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부동산 비교와 향후 추세 예측
세일러 (idca****)
아래 그래프는 한·미·일 3국의 부동산 가격지수의 추이를 서로 비교해본 것입니다. 가격 하락폭을 서로 비교할 수 있도록 전고점을 100으로 재설정하여 그래프를 그린 것입니다.
(일본은 토지를 기준으로 부동산 통계를 집계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주거용지 가격을 비교한 것입니다)
두번째 그래프는 하락 추이와 하락폭을 서로 비교하기 쉽게끔 전고점이 서로 일치하도록 배치한 것입니다. 한국은 2008년 3분기, 미국은 2006년 2분기, 일본은 1990년 3분기가 전고점을 기록했던 시기입니다.
(국민은행의 부동산통계에 따를 경우, 우리나라의 정확한 전고점 시기는 2010년 1분기에 기록한 100.1입니다. 하지만 2008년 3분기의 100과 가격 수준이 거의 비슷하고, 또 후자의 시기에 세계 경제위기가 발생했으므로, 이 시점을 기점으로 잡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를 보면, 미국의 경우 2006년 2분기에 전고점을 기록한 후 2012년 3분기 말까지 평균 30.9%의 하락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08년 3분기 전고점 100을 기록한 후 4년이 지난 2012년 11월 말 현재 6.7%의 하락을 기록했을 뿐입니다.
재건축 아파트의 대명사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아파트의 경우를 보면 이미 30%의 하락을 기록했고,
가격 상승기에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던 강남 3구의 대형 아파트들의 경우도 30% 가까이 가격이 하락한 경우들이 꽤 있지만, 서울 아파트 전체 평균으로 보면 이제 겨우 6.7% 하락한 것입니다.
앞으로 디플레이션이 장기간 계속된다고 보면, 우리나라의 아파트 가격 하락은 아직 제대로 시작조차 되지 않은 상태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관점에서 위 그래프를 보면, 우리나라의 아파트 가격 하락 추세는 지금까지 과거의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잘 버티는(?) 모습을 보여온 것도 사실입니다.
일부에서는 이를 근거로 “역시 대한민국의 부동산은 다르다.”는 주장을 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우리나라가 이전 부동산 가격 상승기 때 LTV, DTI 대출규제를 도입했기 때문에 잠시 동안 빚어지는 현상일 뿐임을 간과한 오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그래프에서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치솟던 부동산 가격이 일단 하락하기 시작하자 둘 다 거의 똑같은 패턴을 보이면서 빠른 속도로 급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처럼 두 나라가 모두 거의 똑같은 패턴을 보이는 이유는, 부동산 담보대출을 제공했던 은행들이 담보가치를 위협받게 되자, 대출금의 만기연장을 거부하고 원리금을 바로 회수해버리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낮은 가격에라도 처분해야 하는 매물이 등장하면서 가격 하락이 더욱 부채질되어 빠르게 하락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LTV, DTI 대출규제를 미리 걸어두었기 때문에 담보물건의 가치와 대출액 사이에 여유분이 있어서 그동안은 은행들이 대출 회수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그 때문에 천천히 느린 속도로 하락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이어온 하락으로 인해 최근 LTV 한도를 깨는 담보물건들이 나타나면서 대출금의 만기연장을 두고 은행창구에서 옥신각신하는 경우가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문에 결국 앞으로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은 그동안의 완만한 하락세를 접고, 모든 부동산 버블 붕괴가 그러하듯이 빠르게 급락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됩니다.
실제로 위 그래프에서도 최근의 모습을 보면 그래프의 하락추세가 더 급해지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나요?
위의 두 그래프 중에서 두번째 그래프가 사실은 조금 덜 그려졌습니다. 첫번째 그래프가 더 정확한 것입니다. 이를 보면 최근의 하락추세가 더 급해지고 있다는 점을 뚜렷하게 볼 수 있습니다.
작년 1년 동안의 하락률 수치는 아래와 같습니다.
최근으로 올수록 하락추세가 점점 급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LTV 대출규제의 브레이크 효과가 다하자 하락추세가 빨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앞으로는 위 그래프에서 점선 화살표로 그어놓은 추세선을 따라 급락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우리나라도 일본이나 미국처럼 부동산 버블(주로 아파트 버블)이 본격적으로 붕괴될 텐데, 그래도 위 그래프에서 향후 추세를 예측해본 점선 추세선을 미국이나 일본보다는 각도가 다소 완만하도록 그어 놓았습니다.
