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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유명 경제학자 마광위안(馬光遠)이 최근 온라인 사이트에
중국의 경제성장, 경제개혁, 부동산 가격, 증시, 제조업 등 9개 분야의 실태를
신랄하게 파헤쳤다.
다음은 9가지 관점에 대한 내용이다.
1. 경제 성장에 대하여
중국경제의 눈부신 성장은 줄곧‘기적’과도 같다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사실 과거 40년간 중국이 보여왔던 경제 발전 스토리는
빠르게 성장하는 동아시아의 여느 나라들과 큰 차이가 없다.
모두 투자와 수출 주도형 경제 성장방식을 보인다.
GDP 성장치를 기준으로 했을 때,
한국, 일본, 대만은 30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안에
중진국 함정에서 빠져나와 선진국으로 발돋움했다
중국의 1인당 GDP의 경우,
약 40년간 한국과 일본에 비해 훨씬 못 미치는 수치를 달성했다.
게다가 중국이 중진국 함정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중국경제는 현재
그 당시의 한국,일본 등의 나라가 직면한 문제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2. 경제 개혁에 대하여
매번 개혁이 위기를 맞이할 때마다
경제학자들은 상층부에서의 개혁을 강력하게 주장한다.
사실 중국의 개혁 역사를 아는 사람이라면, 중국의 개혁은 위에서부터 나온 것이 아니라
한 단계 한 단계씩 차근차근 이루어진 것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1978년 중국의 농촌개혁은 농민들이 사형의 두려움까지도 무릅쓰고 이루어낸 결과이며,
향전기업(마을 공동체 사업)은 중국 농민들이 창조해 낸 기적이다.
중국의 성공적인 개혁들을 보면 우선 실천으로 정확성을 입증한 후,
간부들이 이에 대해 동의하는 식이었다. 덩샤오핑(鄧小平)도 그랬다.
개혁방안을 설계할 능력이 없으니 역사의 흐름에 따를 뿐이었고,
민간에서의 개척자 정신을 따랐다.
3. 민간 경제에 대하여
올해 민간 투자가 ‘수직 낙하식(断崖式)’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중국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이다.
과거 40년간 중국 경제 성장은 60%가 민간 경제의 공헌이 컸다.
중국 경제의 성공은 민간 경제의‘양적 증가’에 의한 생산력 덕분이지,
항상 일정량을 유지하기만 하는 국유기업 덕분이 아니다.
중국에서는 약 70%의 자원이 국가 소유이지만,
이로 인해 창출되는 GDP는 전체의 30%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반면, 민영 기업은 30%가 채 못 되는 자원을 점유하고 있지만,
전체에서 70%가 넘는 GDP를 창출해내고 있다.
전 세계 500대 기업이나 중국 500대 기업이 무슨 소용인가.
매출액이 상위권에 드는 기업은 대부분 국유기업이다.
하지만 그들이 점유하고 있는 자원에 비해
중국 경제 성장에 대한 기여도는 터무니없이 작은 수준이다.
4. 중국식 모델에 대하여
어떤 이들은 중국경제의 발전을 ‘중국식 모델’이라는 말로 간단히 이야기 한다.
과거에 많은 국가가‘워싱턴 콘센서스’ 방식을 통해
구조 전환에 성공했던 것과 구분 짓기 위해서 생겨난 개념이다.
또 중국의 정치 체제 개혁이 추진되지 않았고 또 시장경제가 완비되지 않았던 시기에도
경제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었다는 점에서‘중국식 모델’이 다른 경제 발전 모델과
차별화되는 점이라고 말한다. 사실‘중국식 모델’이라는 것은 존재하지도 않는다.
중국 경제가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이 시장화의 개혁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것은 시장화와 개혁 정책 덕분에 가능했던 것이지,
결코 중국의 특수성 때문이 아니다.
5. 부동산 가격에 대하여
중국의 높은 부동산 가격은 개발상들이 가격을 조작한 것이 아니다.
중국 부동산 시장화 개혁은 절반만 완성되었다는 특징을 띠고 있으며,
토지 1급 시장은 심각한 독점 상태 및 통제 하에 있다.
그래서 중국 토지 시장에는 인위적인 부족현상이 발생했다.
중국은 부동산 용지가 부족한 것이 아니다.
주택 용지가 부족하다고 하는 건 결국에는 인위적으로 조작된 결과다.
이렇게 대대적인‘토지 부족’마케팅을 펼치고,
또 화폐의 유동성까지 확대되면서 중국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게 됐다.
지난 10년간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부자들은 모두 부동산 재벌이었다.
부동산은 중국에서 가장 특이한 업계로, 사람들은 부동산 시장을 두고 욕하면서도,
또 자신도 그 부동산이라는 게임에 참가하는가 하면,
부동산을 빼앗기 위해 3대가 한마음으로 기꺼이 이혼까지 한다.
중국의 지방정부의 부동산에 대한 ‘사랑’은 가히 심각한 수준이다.
이러한 사랑이 식지 않는 한, 당신은 지방정부와 부동산 간의 연결고리가
혹시 끊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하지도 말라.
