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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원 넣고 한 곡… 동전노래방서 '셀프 위로'하는 靑春

문화·패선·취미·노후

by 21세기 나의조국 2015. 4. 1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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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원 넣고 한 곡… 동전노래방서 '셀프 위로'하는 靑春

-대학가·고시촌에 주로 생겨 단골손님은 '취업 준비생' 많이 불린 노래 1위는 '괜찮아'

조선일보|엄보운 기자|입력2015.04.11 01:11|수정2015.04.12 11:32

 

 

 

500원짜리 동전 하나면 자기만의 공간에서 노래 한 곡을 부를 수 있는 코인 노래방이 대학가와 고시촌을 중심으로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작년에 서울 신촌 등지에서 생기기 시작한 코인 노래방은 올해 들어서 서울 홍익대와 중앙대, 건국대 앞에도 문을 열었다. 10년 전에도 전자오락실에 공중전화 부스처럼 생긴 노래 장치가 있었지만, 요새 생기는 코인 노래방은 아예 노래방 전체를 1평짜리 방 20여개로 채워놓는 식이다.

 

코인 노래방의 주 고객층은 20대 중·후반이다. 서울에서 코인 노래방 2곳을 운영 중이라는 이모(40)씨는 "대학 3~4학년 학생이 주로 온다"며 "대부분 혼자 와서 조용히 노래 한두곡을 부르고 나간다"고 말했다.

 

취업을 준비 중인 서울 모 대학 경영학과 4학년 김모(28)씨는 매일 점심때면 3500원짜리 편의점 도시락을 사 먹고 거스름돈 500원을 들고 학교 앞 노래방에 들른다. 500원이면 한 평짜리 방 안에서 남의 방해를 받지 않고 혼자 노래 한 곡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코인(coin·동전) 노래방'이라는 이곳에서 김씨는 애창곡 한 곡을 2절 후렴까지 '완창'한 뒤 학교 도서관으로 가 공부한다.

 

한 코인 노래방 사장은 "취업 준비생이 많아서인지 우리 노래방에서 지난달 가장 많이 부른 노래는 '실패에 굴하지 마라'는 내용을 담은 '괜찮아'란 노래"라며 "다른 일반 노래방에선 10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노래"라고 말했다.

 

이 노래 가사 중엔 '너보다 멋진 네 친구들이 한없이 널 작아지게 만들 때/ 널 향한 사람들의 기대로 자꾸 어디론가 숨고 싶을 때/ 그럴 때 생각해/ 지금 이 순간이 언젠가 너를 더욱 빛나게 할 거야'라는 대목이 있다.

 

고려대 최준식 심리학과 교수는 "1인 노래방에선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 마음 깊숙한 곳에서 자신이 가장 원하는 노래를 부르게 된다""자신을 위로하는 내용의 노래를 많이 부른다는 건 주 고객층인 취업 준비생의 지친 마음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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