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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MVP 후보 4인방, 누가 가장 유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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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4. 10. 1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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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MVP 후보 4인방, 누가 가장 유리할까? 출처

스포츠한국|스포츠한국미디어 박대웅 기자|입력 2014.10.19 06:49

 

 

 

[스포츠한국미디어 박대웅 기자] 누가 MVP가 돼도 이상할 것이 없다. 반대로 MVP가 되지 못한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짙은 아쉬움을 삼킬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8일 올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MVP 후보 5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밴덴헐크(삼성), 밴헤켄, 강정호, 박병호, 서건창(이상 넥센)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넥센은 1987년 삼성(장효조, 김시진, 김성래, 이만수) 이후 무려 27년 만에 4명의 MVP 후보를 한 팀에서 배출하는 경사를 누리게 됐다.

실질적인 MVP 역시 넥센 4인방 중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밴덴헐크도 삼성을 페넌트레이스 우승으로 이끈 것을 비롯해 13승4패(다승 4위) 평균자책점 3.18(1위) 승률 7할6푼5리(3위) 탈삼진 180개(1위) 등 2관왕에 올랐으나 넥센 선수들이 남긴 임팩트가 워낙 대단했기 때문에 다소 밀리는 모양새다.

사실상의 집안 대결이 펼쳐지게 된 상황이지만 팬들은 물론 전문가들마저 우선 순위가 제각기 다를 만큼 올시즌 MVP의 향방은 그 어느 때보다 안개 속에 빠져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밴헤켄, 강정호, 박병호, 서건창이 MVP 자리를 놓고 저마다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은 과언 무엇일까.

 



스포츠코리아 제공

 


▲ 밴헤켄, 7년 만에 탄생한 20승 대기록

 



먼저 넥센 MVP 후보 중 유일하게 투수로서 이름을 올린 밴헤켄은 올시즌 20승6패(승률 0.769) 평균자책점 3.51 178탈삼진을 기록했다. 이는 다승 1위, 승률 2위, 평균자책점 3위, 탈삼진 2위에 해당하는 성적.

세부적인 기록도 훌륭하다. 평균 이닝 1위(187이닝), 퀄리티스타트 1위(18회), 이닝 당 출루 허용률 4위(1.32), 피안타율 8위(0.270)를 기록하며 대체적으로 누적 기록에서 가장 빛나는 활약을 선보였다. 팀에 믿을만한 선발 투수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꾸준히 마운드를 지켜낸 점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무엇보다 밴헤켄의 가장 큰 무기는 바로 다승이다. 그는 지난 14일 사직 롯데전에서 20승 째를 따내며 2007년 리오스(22승) 이후 7년 만에 이 고지를 넘어선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5월27일 SK전부터 8월13일 롯데전까지 14경기 연속 승리를 거뒀고, 이는 1930년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소속이었던 웨스 퍼렐의 13경기 연속 승리마저 뛰어넘는 세계 신기록으로 남게 됐다.

다만 밴헤켄에게도 불리한 요소는 있다. 먼저 그가 외국인 선수라는 점이 투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불과 2년 전 팀 동료 나이트는 16승4패 평균자책점 2.20을 기록하는 미친 존재감을 뽐내고도 골든 글러브마저 장원삼에게 내줘야 했다. 당시에는 나이트가 다승 외에 여러 부문에서 장원삼보다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며 '외국인 선수 차별' 논란이 일었지만 올해는 넥센 타자들도 결코 뒤떨어지는 성적을 남긴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얼마나 많은 표를 받게 될지는 미지수다.

또한 역대급 '타고투저' 흐름 속에서 따낸 20승이기 때문에 그 가치를 더욱 인정받을 수는 있으나 반대로 타자들의 기세가 워낙 거셌기 때문에 여러 기록들이 역대 투수들과 비교해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다는 점은 오히려 손해로 작용할 수 있다. 경기당 득점지원 4.1점(4위)에서도 알 수 있듯 오히려 막강 넥센 타선의 덕을 본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다승 외에는 타이틀을 챙기지 못했다는 점도 아쉬움 가운데 하나다. 그는 마지막 등판에서 밴덴헐크에게 탈삼진 1위 자리를 내준데 이어 정규시즌 최종전에서는 팀 동료 소사가 승리를 따내며 승률 1위 자리마저 손에서 내려놓아야 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 강정호, 역대 최고의 유격수로 우뚝 서다

 



강정호는 올시즌 타율 3할5푼6리(4위) 40홈런(2위) 117타점(3위) 103득점(5위)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장타율(0.739, 1위), 출루율(0.459, 2위), OPS(장타율+출루율, 1.198, 1위)에서도 미친 존재감을 드러냈다. 타이틀은 장타율 1위가 전부이지만 이는 원년 백인천(0.740)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이며, 1999년 이승엽(0.733)이나 2003년 심정수(0.720)를 뛰어넘은 대기록이다.

무엇보다 강정호는 유격수로서 올시즌 프로야구의 역사를 바꿨다. 시즌 최종전에서 극적으로 40홈런 고지를 밟으며 사상 첫 40홈런을 터뜨린 유격수로 이름을 남기게 된 것. 이미 지난 8월4일 잠실 LG전에서 1997년 이종범(현 한화 주루코치)의 30홈런을 일찌감치 뛰어넘으며 유격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수립했던 강정호는 이후 10차례나 담장을 넘기는 아치를 추가로 그려내며 꿈의 40홈런마저 이뤄냈다.

