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의 진화와 사회의 진보
구조론연구소 김동렬슨생 2011.11.21
생물의 진화나 사회의 진보나 자본의 팽창은 본질에서 같다. 생물의 진화 원인을 모르므로, 사회의 올바른 진보전략이 나오지 않고, 자본에 대한 합리적인 통제방법도 모르는 것이 현대사회의 병폐다.
다윈의 생존경쟁 개념은 수구꼴통의 시장지상주의와 마찬가지로 초딩 마인드다. 그야말로 무식이 하늘을 찌른다고 할 수 있다. 진보진영의 투쟁전략도 여전히 이러한 초딩수준에 머물러 있다는게 문제다.
한 마디로 ‘상부구조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상부구조는 원인측, 하부구조는 결과측이다. 원인측을 보라는 말이다. 다윈은 결과측을 관찰했을 뿐이다. 원인측은 첫째 유전자, 둘째 집단, 셋째 상호작용이다.
구조론의 모듈진화론 ↔ 다윈의 적자선택론
◎ 유전체계 ( O ) – 신체부위 ( X )
◎ 집단 ( O ) – 개체 ( X )
◎ 상호작용 ( O ) – 돌연변이 ( X )
다윈은 생물의 머리나 꼬리나 몸통이나 깃털이나 신체 일부분을 관찰한다. 기린의 목을 관찰하고 핀치새의 부리를 관찰하는 식이다. 틀렸다. 결과측을 보지 말고 원인측을 보라. 변이는 유전자에서 일어난다.
진화는 ‘모듈 단위로 일어난다’는 것이 구조론의 입장이다. 모듈은 생물 개체의 머리나 꼬리나 깃털이나 몸통과 상관되지 않는다. 인간의 혀가 특별히 진화해서 말을 하게 된 것이 아니라 사회의 진화가 혀에 반영되었다.
어떤 인간이 특별히 변이를 일으켜 앵무새처럼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해도 그 인간은 쓸데없는 곳에 에너지를 소비하는 비효율적인 존재이므로 곧 도태되고 만다. 그런 따위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인간의 유전체계 내에 사회적인 소통방법을 규정하는 모듈이 존재하며 그 모듈에서 변이가 일어난 것이다. 인간은 단지 혀를 잘 움직이는 정도가 아니라 종합적으로 집단의 의사소통 수준을 발전시켰다.
영어의 he, is, a, are 등은 턱으로 대상을 가리키는 몸짓이다. 턱짓이다. 혀가 아니라 턱이라는데 주의해야 한다. 혀만으로는 언어를 말할 수 없다. 인간은 턱과 혀와 입술과 이와 성대로 소리를 낸다.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제어하는 모듈이 있다. 결론적으로 공동체의 전개하는 방향성이 진화를 추동하는 근원의 엔진이다. 진화는 개체가 아니라 집단 단위로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아프리카의 사바나 코끼리는 암수 모두 커다란 상아가 있다. 반면 정글코끼리는 상아가 가늘고 뾰족하다. 인도 코끼리 암컷은 대부분 상아가 없으며 조그맣게 있는 경우도 있다. 상아가 없는 수컷도 있다.
사막코끼리는 상아의 길이가 짧다. 상아가 코끼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무 것도 아니다. 사바나 코끼리의 상아는 정글을 파괴하여 길을 만들고 동물이 지나다니게 한다.
상아가 없으면 사바나가 정글로 변하고 동물들의 이동로가 막혀 건기에 좁은 지역에 갇힌 동물이 먹이를 구하지 못해 몰살되는 수가 있다. 사바나 코끼리의 큰 상아는 코끼리보다 다른 동물에게 더 이로운 것이다.
인간들의 행동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갈림길을 만나면 반드시 오판을 한다. 마이너스 원리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판단이 아니라 거꾸로 손해가 되는 판단을 한다.
◎ 합리적 행동 : 자기에게 이득이 되는 행동.
◎ 비합리적 행동 : 자기에게 손해가 되는 행동.
인간이 합리적인 존재라는 통념은 망상이다. 인간은 지극히 비합리적인 존재이다. 그러나 개인의 비합리적인 행동은 역으로 공동체의 리스크를 감소시킨다. MC몽이나 이하늘의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그 경우 개인은 오판으로 희생되지만 집단에게는 유익해진다. 이명박의 삽질이 그러하다. 인간의 비합리적인 판단은 집단 내의 상호작용을 증대시키기 때문이다. 인간의 오판이 상대의 반응을 끌어내는 것이다.
갈림길에서 하수가 어떤 판단을 할지 고수는 뻔히 안다. 보나마나 상대가 반응하는 쪽으로 판단한다. 슬그머니 반응하는 척 해주면 금방 따라온다. 권투선수는 왼손잽으로 주의를 끈 후 오른손 훅으로 결정짓는다.
뱀 다루는 사람은 한 손으로 뱀의 주의를 끈 후 다른 손으로 뱀의 목덜미를 낚아챈다. 일단 반응을 해서 상대를 현혹시킨 후 제압하는 것이다. 이는 마술사가 관객을 속이는 방법과도 같다.
