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7.03.22 15:09
영국에 이어 만약 프랑스가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다면 리먼 브라더스 파산보다 세계 경제에 훨씬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유럽 전문매체 유랙티브는 현재로선 프랑스의 EU 탈퇴(프렉시트)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작지만 배제할 수만은 없다면서 EU 탈퇴는 물론 유로화 사용국(유로존)에서만 이탈할 가능성이 커질 경우에도 프랑스와 세계 경제가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게 대다수 경제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보도했다.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영국에 이어 만약 프랑스가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다면 리먼 브라더스 파산보다 세계 경제에 훨씬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유럽 전문매체 유랙티브는 현재로선 프랑스의 EU 탈퇴(프렉시트)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작지만 배제할 수만은 없다면서 EU 탈퇴는 물론 유로화 사용국(유로존)에서만 이탈할 가능성이 커질 경우에도 프랑스와 세계 경제가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게 대다수 경제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보도했다.
유랙티브에 따르면, 브뤼셀에 있는 EU 전문 싱크탱크 브뤼겔의 그레고리 클레이어스 연구원은 최근 '프렉시트에 관한 5가지 미신 규명'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프렉시트는 금융 흐름을 얼어붙게 만들고 세계 금융시스템에 심근경색을 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클레이어스는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미국발 세계금융위기는 실물 경제에도 막대한 타격을 줬으나 프렉시트가 일어날 경우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작은 충격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스 사례에서 보듯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 붕괴를 막기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금리 측면에서만 따져봐도 유로존 국가는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려 이자 부담이 훨씬 작은 반면 유로존을 떠나면 금리가 치솟게 된다.
국가 부채가 2조2천억 유로로 국내총생산(GDP)의 100%인 프랑스의 경우 이는 심각한 타격이 되고, 만약 채무상환불능(디폴트) 상태에 빠지면 금융시장에서 차입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유로존만이 아닌 EU 자체를 떠날 가능성이 생기고 사전에 이를 체계적으로 준비하지 못한 상태라면 금리 상승이 자본이탈과 맞물려 먼저 일부 은행들이 파산하고 결국 국가부도 사태에 빠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한 연쇄 충격이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로존을 탈퇴하고 프랑을 재도입하면 프랑스 수출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지만 수입물가상승으로 인한 손실이 그 이득보다 훨씬 클 것으로 많은 경제전문가가 보고 있다.
또 좌파 싱크탱크 테라노바는 "유로 탈퇴 결정은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이 겨냥하는 노동계층의 이해에 무엇보다 부합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극히 해로운 일이 될 것"이라며 유로존 탈퇴로 지게 될 부담액이 가구당 연간 1천500~1천800유로일 것으로 추계했다.
테라노바는 이런 충격에서 지식과 돈이 있는 계층은 별 영향을 받지 않는 반면 오히려 저소득 가구과 정년퇴직자를 비롯한 중산층 이하 가구는 충격 흡수 여력이 작아 가장 피해를 볼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프랑스 대선주자들 가운데 좌우 및 중도정당의 유력후보들은 EU 탈퇴를 내세우지 않지만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 국민전선을 비롯한 극단주의 정당들은 프렉시트를 주장하고 있다.
물론 르펜이 1차투표를 통과해도 결선투표에선 패배해 집권할 가능성이 낮은 데다 설령 대선에서 승리해도 의회 60% 이상 찬성 또는 국민투표로 개헌해야 프렉시트가 가능한데 현재로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르펜이 대선에서 성공하거나 프렉시트의 가능성이 지금보다 높아지는 일만 벌어지더라도 프랑스가 디폴트 위기를 맞고 세계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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