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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4. 10. 1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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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3만원짜리 컴퓨터를 아십니까?

2014-10-13

 

 

세계는 여전히 혁명이 진행중이네요. 조선일보 2014.10.11.보도한 영국의 라즈베리 파이라는 회사에서 만든 3만짜리 컴퓨터. 놀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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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즈베리 파이(raspberry pi)'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라. 서양에서 후식으로 먹는 파이의 일종이지만, 검색 창에는 온통 컴퓨터와 프로그래밍 얘기가 뜰 것이다. 라즈베리 파이는 세상에서 가장 저렴하고 작은 양산형 컴퓨터다. 기본형은 25달러(약 2만5000원)이고, 고급형도 35달러(약 3만5000원)에 불과하다. 명함 크기만 하지만 풀 HD급 동영상도 구동이 가능하다. 다만 모니터와 키보드는 따로 연결해야 한다. 2012년 처음 나왔는데, 첫해 100만대, 지금까지 300만대 넘게 팔렸다. 처음 보면 이게 부품인지 완제품인지 헷갈린다. 케이스조차 없고, 명함 크기 회로기판 위에 전자 칩들을 올려놓은 게 고작이다.



그러나 CPU와 메모리 영상 출력 단자 등 핵심 기능이 빠짐없이 탑재돼 있다. 외부 장치를 연결하기도 쉽다. OS(운영체제)도 무료로 쓸 수 있는 리눅스 기반이다. 원래 교육용으로 만들어진 라즈베리 파이는 이런 이유 때문에 컴퓨터를 창작 활동에 활용하고 싶지만, 주머니가 가벼운 이들에게도 사랑받는다. 소형 로봇을 움직이는 두뇌나 움직임이 필요한 설치 미술의 제어 장치로도 쓸 수 있다.



에벤 업턴 CEO는 라즈베리파이 제품을 손에 들고 “내 꿈은 전 세계 모든 아이가 차별 없이 동등한 컴퓨터 교육을 받게 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영어로 '라즈베리를 불다(blowing raspberry)'는 입으로 '푸우' 하며 장난스럽게 야유하는 것을 뜻하다. 라즈베리 파이라는 이름은 너무 비싼 기존 PC를 야유하며, 누구나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는 컴퓨터를 만들겠다는 선언이었다. 파이는 수학의 원주율을 뜻하는 그리스어 파이(pi)에서 따왔다.


이 컴퓨터를 만드는 건 라즈베리 파이라는 공익 재단이다. 컴퓨터 과학 교육을 진흥한다는 목표로 2009년 설립됐다. 공동 창립자 겸 현 CEO 에벤 업턴(Upton·36)씨를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만났다. 사무실은 회의실 등을 포함해 165㎡(50평)쯤 돼 보였다. "이게 사무실 전부예요. 직원은 12명입니다. 엔지니어가 4명이고, 나머지는 각종 사무를 합니다."


그는 라즈베리 파이 제품 하나를 들고 자랑스러운 듯 설명했다. "아주 영리하고 작은 물건이죠. 계속해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기도 하고요. 또 하드웨어적으로 확장성이 매우 높습니다. 카메라, 음악 녹음 기기, 디스플레이를 쉽게 연결할 수 있어요. 아이들이 자유롭게 로봇을 제어하고, 스크린에 화소를 만들어 형태를 표현하고, 소리를 만드는 데 추가적인 비용이 거의 들지 않습니다. 교육에 최적화됐죠."



라즈베리 파이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아주 싸다는 것이다. 싸기 때문에 제3세계 아이들에게도 널리 보급할 수 있다. 어떻게 가능할까? "단순하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모바일 기술을 많이 활용합니다.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부품들은 원래 작고 고기능이기 때문에 비싸야 정상이죠.

 

 

하지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가 워낙 많이 보급되다 보니, 양산 효과에 따른 원가 하락으로 좋은 부품을 값싸게 얻을 수 있게 됐습니다. 10만원 이하 휴대폰을 쉽게 만들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라즈베리 파이엔 CPU(중앙처리장치)나 GPU(그래픽 처리장치) 같은 마이크로칩이 기본형엔 딱 2개, 고급형에는 3개만 들어갑니다. 케이스도 만들 필요가 없고요.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고 팔리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도 거의 들지 않습니다."


라즈베리 파이는 오픈 이노베이션과 제조업 민주화 혁명의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제조는 100% 아웃소싱한다. 예전엔 중국에서 만들던 것을 1년 전부터 영국 웨일스 소니 공장에서 만들기 시작했다. 주요 부품인 마이크로 프로세서(CPU)는 미국 기업 브로드컴, 메모리는 삼성전자로부터 공급받는다.


"생산이 거의 자동화돼 있습니다. 거의 로봇으로 만들어지죠. 웨일스 공장에서 하루 6000~1만5000개 라즈베리 파이를 만들어내지만, 생산에 관여하는 직원은 50명에 불과합니다. 월급이 중국보다는 비싸겠지만, 인건비 비중 자체가 높지 않아요. 비중이 큰 부품 값, 자동화 설비는 웨일스나 중국이나 비용 차이가 없습니다. 품질 관리나 문제 발생 시 빠른 해결 등을 감안하면, 웨일스에서 만드는 게 더 이익이더군요."



라즈베리 파이의 시작은 업턴 사장이 어릴 때 갖고 놀던 'BBC 마이크로'라는 교육용 컴퓨터였다. 영국 BBC가 1980년대 학생들을 위해 기획한 교육용 컴퓨터였는데, 판매 가격이 40만원대로 파격적으로 저렴했다.


"BBC 마이크로를 9세 때 처음 접했고, 1989년 11세 때 한 대 살 수 있었어요. 매일 갖고 놀며 점점 더 컴퓨터에 익숙해져 갔어요. 더 똑똑해진 거죠. 저는 케임브리지대에 10년 있었는데, 컴퓨터과학과 조교를 하면서 느낀 건 컴퓨터에 흥미를 느끼고 끝까지 가는 학생이 점점 줄어든다는 거였어요. 컴퓨터과 대학원 지원자가 입학했을 때 400명에서 나중에 100명까지 계속 줄었는데 BBC 마이크로처럼 싸고 쉽게 배울 수 있는 컴퓨터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라즈베리 파이를 만든 겁니다."


그는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라즈베리 파이의 목표는 구성원과 사용자의 자발적 동기부여에 전적으로 의존한다"고 말했다. 자신들이 세상에서 가장 작고 싸고 개방적인 컴퓨터를 만들려고 했을 때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는 사명감과 목적의식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들의 소임은 사실 라즈베리 파이를 만들어 세상에 뿌리는 것만으로 이미 끝난 건지 모른다. 라즈베리 파이가 꿈꾸는 더 나은 세상은 300만명 라즈베리 파이 사용자와 그 친구들이 계속해서 만들어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최원석 기자


= 시 사 점 =

본질에 집착할때 혁명이 나온다. 본질을 추구하는 가장 최적의 시스템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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