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의 큰 흐름에 대해
카이사르21 (success****)
2012.11.23 10:45
최근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은 예전만 못한듯 합니다.
물론 큰 돈이 물려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부동산( 특히 아파트)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겠죠..
저는 개인적으로 부동산과 관련된 포지션이 없어서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의견을 물어오신 분이 있어 간단히 저의 생각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저는 부동산 전문가도 아니고 현장의 분위기도 몰라 큰 흐름에 대해서만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혹시 현장 분위기를 잘 아시는 분이 계시면 댓글로 의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부동산! 땅을 말합니다. 물론 주택도 부동산이긴 합니다만 땅이 있어야 단독 주택을 짓든 아파트를 짓든 하기 때문에 땅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겠지요.
옆동네 일본 같은 경우 지진 해일 같은 자연재해가 많아 "부동산"이라고 하면 언제 허물어질지 모르는 건물이 아니라 땅을 진정한 부동산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쨌든 부동산 가치의 핵심은 토지의 가치인데 토지의 값이 올라가려면 토지가 그만큼 생산을 많이 해야 합니다.. 일년에 쌀 10가마 생산하는 논보다 20가마 생산하는 논의 가치가 높듯이 국가의 경제발전 속도와 더불어 그 국가를 이루는 토지의 가격도 올라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재화를 많이 만들어 내면 그 재화의 가치 만큼 돈이 많이 풀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도 됩니다.
아무튼 토지의 가격은 그나라의 경제성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수 십년동안 꾸준히 부동산 가격이 올랐는데 산업화 시대로 접어들며 고도 성장 한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경제성장과 이를 바탕으로 한 인구증가 추이는 자산시장에 큰 트랜드를 만들어 줍니다.
일본은 주식시장, 부동산 시장 모두 90년대 정점을 찍고 20년 넘겨 추락을 하고 있는데 고도성장 시대를 마무리하고 저성장과 인구증가 정체 및 고령화 현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우리는 일본이 좋든 싫든 유심히 살펴봐야 합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 서구문명이 들어 올 때 일본을 통해서 들어 왔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물론 미국 영향력에 편입되고 미국에 유학을 많이 가면서 서구문화가 미국을 통해 직접 들어오기도 했지만 큰 줄기는 일본을 통해서 왔습니다. 반세기 가량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으면서 국가 전반적으로 일본의 국가 시스템이 이식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2차대전이 끝난뒤 유일하게 과거 청산을 하지 않은 놀라운 나라입니다.
일본이 망하고 일본사람들은 모두 돌아갔지만 일본 사람 밑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그대로 눌러 앉았습니다.
사회 시스템에 해당하는 군대, 경찰, 공무원, 언론등 모두 친일파들이 통째로 나라를 접수했습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국가 시스템이 일본을 닮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비스마르크의 독일을 벤치마킹한 일본이 짧은 기간에 고도 성장한 모습에 감명해서 일까요..
우리나라 근대화를 주도한 일본군 장교 출신 박정희 대통령은 일본의 근대화 하는 과정을 벤치마킹 했습니다. 재벌위주의 경제정책은 말할 것도 없고 메이지유신까지 따라 했습니다. 산업전반에 걸친 주요 기술도 상당부분 일본에서 이전받은 것이 많습니다.
학창시절 아르바이트로 건설현장을 돌아다니며 노가다(막노동)를 많이 했는데 현장 용어가 거의 일본어더군요... 20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기억나네요.. 공구리, 빠루, 오비끼, 다루끼, 덴조, 오사마리 ~~
아무튼 대한민국의 미래를 논할 때 일본이 어떤 길을 걸어가는지 유심히 살펴야 합니다..
물론 똑같은 길을 걸어가진 않을 것입니다.
민족성도 다르고 역사와 전통이 달라서 변수가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큰 흐름에서 유사한 길을 걸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한국은 10 ~ 20년 정도의 간격을 두고 일본이 걸어갔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일본은 패망후 한국 전쟁에서 대박을 맞고 가까스로 경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60년대 올림픽을 열고 고도성장을 하다 80년대 자동차, 전기,전자등 제조업으로 세계를 재패했습니다.
