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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제의 호전과 정치 변동

자연환경·국방. 통일

by 21세기 나의조국 2015. 8. 1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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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경제의 호전과 정치 변동


 

김근식(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기사입력 : 2015-08-12 07:00:00


북한 경제가 나아지는 추세다. 보수적으로 평가한다는 한국은행의 북한 총생산 추정치도 2011년부터 플러스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도 북한의 식량난이 완화되었음을 인정하고 있다. 북중교역을 핵심으로 다방면의 대외 교역이 급증하면서 경제에 활력이 돌고 있다는 게 북한 경제 전문가의 일반적 평가다. 석탄 철광 등 자원수출에 이어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중동 아프리카 등에 대규모 인력송출을 진행하면서 외화를 벌어들이는 데도 적극적으로 힘을 쏟고 있다.


과거 김정일 시대에는 시장 경제를 묵인과 억압으로 반복해서 통제했다면 2010년 이후에는 아예 시장경제를 활성화함으로써 국가 재정과 계획 경제를 살리는 방향으로 자리 잡았다. 국영상점과 식당뿐 아니라 지방공장까지도 개인에게 위탁경영함으로써 시장에서 돈을 모은 개인에게 국가가 계획경제의 일부분을 넘기고 있다. 시장을 허용하되 국가가 일정 부분을 상납받음으로써 이른바 시장의 전면 허용과 이를 통한 ‘지대 추구(rent seeking)’ 방식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최근 북중교역의 증가세가 정체된다지만 과거보다 증대된 교역 규모는 유지되고 있다. 곡물 생산도 금년 가뭄으로 작황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근 수년간 식량 사정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평양에 건설 붐이 일고 휴대폰이 일반화되면서 비공식 시장경제의 동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북한경제가 호전된다는 최근 상황에 대해 일부 보수 진영에서는 당황해하거나 기분이 상하는 분위기다. 북한경제의 호전은 곧 북한체제의 생존과 김정은 정권의 안정으로 연결될 법도 하다. 그러나 북한경제가 나아지고 있음을 전혀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북한경제의 호전이 북한체제의 변화를 추동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경제가 너무 어려워 먹고사는 것이 힘들면 사실 정치적 변동이나 민주화는 불가능하다.


세계사적으로 정치적 민주화는 경제가 회복되고 일정한 경제성장이 이뤄져야만 가능했다. 경제발전과 정치변동의 긍정적 함수관계는 이미 정치학계에서는 잘 알려진 공식이다. 우리의 경우도 먹고살기 힘들었던 1970년대가 아니라 경제가 일정하게 성장했던 1987년에야 민주화가 가능했다. 결국 독재국가의 민주화라는 정치적 변동은 반드시 일정한 경제성장을 필요조건으로 하게 되고 이런 맥락에서 북한경제의 호전은 우리가 반길 일이지 섭섭해할 일이 결코 아닌 셈이다.


더욱이 북한경제가 나아지는 결정적 요인이 시장의 활성화와 대외교역의 증대임을 감안하면 경제가 호전될수록 정치변동의 씨앗은 그만큼 성장하게 마련임을 알 수 있다. 결국 우리가 원하는 북한의 변화, 즉 바람직한 정치적 변동을 위해서는 북한 경제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일이지 이를 못마땅해할 필요는 전혀 없다.


그러나 북한경제의 호전 상황에서 남북경협을 통한 우리의 지렛대가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향후 통일과정에서 치명적일 수 있다. 2010년 천안함 사태 이후 5·24 조치로 남북교역이 전면 중단되면서 역설적으로 북한 경제는 호전되었다. 우리와 상관없이 북한경제가 나아진 것이다. 경제회복이 정치변동을 배태하는 맹아일진대 남북경협이 아닌 북중경협이 북한경제의 추동력이 된다면 이는 향후 정치변동의 상황에서도 우리의 영향력은 배제될 수밖에 없다. 남북관계를 통해 북한경제의 파이가 증대되어야 실제 정치변동의 과정에서 남북관계의 영향력이 작동할 수 있고 친중이 아닌 친남의 정치세력의 힘이 작동할 수 있다. 북한경제가 나아지고 있는 요즘 더더욱 남북경협의 활성화가 절실한 또 하나의 이유이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http://www.knnews.co.kr/news/articleView.php?idxno=1155964&gubun=




위 글에서는 두 가지 원인을 북한경제의 호전 이유로 들고 있다.


