도 공통점은 있다. 문 대통령 부모는 함경남도에 살다 6·25 전쟁 1·4후퇴 때 월남했다. 미 군함 메러디스 빅토리호를 탔다. 사방에 친지 하나 없는 경남 거제에 터를 잡은 뒤 문 대통령이 태어났다. 트럼프 집안은 할아버지인 프리드리히가 1885년 미국에 이민 오면서 '트럼프 패밀리'를 이뤘다. 그의 할아버지는 독일 서남부 카를슈타트 출신이다.

트럼프의 악수외교, 文대통령에게 통할까

= 악수, 밀쳐내기, 껴안기 등 트럼프식 예측불허의 스킨십 또한 정상회담의 관전 포인트다. 특히 손가락마디가 하얗게 될 정도로 세게 잡는 악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 격이다. 이 악수 기선제압에 당하지 않으려는 각국 정상들의 노력이 크게 부각될 정도다.

상징적인 장면 하나로 정상회담의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있다. 여기에 자칫 수세적이거나 굴욕적인 모습이 찍히는 건 한·미 어느쪽도 바라는 바가 아니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특전사 출신인 만큼 호락호락 기선제압을 당하지는 않을 것"이란 우스개도 나온다.

정상회담은 국익을 걸고 싸우는 치열한 전쟁이다. 다루는 주제의 폭과 깊이에 비해 만나는 시간은 매우 짧다. 정상회담, 환영행사, 공동 기자회견 등을 합쳐봐야 몇 시간이다. 때문에 치밀한 사전준비뿐 아니라 두 정상의 인간미와 성향의 화학적 조합, 이른바 ‘케미(케미스트리, Chemistry)도 회담 양상과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너무 서먹서먹해서 친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아룬 자이틀레이 인도 재무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청와대) 2017.6.15/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아룬 자이틀레이 인도 재무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청와대) 2017.6.15/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일 총리가 22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공식만찬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169;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일 총리가 22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공식만찬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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