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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의 신기원 ‘소셜커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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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1. 1. 2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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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의 신기원 ‘소셜커머스’

Ⅳ - 소셜커머스, 신 유통채널로 급부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전자상거래인 소셜커머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일종의 공동구매 형식이어서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소비자들의 호응이 뜨거운 이유다. 판매자들도 환영한다. 비용 대비 마케팅 효과가 탁월하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관련 업체들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과열이 우려될 정도다. 새로운 유통 모델인 소셜커머스의 세계에 접속했다.

 

 

#1 휴직 중인 직장인 강혜란씨(31)는 소셜커머스에 푹 빠져 있다. 티켓몬스터, 쿠팡, 데일리픽 등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포털보다 자주 방문한다. 이 사이트들이 판매하는 것은 전자쿠폰들로 음식, 뷰티케어, 의류, 공연티켓 등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을 50% 이상의 파격적인 할인가로 이용할 수 있다. 전자쿠폰을 구입하려면 일정 인원이 모여야 하기 때문에 친구들을 포섭해 함께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강씨는 오늘도 친구들을 끌어모으는 트위터 메시지를 발송한다. “강남역에 기막힌 일식집 발견! 즉시 쿠폰 공동구매 바람!”

 

#2  임성범씨(30)는 서울 대학로에서 재즈클럽을 운영한다. 손님이 드문 형편이라 최근 공연시간 전에 클럽을 레스토랑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좀처럼 식사하러 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속이 탔다. 소셜커머스가 임씨의 고민을 단번에 해결했다. 6만원짜리 서양식 풀코스를 반값에 먹을 수 있는 전자쿠폰이 입소문을 타면서 ‘대박’이 터진 것이다. 단 하루 동안 판매된 쿠폰 수만 5000매로 그만큼의 방문객이 확보된 것이다. 한 마디로 감격이었다.

 

#3  허민 전 네오플 대표는 온라인게임 업계의 스타 경영자다. 국내 최고의 흥행게임 ‘던전앤파이터’를 만든 주역이다. 그가 이끄는 나무인터넷은 최근 새로운 먹을거리를 발견했다. 바로 소셜커머스다. 관련 업체들이 급증하고 있지만 대부분 영세한 규모로 유지되는 것이 경쟁업체들의 약점이다. 자사의 소셜커머스 사이트 위메이크프라이스에 월 20억원 이상의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으며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소셜커머스가 전자상거래를 뒤흔들고 있다. 소비자들은 획기적으로 싼값에 쇼핑할 수 있고, 할인 품목의 판매자는 효과적으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이들을 이어주는 소셜커머스 업체는 중간에서 상당한 수수료 수입을 얻을 수 있다.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상생모델로 오픈마켓의 등장 이후 가장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소비자-판매자-중개자, 서로 ‘윈-윈’

소셜커머스는 공동구매 형태를 띠는 신종 전자상거래다. 일정한 수 이상의 구매자가 모여야 쿠폰을 구입할 수 있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서울 강남 유명 레스토랑의 코스요리를 50% 이하의 가격으로 시식하려면, 판매 기간 동안 최소 500명 이상이 쿠폰을 구매해야 한다는 식이다. 

 
매일 한 품목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것도 특징이다. 쿠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집중도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쿠폰이 적용되는 품목의 판매자는 대부분 음식점, 커피숍, 피부미용센터, 의류점 등 개인 업소들이다. 그러나 최근 여행사, 리조트, 패스트푸드점, 패밀리레스토랑 등 대기업이나 대형 프랜차이즈도 판매자로 가세했다.


소비자들이 소셜커머스에 열광하는 것은 무엇보다 할인 폭 때문이다. 대상 품목에 따라 다르지만 적게는 40%에서 많게는 80% 이상을 웃돌 때도 있다. 할인 품목의 질만 받쳐주면 말 그대로 불티나게 팔린다. 초기에는 20·30대 여성 직장인 등 실속파 소비자들이 애용했으나 지금은 상당히 대중화됐다. 시장이 형성된 지 1년 만에 500만 명가량의 소비자가 이용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소셜커머스가 ‘붐’을 이루는 것이 단순히 할인 폭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소비자들이 페이스북이나 미투데이, 트위터 등 SNS를 이용, 자발적으로 마케팅에 나서는 것이 급성장의 비결이다. 당일 할인 품목이 매력적이면 소비자들이 제한인원을 채우기 위해 지인들을 공동구매에 참여시킨다. 김도형 위메이크프라이스 브랜드전략실장은 “낯선 이보다 지인의 권유에 훨씬 신뢰를 느끼는 것이 소비자들의 성격”이라며 “SNS가 스마트폰의 ‘킬러 앱’으로 자리 잡으면서 입소문이 날로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고 말했다.  