1). 대회 경제 북중교역을 핵심으로 다방면의 대외 교역이 급증, 대규모 인력 송출

2). 대내 경제 시장경제를 활성화함으로써 국가 재정과 계획 경제를 살리는 방향


둘다 폐쇄적인 과거와는 달리, 해외로 나가고, 시장경제를 장려한다는 점에서 "개방적"이다. 물론, 개방적이라는 뉘앙스를 자본주의화라고는 결코 생각할 수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방"적이라는 것은 분명하게 변화한다는 느낌을 주는 것도 부정할 수없다. 특히, 평야의 건설 붐과 휴대폰의 일반화가 비공식 시장경제의 동력을 지속시킨다는 지적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런데, 이러한 경제의 시장화는 북한 경제를 전체적으로 호전시키면서, 동시에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게 하는 변화를 추동하게 된다. 바로 이 점이 북한 지도부가 시장경제를 비공식적으로 운용하도록 하는 이유일 것이다. 자칫잘못하면 이 부분에서 많은 부작용이 생기기 때문일 것이다.


"더욱이 북한경제가 나아지는 결정적 요인이 시장의 활성화와 대외교역의 증대임을 감안하면 경제가 호전될수록 정치변동의 씨앗은 그만큼 성장하게 마련임을 알 수 있다."


시장경제(물론 북한식의)의 공식화가 언제쯤 가능할 것인지는 남북경협의 본격화 시기와 맞물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정한 남북대화 이후에는 경제적인 남북교류가 우선된다고 보면, 준비할 것이 많은 측은 남측보다는 북측이지 않을까?



서프에 위 글을 올렸더니, 219.255.208.88 라는 아이피를 쓰는 분이 안티 김근식이라는 제목으로 두개의 김 근식 교수에 대한 기사를 달았길래, 참고삼아 추가한다.


김 근식 교수가 공개적으로 흡수통일을 주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위 기사에서 말하는 북한 경제가 호전되었다는 평가의 기준이 무엇보다 참고할 만한 것이라고 판단했기때문에, 기사를 올린 것이다. 이 글의 핵심은 북한 경제가 호전된 원인을 " 대외교역의 증대와 시장의 활성화" 로 못박고 있다. 폐쇄적인 계획경제의 틀에서 벗어난 것이 그 주요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북측의 변화가 사실인가 아닌가가 더 중요한 것이다. 이 점이 객관적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신은미씨가 경험한 평양의 시장경제주의의 단면

 


 

 

김정은 1비서 체제로 접어들면서 북측은 법률의 개정이나 신설을 통해서, 자본(시장)주의적인 경제 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그와 관련해서 신은미 씨가 경험한 평양에서의 에피소드는 상당히 참고할 만하다.

 

 

 

외화만 받는 식당을 이용하는 북한주민에 대한 설명인데, 상당히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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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식당인데 다른 출입구... 왜?

 

 

 

약속대로 우리는 김 선생과 운전기사를 '모시고' 청류관이라는 식당에 갔다. 청류관은 강을 끼고 세워진 대형식당이다. 점심식사 시간대라 그런지 식당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밖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곳이 아닌 2층의 다른 쪽으로 안내됐다. 같은 식당인데 말이다.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가 들어온 쪽에서는 외화만 받는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저쪽 식당에서는 북한돈을 내야 한단다. 되레 저쪽 건물이 훨씬 더 화려하고 웅장하다. 게다가 음식값도 저쪽이 더 싸다고 한다.

 


그런데 나를 의아하게 한 것은 우리가 안내된 곳 역시 대부분의 손님들이 북한주민이라는 점이었다. 이해가 안 된다. 왜 북한주민들이 구태여 비싼 값의 외화를 지불하면서 식사를 하는지 말이다. 음식의 맛도 차이가 없다는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할 수가 없다.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외화를 내고 식사를 하는 곳은 줄을 서서 한참 동안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나 같으면 줄을 서서라도 화려하고 음식값이 싼 쪽에서 식사를 하겠다는 생각이다.

 


(설명에 의하면, 음식도 똑같고, 게다가 시설은 더 나쁜데도 외화를 내고 그곳을 이용하는 북한주민들의 정체와 굳이 거기서 식사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뭔가 잘못알고 있는 게 아닐까?)

 

 

 

구매력을 갖춘 시민들의 등장

 

 

빵과 커피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맛이 좋다. 커피는 정확하게 무슨 종류인지 알 수는 없으나 프렌치향이 느껴진다. 베이커리의 빵 역시 프렌치 스타일을 북한식으로 변행해놓은 듯하다. 손을 씻기 위해 들어간 화장실도 깨끗하다. 화장실 세면대는 현대식 디자인을 따랐다.

 

 

 

지금 평양에는 멋진 레스토랑, 카페, 술집 등 고급 유흥시설이 성행하고 있다. 이러한 시설들은 결코 외부에 보여주기 위한 전시물이 아니다. 또한 외국인들이나 고급 당원들만이 이용하는 시설도 아니다.

