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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美 국채 매각 쇼크 현실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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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4. 3. 1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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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美 국채 매각 쇼크 현실화되나

경제 구조조정으로 내부 자금 수요 늘어…달러 가치 하락 불가피

한경비즈니스 | 입력 2014.03.14 19:54

 

 

미 달러 가치는 1990년부터 2002년 2월까지 상승했고 그 이후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달러 가치는 방향성이 없는 가운데 소폭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보면 달러 가치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그 과정에서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보는 첫째 이유는 미국 경제의 불균형 해소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미국 경제는 고성장과 저물가를 동시에 달성했는데, 이를 경제 전문가들은 '신경제'라고 불렀다.

 



수출로 번 돈으로 미 국채 사들여 온 중국

 


물가가 안정되자 금리도 하락했다. 신경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낙관과 함께 금리 하락이 소비를 부추겼다. 또한 저금리는 주택 가격 상승을 초래해 가계의 부와 소비를 더 증가시켰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가계가 자기 소득 이외에 은행에서 돈을 빌려 과소비를 했다는 데 있다. 미국 가계 부채가 가처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5년 87.5%였지만 2001년 99.3%로 늘었고 2007년 3분기에는 129.6%까지 급등했다.

 


소비 증가로 미국 경제는 잠재 능력 이상으로 성장했고 수입이 크게 늘었다. 수입이 계속 증가하면서 경상수지 적자가 늘어났다. 1995년 경상수지 적자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였지만 2001년에는 3.9%로 증가했다. 그 이후 2006년까지 6%로 더 확대됐다. 그 이후 줄어들기 시작해 2013년에는 경상수지 적자가 3% 정도로 떨어졌지만 불균형을 해소하는 과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음으로 미국에 들어오는 돈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달러 가치 하락 요인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됐지만 달러 가치가 상승했던 것은 글로벌 투자 자금이 지속적으로 미국에 유입됐기 때문이다. 2007년 1조 달러가 넘는 돈이 미국의 주식과 채권시장에 들어왔다. 그러나 그 규모는 미국에서 금융 위기가 발생한 2008년 4149억 달러로 급감했다. 미국이 금융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다시 돈이 서서히 들어오다가 2013년 유입 규모가 803억 달러로 대폭 축소됐다.

 


2002년 이후로는 각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달러 자산 비중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01년 각국의 중앙은행은 외화 통화 표시 자산 중 72%를 달러로 보유했지만 그 비중이 2008년 64%, 2012년 62%로 낮아졌다.

 


특히 중국은 더 이상 미 달러 자산을 늘리지 않고 있다. 중국은 수출에서 번 돈으로 미국 국채를 사 줬다. 2001년 중국이 보유한 미 국채는 786억 달러어치에 지나지 않았지만 2008년에는 7274억 달러어치로 9배 정도 늘었고 외국인의 미 국채 보유 중 24%를 차지해 일본을 앞지르고 미국의 최대 국채 보유국이 됐다. 그러나 2011년 이후 중국이 미 국채를 소폭 사들이는 데 그치고 있다. 외국인의 미 국채 보유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26%를 정점으로 2013년 22%까지 낮아졌다.

 


환율을 결정하는 요인들을 살펴보면 달러 가치가 장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첫째 시나리오는 중국과 미국의 정치적·경제적 갈등으로 중국이 미국 국채를 매각하는 경우다. 2013년 말 현재 중국은 미 국채 1조2689억 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국채(5조7949억 달러)의 22%에 해당한다. 중국 쪽에서 보면 미 국채를 줄일 유인이 있는 것이다. 우선 중국에서는 수익률이 낮은 미 국채에 그렇게 많은 돈을 투자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중국 경제성장률이 한 단계 떨어지면서 과잉투자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그림자 금융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고 기업과 은행도 부실해지고 있다. 부실을 처리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또한 중국은 금융 대국과 위안화 국제화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자본시장을 개방하고 금리를 자유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자유화로 중국 금리는 상승하고 중국 국채 수익률은 미국보다 훨씬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미국 국채에 투자할 유인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중국의 기업·은행 부실 처리 과정 주목해야

 


보다 근본적으로 중국의 성장 구조 변화도 달러 수요를 줄이는 요인이다. 중국은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수출 중심의 경제성장에 한계가 드러났다. 게다가 임금·자본·에너지·토지 등 모든 생산요소의 가격도 오르고 있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경제성장 전략을 수출과 투자에서 소비 중심으로 바꾸고 있다. 중국 성장 구조가 수출에서 내수로 바뀌려면 위안화 가치가 올라야 한다. 중국 경제에서 소비 비중이 높아지면 중국은 환율 변동에 덜 연연할 것이다. 이 경우 경상수지 흑자도 축소되고 미국 국채를 살 여력도 줄어든다.

 


둘째 시나리오는 미국 경제에 대한 불신과 시장 심리의 급변으로 달러 가치가 폭락하는 경우다. 국제금융과 통화 체제의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는 배리 아이켄그린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최근의 불균형이 1960년대보다 훨씬 더 신속하게 그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주변부'가 1960년대에 비해 다양하며 응집력이 약화돼 달러 방어를 위한 협조적 집단행동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달러 채권을 보유한 유럽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매개로 미국과 동맹 관계에 있었다면 지금의 최대 대미 채권국인 중국이 미국과 경쟁 관계에 있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새로운 주변부를 형성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이 경제발전 단계가 다르기 때문에 자신들의 개별적 이익을 희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2013년 말 현재 5096억 달러어치의 외화를 보유(세계 4위)하고 있는 러시아 같은 나라가 달러 비중을 줄이면 아시아 국가들도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달러라는 폭탄을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돌리는 행위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들의 자산과 구매력을 보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못에 돌을 던졌을 때 이미 생긴 물결은 사라지지 않고 퍼져나가며 새로 생겨나는 물결을 에두른다. 누가 먼저 연못에 돌을 던질 것인지가 문제다.

 


준비 통화국인 미국이 달러 가치를 유지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미국은 저축률이 낮고 재정 적자가 확대된 가운데 양적 완화를 통해 천문학적인 돈을 풀어 달러 가치를 하락시키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창립된 1913년 1달러의 가치가 2013년에는 5센트로 하락했다. 자본시장의 자유화와 글로벌화로 민간 자본거래를 억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 심리가 한 방향으로 흐르면 어느 시점에서 달러 가치가 폭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은 언제든지 의견을 만들어 왔다. 그리고 지금까지 시장을 억누르려고 했던 사람은 많았지만 성공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달러 가치 폭락 시점은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러나 미국에 대해 최대 채권국인 중국이 우연이든지 의도적이든지 그 시점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기업과 은행의 부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달러 가치 하락이 같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중국 경제의 구조조정을 더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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