입소문의 가장 큰 수혜자는 판매자들이다. 소비자들이 SNS로 쿠폰을 알릴수록 판매자들의 인지도도 덩달아 치솟기 때문이다. 전자쿠폰 판매가 마케팅 툴 역할을 하는 것이다. 비용은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거둬가는 수수료로 쿠폰 판매대금의 15~20%가량이다. 효과를 고려하면 결코 비싼 수준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서울에서 한 음식점을 운영하는 제예환씨(41)는 “신문에 전단지를 끼워 넣거나 가가호호 안내책자를 돌리는 종래 홍보방식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재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도 소셜커머스가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다. 지난 11월 소셜커머스를 통해 자사의 로봇청소기를 판매한 유진로봇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한 주 10여 개 남짓 팔리던 로봇청소기를 하루 동안 650대나 팔았다. 안선희 유진로봇 마케팅팀 과장은 “인터넷 검색광고나 전단지 배포 등 기존 방식은 성과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쿠폰 판매 직후 소비자들의 반응이 바로 일어나는 것이 소셜커머스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소셜커머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응이 뜨겁다. 전자쿠폰을 구매하는 소비자들

 

소셜커머스 ‘붐’에 대기업도 편승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갈수록 급증하는 추세다. 국내에 첫 소셜커머스 업체가 등장한 것은 지난해 3월. 그러나 같은 해 12월 둘째 주, 인터넷 사이트 평가 업체 랭키닷컴에 등록된 소셜커머스 업체는 대략 180여 개다. 김대영 공정거래위원회 사무관은 “직원 2~3명의 영세한 업체들도 생겨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훨씬 많은 업체들이 활동하고 있다”며 “하루에만 2~3곳의 신규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을 만큼 시장참가자들이 쏟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체가 급증하는 이유는 물론 돈이 되기 때문이다. 잘 나가는 상위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올린 실적은 이미 상당하다. 업계 1위인 티켓몬스터의 경우 지난해 11월까지 창업 후 반년 동안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위메이크프라이스는 10월2일 하루 동안 롯데월드의 자유이용권 할인쿠폰을 10만 매 팔아치웠다. 금액은 15억원으로 국내 온라인마켓 거래 사상 가장 많은 당일 매출이다. 같은 해 7월 오픈한 데일리픽도 불과 3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쏟아내자 대기업들도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적극적인 곳은 온라인 쇼핑몰이다. 신세계몰과 인터파크의 경우 각각 해피바이러스와 하프타임이라는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11번가는 자사 사이트에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의 서비스를 링크해둔 상태다. 


포털의 관심도 뜨겁다. 미투데이, 요즘, 싸이월드 등 널리 알려진 SNS들이 주력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지난 12월 초 자사 사이트에서 소셜커머스 사업을 시작했다. SK컴즈는 아직 계획 단계지만 의욕은 넘친다. 안재호 SK컴즈 컨버전스사업실장은 “현재 지배적인 ‘공동구매형’ 사업 모델을 넘어선 소셜커머스 형태를 구상 중”이라며 “네이트와 싸이월드의 법인 플랫폼에 고객관계관리(CRM)·통계·결제 시스템을 결합시켜 SNS에서도 효과적으로 비즈니스를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것”이라고 내비쳤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서비스도 진화하는 양상이다. 우선 서비스 지역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티켓몬스터의 경우 서울, 부산, 대구 등 15개 권역으로 영업 지역을 넓혔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영업대상이 대부분 서울의 강남, 신촌, 대학로 등 중심상권 상점들에 한정된 것과 다른 모습이다.