 

 

 

내가 만난 국장이나 부국장이란 사람들은 고급당원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외양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항상 인민복 차림에 머리는 가르마도 없이 뒤로 넘겼으며, 야외 노동을 하는지 얼굴은 검게 그을려 있다. 내가 가 본 고급 술집이나 레스토랑에서는 이런 사람들을 본 적이 거의 없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평상복을 입고 있으며 얼굴색도 뽀얀 게 살짝 부티도 난다. 이들이 바로 요새 북한에 등장하고 있다는 '구매력을 갖춘 북한주민들'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내가 유추해본 바, 이들은 무역이나 상업에 종사하는 이들이다. 북한 상점에서 파는 대부분의 상품들은 중국제품들이다. 간혹 미국이나 유럽 제품들도 볼 수 있지만, 겉포장에 중국어가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중국을 통해 들어오는 수입품일 게다. 그렇다면 이 상품들을 수입하는 무역업자와 중간상인들이 있을 것이며, 이를 상점이나 장마당에서 판매하는 소매업자 역시 존재할 것이다. 이들이 바로 외화를 소지한, '구매력을 갖춘 북한주민들' 아닐까.

 

'구매력을 갖춘 북한주민들'은 또 있다. 외국에 나가 근무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지금 많은 수의 북한동포들이 중국에 나가 있다. 이들이 중국에서 받는 월급은 적어도 300달러 이상이라고 한다.

 

 

 

평양 순안비행장에서는 가끔 쿠웨이트 등 중동행 전세 비행기를 볼 수 있다. 이 비행기들은 북한 동포들을 꽉꽉 채우고 목적지로 출발한다. 예전 우리나라에서 많은 건설 노동자들이 중동으로 취업해 나간 것처럼. 이들이 중동국가에서 받는 임금은 미화로 천 단위라고 한다. 이들 또한 외화를 소지하고 있는, 구매력을 갖춘 북한주민들일 것임이 분명하다.

 

 

 

(필자의 유추이기는 하지만, 구매력을 갖춘 북한주민들이란 돈이 많은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돈이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멋진가폐, 유흥업소, 등이 만들어졌다고 설명을 하는데, 이는, 자본주의 사회를 설명한 것과 동일하다. 물론, 자본주의 제도라고 해서 무조건 비판적인 것이 아니라, 필자는 그런 구조가 평양에 상당히 정착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어쨌든 필자의 설명대로 라면, 구매력이 없는 북한 주민은, 평양시민이라도 돈이 없으면 못들어간다는 말인데,,, 저어기, 시골에서 온 북한 주민은 창 밖에서 군침만 흘릴 수 밖에 없다는, 예전에 서울서 보던 풍경을 연상케 해서, 이 설명도 참 해괴하다.)

 


그런데 이들은 벌어들인 외화를 북한 화폐로 환전하는 대신 외화를 소지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 같다. 두 가지 이유를 추측해본다. 하나는 우선 북한 화폐의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지난번 실패한 화폐개혁 때문이 아닐까. 신권 교체의 한도액을 정해놔서 다량의 구권을 소지했던 이들이 손해를 봤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느 누구도 북한 화폐를 소유하려들지 않을 것이다.

 

 

 

무역이나 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그리고 해외 파견 노동자들의 숫자를 감안해 볼 때, 이들 또는 이들 가족이 소유하고 있는 외화 액수는 수십억 달러에 다다를 것으로 추측된다. 그래서 국가가 이들이 소유하고 있는 외화를 흡수하기 위해 외화만 사용할 수 있는 고급 레스토랑이나 백화점 등을 세우는 것으로 생각된다.

 

 

 

주민들 역시 외화를 소지하고 있어야 고급식당에서 식사를 즐기고, 질 좋은 외제 상품을 구입할 수 있으니 주민들의 외화 소유욕은 강해질 수밖에 없다. 정리해서 말하면 북한도 경제의 논리가 작용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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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서 말하면 북한도 자본주의 경제 논리가 작용한다는 이야기다

 


이것은, 확실히 자본주의를 말하는 것이다. 돈이 있어야 식사도 질 좋은 외제상품도 구입할 있다니, 주민들의 외화소유욕(돈에 대한 욕망)이 강해진단다. 그거 참, 주체사상의 수도, 평양에 자본주의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아니, 필자의 설명이 맞다면, 북정권은 시장주의를 서서히 뿌리내리게 하고 있다는 설명으로 읽힌다.