개인의 비합리적인 판단은 스트레스라는 무의식의 조종을 받는다. 개가 짖는 이유는 도둑을 물리칠 의도가 아니라 단지 낯선 냄새에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떠넘길 목적으로 짖는 것이다.
인간은 어떤 판단의 기로에 서면 스트레스 때문에 금방 자신에게 해롭고 장기적으로 집단에 유익한 나쁜 길을 선택한다. 이러한 판단과 행동은 집단 내에 상호작용을 증대시켜 집단을 이롭게 한다.
아시아가 쇠퇴한 이유는 상호작용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직도 한중일은 서로간에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유럽은 전쟁도 많이 했고 무역도 많이 했다. 활발한 상호작용이 그들을 진보시켰다.
생물의 진화 역시 상호작용의 증대라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 상호작용의 증대는 개체 단위로 설명될 수 없다. 집단이나 군집 단위로 파악해야 하며 더 나아가서 생태계 전체 단위로 파악해야 한다.
어떤 종류의 천산갑은 불필요하게 몸을 공모양으로 만드는데 집착한다. 단지 적으로부터 방어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을 추구한다. 방향성이 있으며 의도적으로 그 방향으로 간 것이다.
생존 관점에서 보면 천산갑의 그러한 행동이 이해되지 않으나 상호작용의 관점에서 보면 충분히 납득된다. 천산갑의 진화방향은 결국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증대시킨다. 더 환경과 밀접해진다. 그것이 진화다.
◎ 환경과의 상호작용 – 카멜레온, 사마귀, 해마, 나방 등
◎ 집단 내의 상호작용 – 인간의 언어가 대표적이다.
◎ 이성 간의 상호작용 – 일부 성선택설로 설명되고 있다.
상호작용은 환경과 종 사이에서 주로 일어나지만 집단이나 군집 내에서 혹은 종 내부에서 암수 사이에서도 관측된다. 환경과 종 사이의 상호작용은 환경변화로 인한 대멸종과 그 이후의 대진화를 설명할 수 있다.
다리를 벌려 풀잎인척 하는 메뚜기.
꽃인척 하는 사마귀
해초인척 하는 해마
산호인척 하는 해마
중요한 것은 난초, 사마귀, 해마, 나방, 도마뱀붙이 등 몇몇 종만 이런 짓을 열심히 한다는 점이다. 어떤 종류의 해마는 전혀 이런 짓을 하지 않는다. 이런 행동이 개체의 생존률을 높였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
환경과의 상호작용은 특정 개체의 생존률을 높였다기보다 대규모적인 환경변화에서 그 종이 살아남을 확률을 증가시켰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예컨대 개는 매우 다양한 종이 있지만 치타는 1종 1속 뿐이다.
아프리카의 결혼관계에 있지 않은 두 부시족의 유전자 차이는 영국인과 한국인의 유전자 차이보다 크다. 즉 부시맨은 한국인이나 영국인보다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정도가 더 큰 것이다. 애초에 설계가 다르다.
이런 부분을 통합적으로 조율하는 유전자가 있으며 그 때문에 불필요한 미학적 완벽주의를 보여주기도 한다. 마치 고집센 장인처럼. 거꾸로 봐야 한다. 그러한 방향성, 지향성이 도리어 진화의 본질이다.
◎ 종래의 관점 - 우연히 변이가 일어났고 적합한 것이 살아남았다.
◎ 구조론 관점 - 모듈세팅의 지나친 완벽주의가 진화를 추동한다.
동물 중에서 인간만이 말을 한다. 인간만이 웃을 줄 안다. 인간만이 털이 없다. 이 셋은 각각 각각 별도로 진화한 것이 아니라 동시에 진화한 것이다. 웃음과 말과 표정은 정보전달이라는 점에서 공통되므로 같은 진화의 모듈에 속한다.
인간의 언어는 집단 내의 상호작용을 증대시키는 유전자 모듈의 방향성이 결정한 것이며 굉장히 많은 진화가 동시에 일어났다. 300만년 혹은 500만년 전에 처음 나무에서 내려왔을 때부터 방향이 정해져 있었다.
300만년 전 원인이 현대인처럼 발달된 혀와 성대와 구강과 턱근육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확률적으로 그러한 조합이 탄생될 인자가 있었고 드물게 놀라운 정도로 현생인류와 유사한 개체도 있었다.
남자는 여자보다 천재와 바보가 많고, 흑인은 백인보다 천재와 바보의 편차가 크다. 애초에 소스가 주어져 있었던 것이다.
생존경쟁 개념은 멸종론이지 진화론이 아니다. 그걸로 종의 멸종을 설명할 수 있으나 진화를 설명할 수는 없다. 인과관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 자연도태는 진화의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
자동차가 오늘날의 모습으로 진화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끝없이 새 자동차를 내놨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 많은 자동차들이 폐차되었지만 그 부분은 논외다. 폐차 덕분에 신차가 나온건 아니다.
