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서울 소재 중소기업 지원이 목적이었던
서울산업진흥원(SBA)이 벤처 창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무상으로 창업 지원금을 지급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지분투자하는 형태로 지원
내용이 발전하고 있다.
SBA는 2013년부터 벤처캐피털(VC)과 공동주관하는 투자연계 창업지원 프로그램인 서울티스타즈(Seoul
T-Stars)를 운영, 그동안 20개 스타트업에 대해 총 16억원을 투자했다. 이어 스톤브릿지 콘텐츠투자조합 등 9개 펀드에 총 1684억원을
출자했다.
이지훈 SBA 기업성장본부 투자지원팀 책임은 "창업지원 기관도 예산 자립성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분 투자를
통해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선순환 모델을 구상하게 됐다"며 설명했다.
공공기관이 펀드 출자 및 지분 투자할 수 있는 근거는
중소기업창업지원법과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서울특별시중소기업육성기금의설치및운용조례와 서울산업진흥원 정관에 서울 소재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 사업을 할 수 있는 것을 근거로 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기존 VC나 액셀러레이터(스타트업 육성 기관)에서 하던 지분 투자를
하면서 부담도 따른다. 이 책임은 "책임감이 뒤따르고 수익률 부담도 느끼게 된다"며 "그런 만큼 투자 대상 스타트업을 선정할 때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은 없는지, 기존과 차별성이 무엇인지 등 심사숙고하게 된다"고 말했다.
SBA는 내년 지분투자 예산을 20억원으로 늘리고 투자
스타트업에 대해 전방위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이 책임은 "그동안 분산 지원했던 R&D 지원금·마케팅·유통 채널·입주
보육시설 지원 등을 투자 스타트업에 원스톱으로 지원할 계획"이라며 "기존 액셀러레이터에서 예산 부족으로 한계가 있던 부분을 SBA가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티스타즈는 지분 투자뿐 아니라 매칭 투자·연구개발(R&D)비 지원 연계 등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전방위 지원을 목표로 한다. 예컨대 헬스케어 스타트업 '직토'의 경우 SBA와 IBK캐피탈로부터 12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SBA가
직토를 투자 대상 기업으로 선정한 이후 매칭 투자를 추진한 결과다.
투자 규모는 시드(종잣돈) 수준이지만 R&D자금은 한
곳당 최대 4억원까지 지원한다.
투자 대상 스타트업은 지원 공고를 통해 모집을 받기도 하고 VC와 함께 발굴하기도 한다.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거나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서울 소재 스타트업이라면 모두 투자 대상이다. 서울티스타즈 포트폴리오사 20곳 중
ICT(정보통신기술) 서비스 분야가 50%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ICT 제조와 유통 분야다.
SBA는 직접 투자 사업과 함께 펀드 출자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출자한 9개 펀드는 △스톤브릿지
콘텐츠투자조합(스톤브릿지캐피탈) △보스톤 글로벌영상투자조합(우리인베스트먼트) △SLi9호 초기기업투자조합(SL인베스트먼트) △아이퍼시픽2009
조합(코오롱인베스트먼트) △알바트로스 패스파인더 투자조합(알바트로스 인베스트먼트) △서울투자 초기&녹색조합(서울투자파트너스)
△KU-DSC 그린투자조합(DSC인베스트먼트) △메디치 성장사다리조합 (서울시 수탁·메디치인베스트먼트) △글로벌ICT융합펀드(DSC인베스트먼트)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