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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7. 4. 2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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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베이스볼] KIA 4선발 만든, 김기태의 과감한 선택

입력 2017.04.20. 05:30 


                      


KIA 임기영(오른쪽)은 FA 보상선수의 새로운 트렌드를 지탱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즉시전력감이 아닌 미래를 위한 선택이 빛을 보게 된 사례가 바로 임기영이다. 그리고 이러한 패러다임을 이끈 이는 다름 아닌 KIA 김기태 감독(왼쪽)이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과거 FA(프리에이전트) 보상선수는 ‘즉시전력’이 선호됐다. 주축들이 유출된 공백을 최소화시켜야 하고, 상대 전력을 약화시키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KIA와 김기태 감독은 이러한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꿔 놨다.

최근 FA 보상선수 지명의 트렌드는 ‘미래’다. 이를 입증하는 가장 핵심적인 포인트는 ‘군입대 예정선수’의 지명이다. 상무나 경찰 야구단 입대를 앞둔 선수들은 보호선수 명단 작성 시 자동으로 보호되지 않는다. 2년간 쓸 수 없는 선수들이지만, 상대팀에 보내지 않으려면 보호선수 명단에 넣어야만 한다.


그러나 보호선수 20인 풀은 크지 않다. 주축 선수들과 1군 멤버 몇몇을 넣다 보면, 금세 꽉 찬다. 애지중지 하는 유망주를 모두 보호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빠져 나오는 선수가 나온다. 언제부턴가 이를 파고드는 팀이 많아졌다.



● 군입대 예정선수 지명, 시작은 김기태였다!


FA 보상선수로 군입대 예정선수를 가장 먼저 지명한 건 LG다. 2011년 말 이택근이 넥센으로 FA 이적하면서 받은 왼손투수 윤지웅이 최초다. 윤지웅은 2011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입단한 최고 유망주였다. 동의대를 졸업하고 입단한 대졸선수였기에 넥센은 데뷔 첫 시즌이 끝나자마자 바로 경찰 야구단에 지원시켜 합격한 상황이었다.


당시 LG는 새로 김기태 감독이 부임한 직후였다. 내부 FA 중 조인성·송신영(현 한화)에 이택근까지 모두 이적하면서 취임선물도 없이 부담만 안긴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보상선수 지명 논의 과정에서 구단 측에 자신이 먼저 ‘미래’를 언급했다.


당시로선 매우 파격적이고 창의적인 선택이었다. 넥센 측은 “허를 찔렸다”며 혀를 내둘렀다. LG는 전체 2순위 고졸 임찬규에 윤지웅을 더해 그해 신인드래프트 2·3순위를 모두 획득한 효과를 봤다. 윤지웅은 전역 후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LG에 없어서는 안 될 투수가 됐다. 또 당시 조인성의 보상선수로 SK에서 지명한 임정우도 결국 팀의 마무리투수로 성장했다. LG에 남은 김기태 감독의 ‘유산’들이다.


LG 윤지웅-임정우(오른쪽). 스포츠동아DB


● 젊은 포수 필요했던 KIA, 선택은 한승택

2번째 케이스는 KIA였다. 김기태 감독 시절은 아니었지만, KIA도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2013년 말 이용규가 한화와 FA 계약을 맺으면서 팀을 떠났고, 반대급부로 경찰 야구단 입대 예정이던 고졸 2년차 포수 한승택을 지명했다.


KIA 고위관계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우리로선 포수 자원 쪽에서 미래를 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즉시전력도 중요하지만, 선수 개개인의 발전가능성을 봤을 때 더 나은 선택(한승택)을 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당시 선수단이 완전한 역삼각형 구조였다. 우리에겐 중간층이나 아래쪽 선수들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KIA는 201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4순위로 단국대를 졸업한 포수 이홍구(현 SK)를 지명했지만, 병역 의무가 남았기 때문에 포수 중 이홍구 다음 순번이었던 덕수고 출신 한승택(3라운드 전체 23순위)에 주목했다. 당시 한화 김응용 감독이 첫 해부터 1군에서 기용할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KIA는 그해 신인 포수 중 1,2위 선수를 데려간 셈이었다.



KIA 한승택. 스포츠동아DB

● 김기태와 만난 KIA, 의견일치 임기영

당시 KIA는 선동열 감독을 어렵지 않게 설득할 수 있었다. 한화 역시 KIA처럼 선수층이 두텁지 않았다. 이듬해인 2014년 말, 사령탑이 바뀐 뒤에도 KIA는 미래를 선택했다. 현재 KIA의 ‘4선발’로 자리매김한 임기영이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201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8순위로 입단한 사이드암 임기영은 당시 상무에 합격한 상태였다. KIA는 FA 송은범의 보상선수로 또 한 번 한화에서 선택지를 받았다. 이번엔 신임 김기태 감독도 적극적으로 임기영을 추천해 구단과 현장이 쉽게 의견일치를 이뤘다.


구단 고위관계자는 “김 감독님은 선수들의 군입대에 대해 적극적이시다. 부임 이후에 신인선수들을 빠르게 군대 보낸 이유기도 하다. 보통 감독들은 선수를 입대시키려 하면 반대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김 감독님은 빨리 군대에 다녀와서 하는 게 낫다면서 구단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당장 욕을 먹을지라도 팀의 미래를 내다보는 지도자다. 자신이 떠나도 ‘선수는 팀에 남는다’는 지론 아래 눈앞의 이익보다는 구단과 선수의 미래를 고려한다. 이젠 군입대 예정선수의 지명이 흔해졌다. 김기태 감독과 KIA의 창조적인 선택이 옳았다.


18일 오후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2017 프로야구’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 경기가 열려 KIA가 선발 임기영의 완봉과 이명기의 인사이드 더 파크홈런에 힘입어 kt에 5대 0으로 완승을 거뒀다. 경기종료 후 KIA 선발 임기영이 김선빈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수원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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