지금껏 30홈런-100타점을 동시에 달성한 유격수조차 단 한 명도 없는 상황에서 강정호는 40홈런-100타점-100득점이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수립해냈다. 그가 올린 117타점 역시 2003년 홍세완(100타점)을 크게 앞지르는 유격수 역대 최다 타점에 해당한다.

수비 부담이 많은 포지션에서 최고의 공격 효율을 뽐냈을 뿐 아니라 수비마저도 완벽에 가까운 활약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강정호는 올시즌 무결점 그 자체의 유격수로 기억될 전망이다. 올시즌 이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프로야구를 떠나기 전 MVP를 가져가는 것만큼 짜릿한 드라마도 없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 박병호, 50홈런 돌파만으로도 위대했다

 



박병호 역시 만만치 않은 활약을 선보였다. 이미 2년 연속 MVP를 차지한 박병호는 올시즌에도 타율 3할3리(35위) 52홈런(1위) 124타점(1위) 126득점(2위) 출루율 4할3푼3리(5위) 장타율 6할8푼6리(3위)를 기록하며 또 한 번의 진화에 성공했다.

그는 2010년 이대호(44홈런) 이후 4시즌 만에 본인도 밟아보지 못했던 40홈런 고지를 정복한데 이어 2003년 이승엽(56홈런), 심정수(53홈런) 이후 11년 만에 50홈런 타자 시대를 다시 한 번 열어젖혔다.

서건창이 사상 최초의 200안타, 강정호가 유격수 최초의 40홈런을 기록, 선구자의 의미로 봤을 때에는 이들에게 뒤처지는 면이 있지만 52홈런 그 자체로만 놓고 보면 이 역시 위대한 기록임에는 틀림없다.

지금까지 홈런왕이 17번이나 MVP를 쓸어간 반면 타격왕은 단 2회 수상에 그쳤다는 점에서도 홈런왕의 가치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홈런을 '야구의 꽃'이라고 부르는 데에는 분명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메이저리그 역사에서도 이치로가 2004년 262안타를 기록, 84년 만에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돌파했지만 결국 MVP는 블라디미르 게레로의 몫이었다. 이치로는 그 해 MVP 1위표를 단 한 표도 얻지 못한 채 7위에 머물기도 했다.

박병호 스스로의 기록만 놓고 봤을 때에는 지난 두 시즌보다 올해가 더욱 빛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MVP를 놓친다면 더욱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3년 연속 MVP를 주기에 감점 요소가 있다고 하기에는 지난해 본인의 한 시즌 최다 홈런(37개) 기록을 15개나 뛰어넘은 박병호다. 프로야구 역대 3번째로 '3년 연속 홈런-타점왕 동시 수상'을 이뤄낸 박병호로서도 충분히 MVP를 기대해볼만 하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 서건창, 전인미답의 200안타에 휴먼 드라마까지

 



서건창은 올시즌 타율 3할7푼(543타수 201안타) 7홈런 67타점 135득점을 기록했다. 타격, 최다안타, 득점 3관왕에 오르며 가장 많은 타이틀을 가져간 타자가 됐고, 도루 3위(48개), 출루율 4위(0.438)로 그 외의 분야에서도 고른 활약을 남겼다.

특히 서건창은 1994년 이종범의 196안타를 넘어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200안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며 강력한 MVP 후보로 급부상할 수 있었다. 최다 득점 기록 역시 일찌감치 갈아치웠으나 안타에서 '200'이라는 숫자가 가져다주는 상징성 하나만으로도 서건창이 남긴 임팩트는 어마어마했다. 꿈의 200안타 돌파를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달성해내며 극적인 요소까지 더할 수 있었다.

제 아무리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세웠다고 하더라도 1번타자의 가치를 거포 중심타자와 비교하기에는 무게감이 다소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서건창은 '신고 선수'의 성공 신화를 쏘아 올렸다는 점에서도 표심을 끌어당길 여지가 충분하다.

그는 2008년 LG에 신고 선수로 입단했지만 그 해 1군 무대 단 한 타석에 들어서 삼진을 당하는데 그쳤고, 이후 팔꿈치 부상까지 당하며 팀에서 방출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이후 오뚝이 정신을 발휘해 2012년 다시 한 번 넥센에 신고 선수로 합류, 신인왕 및 2루수 부문 골든 글러브를 수상하며 신데렐라 스토리를 써내는데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풀타임 2년 차 슬럼프가 찾아왔지만 혹독한 웨이트 트레이닝과 타격폼 수정 등을 거쳐 결국 두 번째 부활에 성공했다.

박병호가 다소 간의 기복이 있었고, 강정호가 9월 한 달 간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것과 달리 서건창은 시즌 내내 투입되면서도 별다른 슬럼프를 보이지 않았다. 또한 MVP 후보 세 타자가 상호 간에 시너지를 낸 것은 사실이지만 시발점 역할을 서건창이 도맡았다는 점에서도 높이 평가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MVP의 최종 향방은 차후 시상식장에서 발표(개표)되지만 운명의 주사위(투표)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리는 이날 던져진다. 과반수 이상 득표자가 없을 경우 최다 득표 1~2위 간 결선 투표가 실시되는 가운데 우열을 가리기 힘든 후보들이 대거 쏟아진 올해에는 결선 투표까지 나아갈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과연 치열한 경합 속에서 올시즌을 가장 빛낸 MVP로 우뚝 설 선수는 누구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

 



스포츠한국미디어 박대웅 기자 yuksamo@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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