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선점 나선 글로벌 커피 체인들, 베트남은 세계 2위 생산국
한경비즈니스입력2015.11.16. 09:55
11세기 아랍에서 퍼지기 시작한 커피는 유럽을 거쳐 브라질 등지로 퍼져 나가며 전 세계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소비되는 음료로 자리 잡았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연간 4000억 잔 이상이 소비되고 있고 연간 커피 소비량은 1인당 평균 250잔에 달한다.
커피는 미국·독일·프랑스 등 소득이 높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소비가 일어나다가 일본·한국 등 아시아 국가의 소득 증가와 함께 아시아 지역의 소비가 늘어나며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 세계 커피 시장 규모는 약 2조3000억 달러에 달하며 원유 다음으로 교역 규모가 큰 제품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중국 잠재 커피 소비자 2억 명
전 세계적으로 커피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은 브라질이다. 2014~2015년을 기준으로 브라질은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약 32%를 차지하고 있고 베트남이 19.4%의 비율로 2위, 콜롬비아가 8.8%의 비율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생산량 측면에서 보면 베트남이 세계 2위지만 중요도 측면에서 보면 100% 아라비카 커피를 생산하고 있는 콜롬비아가 더 중요한 커피 산지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전 세계 커피 생산량 중 아라비카의 비율이 70%에 달하고 아라비카가 고급 커피의 원료로 사용되는데 비해 로부스타는 저렴한 인스턴트커피의 원료로 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커피는 90% 이상이 로부스타 품종이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중남미 시장이 커피 생산 측면에서 주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일반적으로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커피 소비가 증가한다. 라이프스타일·이미지·문화 등 소비자가 커피에 부여하는 가치는 단순한 효용 가치를 넘어 감성적·실용적 체험에서 얻는 효용에 기반하고 있고 커피 및 커피 전문점은 이를 충족시켜 주는 수단과 공간으로 인식된다.
커피 소비가 가지는 감성적 가치에 따라 커피는 일반적으로 선진국에서 많이 소비된다. 2014년 기준으로 커피 소비가 가장 많은 곳은 미국으로, 전 세계 커피 소비량의 약 31%를 차지한다. 미국 다음으로 소비가 많은 곳은 독일·일본·프랑스·이탈리아 등 선진국들이며 전 세계 커피 소비량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은 일반적으로 차 문화가 발달돼 있는 곳이 많아 커피 산업이 더디게 성장해 왔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의 커피 소비량은 많지 않았지만 최근 아시아 지역이 생산·소비 모두에서 주요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먼저 생산 측면에서 보면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의 로부스타 커피 생산량 증가가 눈에 띈다.
선진국들의 커피 소비량이 일정 수준에 도달함에 따라 커피 산업의 성장성이 둔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아시아 지역 로부스타 생산량 증가에 힘입어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소득 증가와 함께 아시아 국가들의 커피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데, 아시아 지역에서는 아직 로부스타 소비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한편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에서 로부스타 생산량 증가와 함께 자국 소비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아시아 커피 시장의 성장 요인 중 하나다. 베트남·인도네시아는 각각 전 세계 로부스타 생산량의 60%, 15%를 차지하고 있고 커피 생산량 증가와 함께 1990~2012년 자국 내 커피 소비량은 각각 14배, 3배 정도 증가했다.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도 차 문화가 가장 발달한 곳은 중국이다. 다양한 종류의 차를 판매하고 있고 식사 때도 물 대신 차를 마실 정도로 차는 중국인의 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내 커피 시장은 아직 크게 발전하지 못했지만 최근 상하이와 베이징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커피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국제커피기구(ICO)에 따르면 중국 내 잠재적인 커피 소비자는 약 2억~2억5000만 명으로, 이는 세계 1위 커피 소비국인 미국과 비슷한 규모에 해당한다. 2012년 기준 중국의 1인당 커피 소비량은 5잔으로 한국(380잔) 및 글로벌 평균(250잔)에 비해 커피 소비의 초기 단계에 있지만 일본이 30~40년 전 그랬던 것처럼 향후 소비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원두 가격, 하향 안정세
현재 중국의 커피 수입량은 154만 bags(1bag=60kg)이며 이는 한국의 242만 bags에 비해 63.6% 수준에 불과하지만 성장률은 연평균 14.2%로 한국의 4.4%에 비해 크게 높다. 현재 5잔에 불과한 1인당 커피 소비량이 글로벌 평균의 절반인 120잔 수준까지만 늘어나더라도 중국 커피 시장은 지금보다 20배 이상 커질 수 있어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고 판단된다.
커피 인구 증가와 함께 글로벌 커피 체인점도 매장을 빠른 속도로 늘려 가고 있다. 스타벅스는 2014년 말 기준 중국 내 약 1500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올해 중국 내 850개의 신규 매장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코스타커피 또한 2017년까지 매장 수를 현재의 2배인 7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커피 소비량이 연 10% 이상 성장하면서 중국 정부도 커피 교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상하이시는 보도 자료를 통해 2015년 8월 자유무역지대에 ‘커피교역센터’ 설립을 정식 승인하고 연내에 다양한 고품질의 커피를 보다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커피 시장을 만들겠다고 했다. 또한 윈난성에서 생산되는 자국산 커피콩의 거래도 늘려 나갈 계획이다. 커피 인구가 급속히 증가함에 따라 거래 시장을 장악하려는 움직임으로 판단된다.
국제 커피 원두 가격은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콜롬비아 커피 생산량이 커피 녹병 발생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2014년 브라질 가뭄에 따른 생산량 감소 이슈도 진정되는 등 공급에 대한 우려가 진정되고 있고 베트남 로부스타 생산량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브라질과 콜롬비아 등 신흥국 환율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커피 원두 가격 하락에 힘을 실어준다.
브라질 헤알화, 콜롬비아 페소화의 달러 대비 환율이 크게 올라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주요 커피 생산국의 화폐가치 하락으로 수출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에 대한 우려 진정, 환율 효과에 따른 수출 증가 등을 감안하면 커피 가격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커피 수확 시기까지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커피 원가에서 커피 원두가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고 커피 원두 가격 하락으로 커피 산업 전반에 유리한 영업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커피가 제공하는 본연의 효용보다 감성적 체험 등 효용의 상대적 가치에 더욱 의존하는 커피 소비의 특성상 원두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커피 가격 인하에 대한 압박이 덜하다는 점도 커피 산업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요인이다.
중국과 같이 커피 소비 성장의 초 기단계에 있는 국가는 예외지만 한국·일본 등 커피 산업이 성숙기로 접어들고 있는 곳에서는 업체 간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게 된다. 가격·맛 등 다양한 부문에서 경쟁하겠지만 소비자의 문화적·감성적 체험에 대한 니즈를 성공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기업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승 SK증권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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