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이상한 상식들의 종말
세일러 (idca****)
1. 부동산, 몇 가지 흥미있는 오해 내지 거짓말들 09.09.15
2. 보금자리 주택 미달의 의미 09.10.22
3. 아파트 매트릭스 11.01.26
4. 전세제도에 대한 오해 11.10.21
5. 전세제도에 대한 오해 2 11.10.24
6. 통화량 증가율 vs 아파트가격 비교 11.10.26
7. 부동산, 이상한 상식들의 종말
최근의 부동산 시장 상황과 제가 예전에 부동산에 대해 썼던 글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위 4, 5번 글에서 보다시피,
작년 10월 당시까지도 전세금이 상승하고 있을 무렵에 ‘지금 정도의 전세금을 내고 들어가는 것은 전세금을 떼일 위험이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경고하는 내용의 글을 썼습니다.
결국 다음 기사에 보는 바와 같이 세입자가 전세금을 떼이게 생긴 ‘깡통 전셋집’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에 '깡통 전셋집' 나왔다… 세입자 "돈 떼일판" 머니투데이 2012.07.05
[사설] 깡통 아파트 시대에 전세 제도 손질해야 중앙일보 2012.07.10
저의 지난 글에서,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전세제도 자체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중앙일보가 제 글의 취지와 똑 같은 주장을 사설로 펼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위 2번 글에서는,
아래와 같은 언론기사를 소개해드렸습니다.
주말 영종,청라 북새통...분양사들 '순풍' 기대 아시아경제 2009.10.19
위 기사 내용 중에는 “영종ㆍ청라지구의 장래성과 투자 가치”를 거론하며, ‘호객’하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저는 이에 대해 절대 ‘투자가치’가 없으니 속지 말아야 한다는 설명을 드렸었습니다.
위 글을 썼던 것이 09년이었고, 어느덧 3년 가까운 시간이 흘러 당시 호객행위에 속아 그예 청약을 하고만 분들의 최근 상황은 아래와 같습니다.
"입주 못한다" 들끓는 청라·영종 경인일보 2012.07.05
'기반시설 미비' 집값하락에 영종 입주자 '한숨' 연합뉴스 2012.07.05
09년의 언론기사와 2012년 현재 시점의 언론기사를 한 번 찬찬히 비교해서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결국은 객관적인 경제여건 그대로 흘러가는 것이며, 어떤 ‘요행’ 같은 것은 없다는 사실을 느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2번 글에서는 아울러,
당시 주변시세보다 50~70% 저렴하다고 내세우면서 30평대 아파트를 4억원대(서울 기준)에 분양하던 보금자리 아파트 가격이 여전히 너무 비싼 가격이므로, 부디 속아서 청약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권해드렸습니다.
그 판단근거로는 09년에 글을 썼던 당시에 미국의 주택가격이 이미 2001년 수준으로 하락했는데,
2001년 당시 서초구 양재역 일대의 아파트 가격이 평당 1000만원이 넘지 않았다는 사실을 들었습니다(30평대 기준).
물론 아직까지는 우리나라 아파트 가격이 2001년 수준까지 하락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아래 제목의 기사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상반기 서울 아파트 가격 역대 최대 하락 아시아투데이 2012.06.25
제목은 거창한데, 내용을 보니 ‘역대’라는 것이 ‘2003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를 말하는 것입니다.
2003년 이후면 부동산 상승기로 접어든 이후이니 제대로 하락해본 적이 없습니다. 올해 상반기(1~6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이 -2.14%를 기록했는데, 이 수치가 2003년 이래로는 역대 최대폭 하락이라고 합니다.
대형 아파트, 고가 아파트들의 경우는 몇 억원씩 하락한 경우들이 비일비재하지만, 서울 전체 평균으로는 겨우 -2.14% 하락한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아파트 가격 하락은 이제야 시작인 것입니다.
최근 미국의 워싱턴포스트가 우리나라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습니다. 위기직전의 스페인 보다 더 많다는 것입니다.
<WP> "한국 가계부채, 스페인보다도 심각" 뷰스앤뉴스 2012.07.10
이처럼 우리 한국인들은 경제위기에 처한 스페인을 보면서 남의 일 비웃듯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님을 인식해야 합니다.
결국 우리나라도 부동산 거품이 제대로 붕괴되는 길을 피할 수 없습니다.
앞서 영종ㆍ청라지구의 사례에서 보듯이 우리나라 아파트 가격은 향후 객관적인 경제여건을 반영해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은 2001년 가격보다도 더 하락하는 길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며, 어떤 ‘요행’으로 인해 그 길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입니다.
09년 이래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를 겪으면서, 이제 부동산 시장에서도 많은 거짓말들 내지는 이상한 상식들이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 부동산 상승기에 언론을 뒤덮었던 화두는 “대형 아파트가 대세다. 대형 아파트일수록 많이 오른다” 였습니다.
대중 투자자들은 언론이 바람몰이를 하면 그에 휩쓸려 들어가기 마련입니다.
어느 틈에 ‘대형 평형아파트가 더 많이 오른다’는 생각은 확고한 상식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너도나도 대출을 끌어다가 대형 평수로 ‘아파트 평수 늘리기’가 대세를 이루었습니다.