상품도 다양화되고 있다. 위메이크프라이스의 경우 패밀리레스토랑, 패스트푸드, 리조트, 전자제품 등 대중적인 브랜드의 상품들까지 취급하고 있다. 취급품목을 특화시키는 곳도 늘고 있다. 쿠팡은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문화상품에서 경쟁력을 발휘하는 경우다. 스타일티켓은 의류 등 패션 아이템만을 취급하며 데일리픽은 음식점에 집중한다. 

 

소셜커머스의 경쟁력은 업체의 기획·영업력으로 결정된다. 티켓몬스터 마케팅팀의 상품 기획회의.

 

부실한 운영으로 ‘원성’ 사는 곳도 속출

소셜커머스를 이용한 당일 판매가 성공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부실한 운영으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는 곳도 적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말 소셜커머스에 대해 소비자피해주의보를 발령했다. 허위·과장 광고로 소비자들의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대영 사무관은 “최근 들어 명품 가방 등 고가품을 99% 할인해준다는, 신뢰하기 어려운 변종 소셜커머스 업체들까지 등장하고 있다”며 “부실 업체들이 부도를 내거나 소비자들을 기만할 위험이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성과도 극명히 엇갈린다. 판매자들로부터 하루 수백 건씩의 제휴 문의가 쏟아지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간간이 한두 건씩 할인쿠폰을 판매하다 문을 닫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이관우 데일리픽 대표는 “소셜커머스 업체의 경쟁력은 양질의 상품을 발굴하는 기획력과 영업력으로 결정된다”며 “상품이 부실할 경우 소비자들의 불만이 SNS에서 광범하게 퍼져 업체의 목을 죌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의 입소문이 ‘양날의 칼’이 되는 셈이다. 

지금은 신규 업체들이 쏟아지는 상황이지만 곧 시장이 정리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안선희 티켓몬스터 전략기획팀 부장은 “현재 서울의 일부 핵심 상권을 둘러싸고 수백 개 업체들이 난전을 벌이는 형국”이라며 “수개월 내 효과가 검증된 상위 5~6개 업체가 시장을 과점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셜커머스는 아직 초기 단계다. 잡음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업체마다 서비스 형태가 비슷해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면 오픈마켓 이상의 혁신적인 웹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필수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SNS가 차세대 비즈니스 키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의 위치기반서비스(LBS) 등 신기술과 결합하면 막강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Tip - 소셜커머스 이용 가이드  |

 

품목 마음에 들어도 입찰인원 차야…SNS로 공동구매 인원 늘리는 게 ‘유리’

 

취급 품목의 품질이 양호하고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사이트를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티켓몬스터, 위메이크프라이스, 쿠팡, 데일리픽 등이 가장 많은 회원을 거느린 곳으로 비교적 안전한 사이트들이다. 반값닷컴, 다원데이 등 ‘소셜커머스 모음 사이트’를 이용하면 한 눈에 수십 개 업체의 쿠폰들을 비교할 수 있다.


소셜커머스 사이트에서는 누구나 그날의 할인 품목을 살펴볼 수 있다. 그러나 쿠폰을 구매하기 위해선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가입 과정은 일반적인 인터넷 사이트와 비슷하다. ID와 패스워드를 지정하고 휴대전화로 본인인증을 받은 후 이메일과 거주 지역을 입력한다.


할인쿠폰을 구매하기 전 마감시간, 현재 입찰인원, 할인 가격에 주목해야 한다. 마감시간이 지나면 쿠폰 구매를 취소하거나 환불을 받을 수 없다. 마감이 임박해도 입찰인원이 미달이면 쿠폰을 구매할 수 없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화면 아래쪽으로 스크롤을 내려 할인상품의 사진과 상세한 설명을 확인할 수 있다.


사이트 내에서 ‘구매하기’를 클릭하면 결제 창이 뜬다. 상품명, 수량, 금액, 개인정보를 확인한 후 신용카드, 계좌이체 등 결제수단을 선택한다. 결제를 마치면 쿠폰을 출력하거나 휴대전화로 수신할 수 있다. 매장을 방문해 쿠폰을 보여주면 할인받을 수 있다.


친구에게 구매한 상품을 권유하고 싶다면 페이지 내의 ‘친구에게 알리기’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입소문을 유도하기 위해 만든 장치다. 휴대폰 문자서비스, 싸이월드,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등으로 메시지를 날릴 수 있다.

 

기사: 조석근 기자 (gypsygirl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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