6.25를 거치며 온 나라가 잿더미가 된 후 가발 만들어 팔던 한국은 월남전으로 경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고도성장을 하다 80년대 올림픽 열고 2000년대 접어들면서 제조업으로 세계를 호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부터 성장이 멈춰버렸습니다.. 90년대부터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에도시대 이후 땅값이 내린적이 없다던 "부동산 불패 신화"의 원조 일본 부동산 시장이 이때부터 맛이가기 시작합니다...
일본 부동산 시장이 맛이가기 시작하던 90년대 초반에서 20년이 지난 오늘의 대한민국~~ 일본이 맛이가기 시작하던 때와 상당부분 닮아 있습니다..
삼성이 잘나간다고, 현대차가 잘나간다고 박수만 칠 일이 아닙니다..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 일본 전자 3총사의 신용등급이 정크본드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20년전 세계 최강 소니가 20년 후 삼성의 발바닥 때만도 못한 처지가 될지 누가 알았을까요..
달은 차면 기운다는 말이 있습니다. 주역에 보면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바닥을 칠 때가 상승의 시작이고, 최고 꼭지를 형성할 때가 하락의 시작입니다.
일본이 최전성기에서 꺽이던 때의 모습이 현재 우리나라 상황과 소림끼치도록 유사한점이 많습니다.
80년대 말~ 90년대 초반을 거치면서 일본 제조업은 최전성기를 맞이 했지만 본격적으로 저성장, 고령화가 시작되었고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꺼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는지금 제조업에서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지만 중국의 무서운 추격을 받고 있습니다.
20년후 삼성이 소니 꼴 나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도시화, 산업화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어 구조적으로 더이상 고도성장이 어렵습니다...
잠재성장률이 5%가 되지 않는데 7%성장 시키겠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이거나 무식하거나 둘중 하나입니다.
요즘은 중산층을 70%까지 늘리겠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계시던데 7% 성장론 못지않게 황당하게 들립니다.
누구든 더 이상 중산층을 까먹지만 않아도 역사에 기리남을 인물이 될 것입니다..
구조적으로 고도성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위축되어 3% 성장도 쉽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저성장, 고령화, 인구정체 상황에서는 자산시장에서 노다지를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고구마 농사를 짖고 수확을 할 때면 땅 만파면 고구마가 나옵니다.
그러나 한바탕 싹쓸이 하고 나면 밭에 고구마가 몇개 없습니다.
물론 잘 찾아보면 고구마 넝쿨이 나올수도 있습니다.. 꼼꼼히 구석구석 찾아보면 고구마를 캘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큰 흐름으로 보면 한물 갔다는 것입니다..
농사를 짖고 추수를 했기 때문에 거둬드릴 것이 많이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도 이와 흡사합니다.. 이미 한바탕 해먹었습니다.
고도성장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올라간 것도 있고 투기대상이 되면서 뻥튀기 되어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펀더맨탈, 투자심리 두가지 측면으로 볼때 전성기는 지나갔다고 봐야 합니다.
털어 먹을 수 있는 호구들을 상대로 탈탈탈탈 다 털어 먹었습니다.
하우스푸어, 중산층 붕괴.. 이제 그 후유증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일본이 20년전에 겪었던 그 길을 똑같지 않지만 유사하게 따라가고 있습니다..
버블붕괴 이후 일본 부동산 시장은 6분의 1토막 났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본격적으로 거품이 빠지지 않았습니다. 1인당 GDP 가 일본의 반 밖에 되지 않는데 비슷한 위치 비슷한 크기의 주택 가격이 일본보다 훨씬 비쌉니다. 거품이 끼어있다는 소리입니다. 하우스푸어들이 힘겹게 힘겹게 떠받치고 있는 지금의 가격이 얼마나 유지될지 미지수 입니다.
우리나라가 일본이 갔던 길을 걸어가지 않을 가능성도 있고 또 그래야만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뭘 해보겠다고 무리수를 두는 것은 위험하지 않을까요~~~
글이 길어진 관계로 다음글에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