폐차는 그냥 수명이 다해서 폐차된 것이다. 자동차의 진화는 적자생존 때문이 아니라 고유한 환경과의 상호작용 능력 때문이다. 그리고 환경이 지속적으로 변화한다. 30년 안에 구글에서 하는 무인자동차가 전면화 된다면 그건 생존경쟁 때문이 아니라 IT산업의 발달 덕분이다. 마차의 자연도태와 자동차의 등장은 관계가 없다.
중국마차는 경쟁을 안해서 자동차로 진화를 못한 것이 아니다. 인간의 웃음이나 표정이나 언어는 개체의 생존과 관련이 없고 집단의 전략과 관계가 있다. 반드시 상부구조가 있고 그 상부구조에서의 규정이 핵심이다.
생존경쟁에 져서 멸종된 예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종은 생물의 대멸종기에 순간적으로 멸종된다. 근래 1만년 안에 멸종된 종은 거의 인간이 멸종시킨 것이다. 과거에 영국에서 검은 나방, 흰 나방 어쩌구 하는 바보같은 주장이 있었으나 개소리에 불과하다. 전혀 근거가 없다.
◎ 정답 - 모든 생물 종의 유전체계 내부에는 고유한 환경과의 상호작용 능력이 있으며 그것이 진화의 본질적 원인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1) 반드시 발견되어야 할 상부구조가 있고 그 상부구조에 원인이 있다.
2) 인간은 상부구조의 방향성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조종되는 비합리적 존재다.
3) 상부구조는 주로 변화하는 환경과의 부단한 상호작용 형태로 기능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아내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냥 보이는 것을 보려고 하지 말고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내는 훈련을 해야 한다. 갈라파고스 섬 핀치새의 부리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한 것은 그게 원래 핀치새 집단의 전략적 방향성이었던 것이다. 핀치새는 단지 부리만 변이를 일으킨다.
천문학자가 눈으로 보고 행성을 찾아내는 것은 아니다. 암흑물질을 눈으로 보고 찾아내는 것이 아니다. 보이는 별들의 궤도가 불규칙한 것을 보고 거기에 영향을 미치는 보이지 않는 행성의 존재를 알아채는 것이다. 보이는 물질의 질량을 계산해보고, 거기에 공백을 만드는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의 존재를 아는 것이다.
상부구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한다. 눈으로 보려고만 해서는 5천년 동안 줄곧 눈으로 뻔히 보고서도 소실점을 보아내지 못한 것이 인간이라는 존재이다. 계 내부의 상호관계에서 성립하는 질서라는 개념이 있어야 그것이 보인다.
니체가 권력의지를 말했을 때 그것이 개인의 내부에서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권력은 개인이 아닌 집단에 존재한다. 보이지 않는 상부구조가 개인의 행동을 결정한다. 그것을 아는 것이 정신차리는 것이다. 진화 역시 상부구조가 결정한다.
진화의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수구꼴통들이 헛소리를 하고, 또 진보세력이 그 수구세력의 헛소리를 제압하기는커녕 오히려 놀아나고 있는 것이다. 반드시 상부구조가 있고 모듈이 있다. 방향성이 있다.
애초에 방향성이 있기 때문에 상호작용의 증대는 그것이 전쟁이든 무역이든 염병이든 반드시 장기적으로 집단에 유익하게 나타난다. 센터가 부피의 중심보다 앞에 있으면 꼬리가 어떻게 움직이든 앞으로 간다.
제멋대로 움직이면 제멋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 한 방향으로 간다. 이때 방향은 확산 아니면 결집이다. 무리가 제멋대로 움직이면 흩어지거나 모이거나다. 늑대가 나타나면 양들은 제멋대로 가도 모여 있게 된다. 상어가 나타나면 물고기는 제멋대로 가도 공 모양으로 뭉친다.
집단 내부의 긴장도를 끌어올리고 스트레스를 높여서 상호작용을 증대시키면 거대한 진보가 일어난다. 반면 이 길이 맞다거니 저 길이 맞다거니 하면서 한 쪽을 닫아놓고 한 쪽으로 가면 퇴보하여 망한다.
구조론의 핵심은 탑 포지션을 차지하는 것이다. 탑 포지션은 외부환경과의 상호작용 밀도가 높은 곳이다. 반면 외통수로 몰리면 진다. 상호작용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간단한 거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재벌집중, 지대상승, 고립주의는 상호작용을 차단한다. 일시적으로는 집중이 효과를 내는데 그 경우는 외부에서 새로운 시장이 계속 찾아질 때다. 공격은 집중이 이기고 수비는 집중이 진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애플의 클라우드 전략은 연환계로 엮이는 건데 공격은 효과적이나 수비를 못해서 망한다. 민주당과 친노세력의 연합이 공격에서는 효과적이었다. 참여정부가 정권을 획득한 것이다.
그러나 수비를 못해서 한나라당에게 당했다. 지금 전세가 바뀌어서 우리가 다시 공격모드이므로 대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묻지마 통합은 적이 어떤 승기를 잡았을 때 매우 불리하게 작용한다.
모여서 공격하고 분산하여 후퇴하라. 이게 정답이다.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따라잡을 때는 모여서 가는 것이 좋고 선발주자가 방어할 때는 분산하여 막는 것이 좋다. 경제의 이치와 생물의 이치와 정치의 이치는 완전히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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