6. 중국의 인구가 너무 많다고?
인구가 많으면 자원이 부족해진다는 말은 순전히 중국 경제의 거짓말이다.
자원이 부족한 것은 결코 인구가 많아서가 아니라, 생산력이 뒤처지기 때문이다.
현대 과학과 경제의 역사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지난 30년간 중국 경제는 저가의 노동력을 원동력으로 하여 발전했지만,
오늘날 제조업에서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했다.
이는 바로 저가의 노동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인구 정책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난점은 인구가 너무 많다거나
출산율이 높다던 지의 문제가 아니다.
바로 1인당 소득수준이 여전히 중하 수준에 머물러 있고
도시화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생률이 낮아지는 바람에 인구 보너스가 생각보다 너무 빨리 끝나버려 고령화 등의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현재 출산율은 1.4명이다. 인구 규모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출산율인
대체출산율(2.1명)에 한참 못 미친다.
중국의 출산율은 여러 개발도상국에 비해 훨씬 낮을 뿐만 아니라
영국, 프랑스 등 전통적으로 출산율이 낮은 유럽 선진국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낮은 출산율은 곧 중국의 노동 가능 인구 전환점이
너무 일찍 찾아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료에 의하면 2010년에서 2020년까지 중국의 노동 가능 누적 인구는
3000만 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사람들의 육아 습관이 변화하면서,
많은 80년대, 90년대생이 아이를 낳지 않으려 한다.
이는 앞으로 중국 인구가 ‘수직 낙하식(断崖式)’하락세를 보이리라는 것을 암시한다.
7. 중국은 일본의 전철을 밟게 될까?
중국 경제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 할 때 많은 경제학자들이
일본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중국이 일본이 갔던 길을 걸을 수 있다면
그 정도로도 감지덕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경제의 버블이 꺼진 후 ‘잃어버린 20년’시기를 겪고 경제의 침체기에 빠졌다.
하지만 일본의 1인당 GDP는 2012년에 4만달러가 넘었고,
2015년에는 3만 2천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의 3배다.
일본 산업의 국제 경쟁력은 중국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며
경제의 창의성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일본의 중학교 교육은 중국보다 최소 50년은 더 앞서가고 있고,
1인당 해외 보유 자산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비록 일본은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해외 투자 전략 덕분에
전 세계에서 창출되는 순 자산 수익을 얻고 있다.
중국은 일본경제와 일본의 경쟁력에 대해 아직 이해가 부족하다.
8. 중국의 제조업이 정말로 세계 1위인가?
2009년 중국은 미국을 넘어서 제1의 제조업 대국이 되었다.
지금껏 대국이 흥하고 변화하는 역사를 보면,
한 나라가 세계 최고의 제조업 대국이 된다는 것은
그 나라가 세계 최고 경제대국이 되기 위한 필수 조건과도 같다.
하지만 중국이 가진‘제1의 제조업 대국’이라는 타이틀은
제조업의 세계적 이동 및 미국 등의
제조업 강국이 생산력을 아웃소싱한 결과일 뿐이다.
중국이 자신이 제1의 제조업 대국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것은
GDP(국내총생산)를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다.
만약에 GNP(국민총생산)을 기준으로 한다면,
중국 제조업의 규모는 미국에 한참 못 미친다.
매우 간단한 논리다.
아이폰이 중국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GDP를 기준으로
중국이 제조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GNP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대부분의 산업 가치가 미국으로 돌아간다.
산업경쟁력, 혁신 능력, 심지어 규모에서도
중국은 이제 자신 있게 정말로 세계 1위라고 말하기가 힘들다.
9. 중국 주식시장은 왜 경제를 측정하는 기준이 되지 못하나?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가 최근 주식시장을 빈곤 구제에 활용하겠다며,
빈곤지역 기업들이 상장 시
복잡한 절차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방안을 내놓았다고 한다.
물론 줄곧 중국의 주식시장은 문학과 예술의 범주이지
경제학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이 소식을 듣고 중국의 주식시장의 난해함을 다시금 느꼈다.
많은 이들이 중국이 가장 실패한 부분이 바로 주식시장이라고 하는데,
필자는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중국 주식시장은 애초에 국유기업의 개혁을 위해,
국유기업의 융자를 돕기 위해 생겨났다.
그래서 국유기업은 주식시장에서 어마어마한 돈을 뜯어간다.
그런데도 당신은 중국 주식시장이 실패한 것이라고 여기는가?
기업들이 주식시장에서 적은 자본으로 많은 돈을 뜯어 내가는데도
주식 투자자들은 이에 대해 어떤 불만 섞인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
기업 입장에서 얼마나 성공적인가.
투자자들을 ‘올해의 감동적인 인물’로 선정해야 할 판이다.
매번 주식 폭락이 일어날 때마다 투자자들은 책임이 본인에게 있다고 여긴다.
자신이 너무 욕심을 부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도박을 했으니 이런 결과 앞에서도 승복해야 한다고 여긴다.
그리하여 중국 주식시장은 또 ‘빈곤 구제’라는 새로운 부담을 짊어지게 됐다.
마광위엔(馬光遠·중국 경제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