 

 

 

물론, 무엇인가, 다른 점이 있을터인데, 필자는 그 점은 못봤나 보다. 예를 들면, 고급레스토랑이나 백화점을 세우는 이유가, 북한주민들이 소유하고 있는 외화(달러)를 흡수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는 것도 히안하다. 북측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평양 및 주요 도시가 (조선식) 개방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고 보인다.






 



 


 

진보학자가 금기 깨고 흡수통일 첫 언급

 


 


 

(세계일보) 2010-12-24

 


김근식 교수 “北 급변사태 대비 필요”
“기회주의” 비판에 “현실주의자” 반박
“전향했나보다는 오해가 있지만 전혀 아니다.”
“기회주의자 같다. 신념이 없다고 느껴진다.”
“현실적인 대북정책을 말하면 기회주의자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 진보진영에서 금기시된 ‘흡수통일’을 염두에 두고 통일론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진보 성향의 북한 문제 전문가의 입에서 나왔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정치학·사진)는 23일 사회민주주의연대 주최로 열린 ‘진보진영의 통일론, 재검토는 필요한가’ 토론회에서 “북한 변화를 전제한 점진적 평화통일을 추진하되 어느 시점에서 붕괴에 의한 급격한 흡수통일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현실에 접근하는 경로”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합리적 대북관과 현실적 통일과정의 고민’이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현실에서 전개되는 실제 통일과정은 가장 냉정하고 냉혹한 힘의 관계를 반영하게 된다”며 “힘의 우위에 있는 한쪽이 열세에 있는 상대방을 급속도로 흡수하는 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연방제나 국가연합처럼 지금껏 진보진영에서 제기한 통일론이 현실에서 무의미할 수 있고 ‘흡수통일’이 부분적으로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그는 “통일을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평화공조, 점진적 평화통일, 나아가 흡수적인 통일이 될 수밖에 없다”며 “가장 이상적인 방안은 ‘햇볕정책’이지만 현실적으로 흡수통일 가능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질의응답 시간에 “기회주의자 같다”는 지적에 대해 “통일의 방식은 복잡하고 힘들다. 그래서 합리적인 입장을 취하면 기회주의적으로 보인다”고 응수했다. 그는 기회주의자라는 표현이 거슬렸던지 “난 기회주의자를 인정한 게 아니다. 현실주의자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고 답변을 마무리했다.

 


 


 


 


 

고급 좌파의 조건

 


 


 


 

(중앙일보) 2010-12-25

“김 교수 전향한 건가요?”

지난 23일 오후 7시 서울 적선동 한국건강연대 강당. 경남대 김근식(정치학) 교수에게 시선이 집중됐다. 사회민주주의연대(대표 주대환)가 주최한 북한·통일문제 관련 토론회에서 ‘합리적 대북관과 현실적 통일과정의 고민’을 발표한 자리였다.

토론회 전에도 김 교수는 북한·통일문제 전문가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외교부·통일부 관리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이날 본지 2면에 “현실적인 통일방안으로 북한 흡수통일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발표 요지가 보도되면서다. 진보 성향의 북한문제 전문가로 알려진 그가 진보 진영의 금기어이자 보수 진영의 핵심 의제인 ‘흡수통일’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학생운동 시절 NL(민족해방을 강조하는 노선) 계열의 이론가(서울대 정치학과 83학번)였던 그의 이력이 파장을 배가시켰다.

토론회에서도 김 교수의 입장은 분명했다. 흡수통일론을 인정했다. 독일을 비롯해 세계사의 모든 통일과정은 힘센 쪽이 약한 쪽을 흡수하는 식이었고, 한반도 역시 예외가 아니리라는 시각이었다. 상식 수준의 얘기일 수 있지만 그런 말조차 꺼내지 못했던 상황이었기에 일종의 ‘전향’처럼 비쳤던 것이다. 물론 반론도 제기됐다. 청중 가운데 한 명이 그를 향해 “기회주의자 같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진보 쪽에선 전향했느냐는 질문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제 이야기는 한반도의 현실을 바로 보자는 것일 뿐”이라고 대답했다.

이날 토론회는 진보 대 보수의 극단적 이분법을 넘어 양측의 대화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했다. 토론회를 연 사회민주주의연대 주대환 대표도 눈길을 끌었다. 그 역시 학생·노동운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남한의 민주화를 주도했다고 자부하는 우리는 이제 북한의 선군정치라는 군사독재, 일족에 의한 왕조 건설을 비판하고, 민주화와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경제개혁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군사독재를 거론하지 않았던 진보 진영의 파격 선언이었다. 이념에 갇히지 않고 현실과 호흡하는 ‘고급 좌파의 조건’을 읽을 수 있었다. 진보와 보수, 우파와 좌파는 불변의 개념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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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져온 곳 :
카페 >날아라! 정대세
|
글쓴이 : 뽀로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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