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코노미입력2016.02.01. 09:28
연초부터 중국 증시가 폭락 중이다. 이유는 위안화 환율 급락이다. 홍콩의 역외 위안화 금리도 폭등했다. 그러자 전 세계 언론이 중국발 금융위기설을 제기했다. 중국은 지난해 8월 11일 환율제도를 바꾸면서 환율을 절하했고 IMF-SDR 편입 결정을 계기로 13개 통화를 편입하는 새로운 환율지수를 발표하면서 달러페그(자국 통화가치를 고정된 달러에 묶어 두고 정해진 환율로 교환을 약속한 환율제도)를 풀었다. 그러자 연초 6.2위안이었던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최근 6.5위안 수준까지 급락했다.
서방 세계는 중국의 환율 절하를 두고 중국이 무모한 위안화 절하 도박을 했고 시장 역습에 통제 불능 위기를 맞았다고 평가한다.
중국은 왜 환율을 절하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중국은 수출 경기를 부양하려고 환율에 손을 댄 게 아니다. 중국은 2015년에 수출이 감소했는데도 2015년 무역수지 흑자가 5387억달러나 늘었다. 만약 환율을 대폭 절하해 수출을 플러스로 만들면 무역흑자는 7000억~8000억달러를 가볍게 넘어간다. 이렇게 해서 외환보유고의 5분의 1가량이 늘어나면 도리어 환율 절상 압력이 20% 이상 생긴다. 그리고 전 세계 신흥국이 대부분 10~50% 이상 환율 절하를 했는데 중국이 고작 6% 정도 절하했다고 수출 부양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2015년에 중국 외환보유고가 5387억달러나 줄었다고 서방은 금융위기가 코앞이라며 난리지만, 오히려 중국은 외환보유고를 줄이고 싶어 한다. 중국의 2007년 금융위기 전 외환보유고가 1조5000억달러다. 지금 외환보유고 3조3000억달러는 2007년의 2배가 넘는다. 금융위기 중 외환보유고의 2배가 넘는 현 수준은 과도하다.
지금 중국 증시와 환시장에서 주가와 환율 변동의 주범은 따로 있다. 바로 지난해 1분기에 대거 들어온 단기자금이다. 2015년 1분기에 위안화 환율이 절상되면서 5500억달러 가까운 돈이 들어왔다. 환차익과 이자율 차를 노리고 단기자금이 대거 들어온 것이다. 중국의 외환보유고 중 단기채 비중은 2014년 16%에서 2015년 1분기 35%로 급증했다. 그런데 중국 정부가 환율을 6%까지 절하시키자 이 자금의 평가손이 왕창 늘어났다.
2016년 들어서도 중국이 미국 금리 인상에 맞불작전으로 환율 절하를 용인할 움직임을 보이자 추가적인 환차손에 겁이 난 핫머니가 손절매를 친 게 이번 소동의 핵심이다. 환율 절하와 금리 차 축소로 인해 중국의 단기외채 비중은 꾸준히 하락했고 2016년 들어서는 18% 선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주가와 환율이 단기자금 유출에 크게 영향받은 것이다. 핫머니 중 남은 자금은 대략 1400억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정도로 일단 추가적인 환율의 급변동은 일단락될 가능성이 높다.
홍콩 역외시장에서 역외 위안화에 대한 은행 간 금리인 하이보(HIBOR)가 치솟는 것도 눈길을 끈다. 최근 이 수치는 13.4%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3년 6월 이후 최고치다. 이유는 외환시장에 ‘국가대표 선수’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주요 국유은행을 동원해 달러를 팔고 위안화를 대거 사들인 다음 풀지 않은 결과다.
그렇게 되면 달러를 팔고 싶어도 위안화가 없어 사줄 수 없다. 그럼 위안화 값은 자동으로 올라간다. 이 경우 본토와 역외시장을 통한 위안화 공매도가 불가능해진다. 추락하던 위안화 환율이 바로 반등한 이유다. 서방 세계가 보는 것처럼 중국이 통제력을 잃은 것이 아니라, 사실 중국은 정부의 통제력이 너무 강해서 탈이라고 봐야 한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43호 (2016.01.27~02.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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