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경향 | 입력 2011.04.11 14:46
ㆍ"단순히 부자가 아닌, 더 높은 꿈을 꾸는 사람만이
빌딩 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서울의 빌딩 숲을 보면서 '저 많은 빌딩의 주인은 누구일까' 부러워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작은 빌딩 하나 있었으면…'이라는 바람을 가진 적도 있을 것이다. 평범한 직장인들의 로망이라고 할 수 있는 빌딩 주인. 과연 어떤 사람이 그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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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명의 빌딩 부자들을 만나다!
하루에도 수십 권씩 쏟아져 나오는 재테크 서적들. 하지만 그 책들 가운데 유난히 눈에 띄는 제목이 있었다. 바로 「빌딩 부자들」이라는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도 빌딩 하나 갖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도착하자마자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다.
이 책을 쓴 사람은 현재 한국경제신문에서 근무하고 있는 현직 여기자다. 그녀가 2년 동안 부동산 전문기자로 일하면서 만난 50명의 빌딩 부자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낸 것. '빌딩 부자'에 대한 선망과 막연한 호기심, 그리고 그 빌딩 부자들의 뒷이야기가 궁금했다. 성선화(33) 기자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2년 전 취재 차 만났던 한 빌딩 부자 때문이다.
"처음 인터뷰를 하러 가면서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어요. 상속을 받은 돈 많은 사람이겠거니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는 30년 전에 시골에서 올라와 명동에 빌딩 한 채 갖는 게 꿈이었던 평범한 사람이었어요. 그와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면서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큰 충격을 받았죠."
평범한 일반인들도 강남의 빌딩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깨닫게 된 성 기자. 그 뒤로도 우연히 빌딩에 관련된 취재를 하게 되면서 빌딩 부자들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 특히 요즘에는 부동산 시장이 '수익형'으로 바뀌면서 수익형 부동산의 최고봉인 빌딩 부자들에 대해 정리를 하고 싶었다.
그리고 현재 은퇴를 준비하는 사람들과 직장을 다니는 20, 30대들에게 빌딩 부자들의 노하우도 꼭 알려주고 싶어 책 출간을 결심했다. 처음에는 취재 때문에 빌딩 부자들을 만났지만, 책을 엮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빌딩 부자들을 직접 만나봐야 했다. 하지만 그들을 만나기란 좀처럼 쉽지 않았다.
"돈 많은 사람들은 절대 돈 안 되는 일은 하지 않더라고요. 그런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 3명 이상의 도움을 받아야 했어요. 또 힘들게 직접 만나도 소득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해주지 않는 것도 문제였죠."
그렇게 주변 사람들의 인맥을 활용해 어렵게 만난 50명의 빌딩 부자들. 하지만 이들을 만난 건 결코 헛된 시간 낭비가 아니었다. 이들을 통해 성 기자는 "인생과 세상에 대해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부자가 되는 핵심은 바로 '인맥'
성 기자가 만난 빌딩 부자들 중에서는 소위 말하는 명문대 출신들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몸으로 직접 부딪쳐서 배운 이들의 지혜는 이론으로만 공부해서 익힌 지식과는 차원이 달랐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학벌'이 살아가는 데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바로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알게 됐다. 성 기자가 특히 빌딩 부자들과 만나면서 얻은 가장 중요한 교훈은 바로 '인맥'의 중요성이란다.
"한 분야에서 50명의 사람들을 직접 만나보니 인맥이 얼마나 넓은지 알 수 있었어요. 덕분에 저 역시 재계 회장들과 돈독한 친분을 유지할 정도로 인맥이 넓어졌죠(웃음)."
사실, 이 책의 핵심도 어떻게 보면 '인맥'이라고 볼 수 있다. 부동산 투자 정보 역시 지인으로부터 나오고, 관련 업체들 모두 지인을 통해야 순조롭게 풀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 형성된 인맥 없이 일을 진행했다가는 실패할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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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여자들은 인맥이 약한 편이잖아요. 그래서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아요. 내가 정말 필요할 때 도와 줄 수 있는 인맥을 잘 형성해두는 게 중요해요."
33년을 살아오면서 전혀 재테크에 관심이 없었던 성 기자. 경제 기자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월급으로 얼마나 재테크할 수 있을지 전혀 감이 없었고, 돈을 아껴야 된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50명의 부자들은 그녀의 생활과 마인드를 한꺼번에 바꾸어놓았다.
"제 월급으로도 저축하고 충분히 아끼면 3년 동안 1억원을 모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왜 전에는 알지 못했는지, 정말 충격이었죠."
성 기자는 그동안 써온 생활비를 계산해봤다. 아무 생각 없이 써온 커피 값만 한 달에 20만원, 택시비는 50만원이었다. 굳이 안 써도 되는 돈이 줄줄 새고 있었던 것. 앞으로 재테크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을 단단히 먹고 카드 소비를 대폭 줄이기 시작했다.
귀찮아서 사용하지 않았던 쿠폰도 모으기 시작했는데, 한 번 재미를 붙이니까 돈이 절약되는 재미가 쏠쏠했다. 또 요즘에 인터넷을 통해 확대되고 있는 소셜 커머스 또한 적극 활용해 생활 속에서 빠져나가는 돈을 하나씩 차단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경매 컨설턴트를 통해 월세 50만원이 나오는 경매 물건을 꾸준히 알아보고 있다.
성 기자에게 초보 재테크 투자자들이 1천만원으로 어떻게 투자를 했으면 좋겠느냐고 물었다.
"찾아보면 1천만원을 투자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경매 물건이 수두룩해요. 처음부터 너무 무리하게 욕심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일단 작은 걸로 시작해서 점점 돈을 불리는 게 바로 재테크의 기본이거든요."
그렇다면 빌딩 부자들이 자식들에게 가장 물려주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돈', '빌딩', '인맥' 등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들이 자식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은 바로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재테크 능력'과 '올바른 가치관'이었다. 빌딩 부자들이 말하는 올바른 가치관은 바로 '꿈'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단순히 운이 좋았거나 부모에게 유산을 상속받아서가 아니라 더 높은 곳을 향한 꿈이 있었기 때문에 그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어요. 때문에 자식들에게도 꿈을 가장 물려주고 싶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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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편하게 즐기기 위해, 단지 부자가 되기 위해 빌딩 부자를 꿈꾸기보다 더 높은 곳을 보고 달려 갈 수 있는 사람만이 빌딩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게 바로 빌딩 부자의 노하우였던 것이다.
(5) 대학 졸업장은 없지만 살아 있는 지혜가 있다.
한국 경제는 1997년 IMF와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다. 빌딩 부자들은 경제 위기 때문에 우량한 물건이 급매로 시장에 쏟아지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사람들은 부동산 시대가 끝났다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빌딩 부자들은 오히려 대출받아 물건을 구입했다. 이들은 위기가 기회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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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에서 매달 대출이자 23만원를 빼고 나면, 순수익 32만원이 남는다. A씨의 실 투자금액은 7천만원-대출금 5천6백만원-월세보증금 5백만원 = 9백만원이 된다. 결국 9백만원을 투자해, 한 달에 32만원씩 수익이 발생하고, 2개월치 월세를 세금으로 낸다고 쳐도, 1년에 320만원의 임대료 수익이 생긴다. |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안진형(프리랜서),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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