그 이유는 2008년 3분기 이래 벌써 4년 동안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오면서 은행들이 위기의식을 갖고 상당한 대비를 갖추어왔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결국은 미국이나 일본처럼 크게 하락하게 되더라도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훨씬 작을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우리나라의 부동산 버블 붕괴에 따른 경제위기를 수습해야 할 때 그래도 최악보다는 다소 나은 여건(버블 붕괴의 충격을 견디기 위한)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 썼던 지난 글에서,
결국 앞으로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이 그동안의 완만한 하락세를 접고,
모든 부동산 버블 붕괴가 그러하듯이 빠르게 급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시점은 대통령 선거 직후가 되지 않을까 추측한다고 썼습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에는, ‘부동산이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인다’는 언론기사가 자주 등장했습니다. 당시 부동산 시장의 실제 분위기와는 전혀 맞지 않는 쌩뚱맞은 기사였는데, 이런 기사들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역시 대선을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다고도 썼습니다.
그 뒤 발표된 통계수치(위에서 제시해드린 하락률)를 보면, 10월, 11월의 하락률이 더 높은 상황이었는데도, 언론에서는 ‘부동산이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인다’는 기사를 내보내고 있었으니, 이는 완전히 의도적인 거짓말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고 나서 대선이 끝나니 이제는 갑작스레 태도를 바꾸어 부동산 대폭락 가능성을 경고하는 기사가 요사이 TV나 신문지상에 꽤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건 또 갑자기 왜 그럴까요?
이는 아마도 막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서둘러 경고에 나서는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폭락이 임박한 것이 워낙 눈에 보이니, 앞으로 크게 붕괴한 후를 생각해서 미리 변명꺼리(자신들은 미리 그 가능성을 경고했다는)를 마련해 두기 위한 조치로 보입니다.
이처럼 보수언론과 경제신문들 마저 서둘러 부동산 대폭락에 대해 경고하고 나설 정도로, 지금은 매우 급박한 시점으로 보입니다.
위에서 제시해드린 그래프는 이번에 출간한 저의 신작 ‘착각의 경제학’ 책을 만들면서 디자이너의 도움을 받아 그린 것입니다. 임박한 부동산 붕괴의 위험성을 어떻게 시각화해서 보여줄 수 있을까를 궁리한 끝에, 한·미·일 세 나라의 부동산 하락 패턴을 비교해서 그려본 것입니다.
그 외에도 책에서는 저의 일본 지인의 부동산 매입 사례와 비교하여 우리나라 아파트 가격의 최종적인 하락률이 얼마나 될지를 예측한 내용도 들어 있습니다. 제가 추측해본 수치는 ‘평균’ 가격 하락폭 55.6%입니다.(이는 임대수익률을 기준 삼아 추측해본 것입니다)
단 이 수치는 ‘평균치’임을 강조해둡니다.
지금까지 서울 아파트 전체 평균이 6.7% 하락하는 동안,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 아파트 같은 재건축 아파트들이나 그동안 상대적으로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던 대형 아파트들의 경우에는 벌써 30% 가까이 가격이 하락한 경우들이 꽤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처럼 개별적인 아파트들의 경우는 전체 평균 하락률보다 더 큰 폭의 하락을 보이는 경우들이 많이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 때문에 일본의 경우도 6대 도시 대지 가격 기준으로 3분의 1 토막이 나는 동안, 주택 가격은 8분의 1 토막이 났다는 얘기도 많이 들려오곤 합니다.
그리고 평균 가격 하락폭 55.6%는 아파트를 정상적인 주택으로 간주하고 계산한 수치임도 밝혀두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일본과 달리 ‘대단지 아파트’의 재건축, 리모델링 문제가 있습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단독주택과 다세대주택 위주의 주거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일본의 맨션이 우리나라 아파트와 조금 비슷하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도 아니고, 또 대단지를 이루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대단지 아파트는, 가격의 대세 하락시에는 재건축, 리모델링이 불가능하다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 문제까지 고려한다면, 이 경우의 가격 하락폭은 ‘현재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다, 정도로만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이번에 새로 출간하는 책 ‘착각의 경제학’은 어느 덧 저의 세번째 책이 되었습니다. 매번 책을 쓸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책이라는 글쓰기 공간은 이곳 아고라 게시판과는 성격이 또 다른 것 같습니다. 책을 쓰다보면 아무래도 전체적인 체제와 내용이 달라집니다.
이번 책의 경우도 그동안 이 곳 게시판에 썼던 내용은 30% 정도이고, 나머지 70%는 이곳 게시판에 없는 내용이니, 관심있는 분들께는 일독을 권해 드립니다.
책 링크: 착각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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