그 틈을 타서 건설사들은 원가도 별로 더 들어가지 않는 ‘대형 아파트’들을 고가에 분양하며 큰 수익을 챙길 수 있었습니다.
이제 “대형 아파트일수록 많이 오른다”는 말은 거짓말이라는 점은 누구나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최근 대형 아파트일수록 가격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작년 아파트 비쌀수록 많이 떨어졌네" 연합뉴스 2012.01.13
노후 되레 위협하는 '중대형 아파트의 덫' 한국일보 2012.01.09
베이비부머 '집 줄이기' 어려워 진퇴양난 연합뉴스 2012.07.08
재건축 아파트, '넓히기'보다 '1+1 쪼개기' 인기 SBS 2012.06.23
이처럼 “대형 아파트일수록 많이 오른다”고 하는 이상한 상식은 이제 자취를 감추었지만, 아직까지도 이상한 상식 한 가지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독신 추세를 반영하여 1,2인 가구는 계속 늘어난다. 그러므로 소형주택 임대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가 그것입니다.
이처럼 이상한 상식이 판을 치면서 빚어지는 현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金여사도 李대리도 앞다퉈 “오∼피스텔 ” 동아일보 2012.07.05
견본주택 ‘人海’… 경쟁률 최고 수천대 1… ‘오피스텔 광풍’ 국민일보 2012.07.08
오피스텔 투자 광풍이 불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광풍이 더 있습니다.
최근 수년간 서울에서는 임대용 원룸건물을 짓는 ‘광풍’이 불었습니다.
‘광풍’이라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서울 어느 곳을 가더라도 역세권의 이면도로에서는 임대용 건물을 짓는 모습이 수년 내내 쉬지 않고 이어졌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저는 사실 어이가 없었습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건물 신축 붐이 분다는 것은…
정부에서는 침체에 빠진 경기를 떠받치기위한 수단으로 건설경기를 부양하고자 임대용 원룸 건물의 주차장 구비요건을 면제해주었습니다.(혹시 용적률도 상향조정해주었나요? 아시는 분 조언 부탁드립니다.)
거기에 더해 부동산 매매가격이 하락하니 임대수요로 몰리면서 전세가가 오르는 상황이 연출되었고, 여기에 더하여 저금리로 인해 임대수익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였습니다.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상황이 맞물리면서 최근 수년간 서울 전역에서 임대용 건물 신축 광풍이 불어닥쳤습니다. 공급물량이 지금도 계속 쏟아져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와 같은 모습을 보면, 공황이 일단 시작되면 왜 길어지는지 알 수 있게 됩니다. 호황에 익숙한 정부가 불황을 막기위해 무리한 경기부양책(부동산 경기를 조장하는 것이 가장 손쉬운 부양책입니다)을 동원함으로써 부동산 공급과잉을 더욱 심화시킵니다.
이 과다공급은 향후 닥쳐올 부동산 불황을 그만큼 더 길어지게 하고, 하락폭을 더 깊게 만들 것입니다. 그 때문에 공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마는 것입니다.
“독신 추세를 반영하여 1,2인 가구는 계속 늘어난다. 그러므로 소형주택 임대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이와 같은 상식이 계속 지탱될 수 있을까요?
1,2인 가구를 구성하는 젊은층 인구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중입니다.
더 결정적인 사실은, 1인가구는 호황기에 증가하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일단 불황이 닥치면 1인가구가 가장 빨리 줄어들게 됩니다. 개인주의가 발달하고 가족이 해체되었다는 미국에서 조차 이미 1인 가구가 줄어들고 가족이 모여사는 추세가 나타났습니다.
끈끈한 가족간의 협동 문화가 강한 한국은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 경기침체가 다시 가시화되기 시작하면 1인 가구는 앞으로 가장 빨리 줄어들게 될 것이고, 임대용 원룸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입니다. 원룸 임대수요는 급속한 붕괴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오피스텔 투자로 인플레이션 대비하라 중앙일보 2012.07.03
‘인플레이션’을 들먹이며 오피스텔 투자로 유인하는 호객행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벌써부터 아래와 같이 불길한 징후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피스텔 광풍(狂風)... 2~3년뒤 '애물단지' 전략 우려 노컷뉴스 2012.07.10
도시형 생활주택 '빈집' 는다‥과잉공급 부작용 MBC TV 2012.01.07
왜 자꾸 이상한 상식들이 생겨나는가,
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형아파트가 대세다’라는 이상한 상식이 자리잡음으로 인해 가장 큰 이익을 본 곳은 어디일까, 를 생각해보면, 건설사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1,2인 가구는 계속 늘어난다’는 이상한 상식이 자리잡게 된 것 역시 대형아파트 장사가 막을 내리니, 이번에는 소형아파트와 오피스텔 분양장사에 나서고 있는 건설사들의 이해관계를 빼놓고는 달리 생각할 여지가 없습니다.
강남축도 대세는 오피스텔…공급과잉 염려도 매일경제 2012.07.04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 콤팩트 아파트 시대 선언 매경이코노미 2012.01.16
이상한 상식은 결국 붕괴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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