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념·가치 공격받고 있으며 정체성 실종됐다"
"소수자들에 대한 정부 지원 지나쳐"<퀴니피액대 여론조사>
연합뉴스입력2016.04.06. 11:03
"미국의 신념ㆍ가치 공격받고 있으며 정체성 실종됐다"
"소수자들에 대한 정부 지원 지나쳐"<퀴니피액대 여론조사>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부동산 거부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다수 미국인의 지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의 잇따른 말실수, 외교적 무지, 돈키호테 같은 돌출행동, 소수자와 언론을 향한 무절제한 공격 등에도 불구하고 그의 인기는 꺼지지 않고 있다.
같은 당 지도부조차 당황하고 혐오할 정도다. 하지만 그는 이제 무시할 수 없는 유력한 미국의 차기 대선 주자중 하나다.
이런 '트럼프 현상'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5일(현지시각) 발표된 미국 퀴니피액대 조사에 따르면 다수의 미국인은 미국의 정체성이 실종되고 있으며, 그들의 가치가 공격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제적으로 궁핍하고 정치 지도자들은 일반인의 생각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트럼프 지지자들은 민주당이나 다른 공화당 지지자들보다 이런 현실 불만감이 매우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정체성이 실종됐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7%가 동의한다고 대답했는데 트럼프 지지자들은 85%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이는 트럼프 지지자를 포함한 전체 공화당 지지자들의 79%를 상회하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뒤처져 있다'고 답한 응답자 역시 전체적으로는 57%였는데, 트럼프 지지자들은 78%가 "매우 동의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의 경제적 박탈감이 매우 강하다는 얘기다.
또 '미국의 신념과 가치가 공격받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전체 응답자의 62%가 '그렇다'고 동의했지만, 트럼프 지지자들의 동의율은 91%에 달했다.
'정부의 소수자 지원정책이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45%가 '그렇다'고 답했지만, 트럼프 지지자들은 80%가 동의했다. 이 질문에 대해 민주당 지지자들은 단지 18% 만이 '그렇다'고 응답했고, 트럼프 지지자를 포함한 공화당 지지자들은 72%가 '그렇다'고 답해 민주 공화 양당 지지자들의 가장 뚜렷한 견해차가 드러났다.
'미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뭔가를 말하고 행동할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전체 응답자의 53%가 동의했지만, 트럼프 지지자들은 84%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이 문제에 대해서도 공화당 지지자들은 68%가 찬성했지만, 민주당 지지자들은 39% 동의한다고 대답해 대조를 이뤘다.
이밖에 선출직 공직자들이 일상적인 미국인들의 생각에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민주당 지지자들은 68%가 '그렇다'고 답했고, 공화당 지지자들은 84%가 그렇게 응답했지만, 트럼프 지지자들은 90%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미국의 변화를 위해 '이전과 같은 방식은 더는 통하지 않으며 급진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전체 공화당 지지자들의 71%가 '그렇다'고 답했고, 민주당 지지자의 58%가 긍정적 대답을 했는데 트럼프 지지자들의 동의율은 83%로 가장 높았다.
퀴니피액대 여론조사기관의 더글러스 슈워츠 소장은 "많은 미국인, 특히 공화당 지지자들은 자신들의 처지와 미국의 상황에 대해 매우 불만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며 "특히 트럼프 지지자들은 여기에 매우 뚜렷한 성향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지지자들은 다른 유권자들이 생각하는 지도자와는 전혀 다른 지도자를 원하고 있으며, 이는 왜 많은 사람이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미스터리를 설명해 준다"고 덧붙였다.
kn020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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