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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PD수첩을 보면서… “집 없으셔서 좋겠수?”

부동산

by 21세기 나의조국 2010. 8. 1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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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PD수첩을 보면서… “집 없으셔서 좋겠수?”
(서프라이즈 / 해란강 / 2010-08-11)

 


보통 그 시간에는 잠을 자는데 어제는 너무 중요한 프로그램을 하기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아파트, 추락의 끝은 어디인가?”라는 프로그램이었다.

 

 

나는 결혼 10년 차지만 아직 별다른 내 집이 없다. 2년 전 아버님 돌아가시고 수도권에 24평 아파트 한 채 물려받았지만 현재 전세로 내 놓았고 그 집은 없는 집으로 생각하고 있으니 들어가 살 생각도 없다.

 

맞벌이하는 아내와 합치면 월 600 정도 벌고 1억 정도 그동안 저축한 돈이 있으니 말 그대로 한번 눈 딱 감고 지르면 지를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유는 단 하나 은행융자를 받아야 한다는 이유 때문에 아파트를 사거나 분양받지 않았다.

 

그 문제로 아내와 참 많이도 싸웠다. 은행융자를 남들은 다 받아서 집 사는데 융자 없이 집 사는 사람이 어딨느냐는 게 와이프의 생각이었다. 나는 절대 반대다. 은행융자는 단 5%도 안 된다는 게 내 확고한 신념이다.

 

IMF 사태 이후 줄줄이 쓰러져가던 건설사, 은행권이 국민들의 범국민적 노력으로 회생하고 ‘공적자금’이 투입되어 다시 살아났건만 이 자들의 행태를 보면 정말 너무 화가 난다.

 

 

요즘 아파트가 안 팔려서 건설사가 그렇게 어렵다는데 ‘DTI 규제 완화해달라, 정부에서 아파트를 사달라’는 등 이게 할 소린가? 힘들면 자구노력을 해야지 비싼 아파트 값은 내리기 싫고 도움은 받으려 하고…. 국민이 지들 봉인가?

 

은행도 마찬가지다. IMF 사태의 교훈을 잊었는가? 공적자금으로 살려줬더니 ‘아토피 콘크리트 덩이’를 담보삼아 80%, 90%까지 척척 대출해줘서 서민들 피나 빨아먹고 땅치고 헤엄치기 식 장사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어제의 PD수첩을 보면 우리 서민들 혹은 중산층들의 탐욕도 문제다. 특히 자신은 투기꾼이 아니라면서도 왜 그 비싼 아파트를 그 많은 은행빚을 끌어들여 분양받고 이사를 갔는지… 그건 탐욕이 아니란 말인가? 소위 말하는 돈 되는 지역으로 가서 불로소득을 올리기 위한 생각이 아닌가?

 

새롭게 분양받은 아파트로 가려고 하는데 “기존에 살던 집이 안 팔려서 이사 못 간다”며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던 사람들 얘기를 보면서는 정말 화가 났다. 기존에 살던 20년 넘은 ‘썩다리’가 새로 분양된 아파트와 큰 가격 차이가 없다. 이게 말이 되는가?

 

20년을 살아서 감가상각이 된 아파트는 이미 아파트 그 자체로는 재산가치가 하나도 없는데 도대체 뭘 바라는가?

 

인간의 어리석음과 탐욕이 인간을 파멸로 끌고 가는 제1요소다. 이런 자들에게까지 베풀 자비와 여유는 없다. 부동산 투기에 편승해서 불로소득을 바랐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고 그런 사회를 유도한 ‘하우스’였던 정부, 은행 그리고 삐끼 떡방 모두가 아파트 매트릭스의 공범자일 뿐…

 

 

20대 직장인 시절 회삿돈 2,000만 원을 빌린 적이 있었다. 2% 이율의 거저나 마찬가지였는데 그걸 갚느라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치가 떨린다. 그때의 경험으로 나는 은행빚이 얼마나 무섭다는 걸 잘 안다.

 

그리고 수년 전 500만 원 대출을 받아서 원리금을 갚던 시절이 있었는데 얼마나 이자가 아깝던지. 이자야 한 달에 몇만 원 수준이었지만 꽁으로 그걸 내야 하는 게 너무 속이 탔는데… 5천만 원, 5억 마구 싸지르는 사람들의 그 높은 결단에는 경외감마저 든다. 무식하면 용감한 건가?

 

어제 PD 수첩을 보고 있는데 아내가 슬그머니 오더니 함께 앉아서 봤는데 “집 없으셔서 좋겠수?” 하면서 빈정댄다. 하지만 그 빈정대는 얼굴에는 여유로움이 있었고 나는 기분이 매우 좋았다. 맥주 한잔하면서 다음 주 제주도 여름휴가 갈 계획 함께 짰다.

 

집은 은행빚 없이 맞벌이하는 부부가 몇 년을 고생해서 마련할 수준이 되어야 한다. 만약 그게 안되면 포기하는 게 맞다. 전세를 살면서 옮겨다니는 게 불편할망정 말이다. 은행빚이 단 한 푼도 없어서 너무 행복하다. 그리고 앞으로도 은행빚은 전혀 짓지 않고 살 작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크레딧 카드도 포기했다. 체크카드만 두 개 쓰고 있지만 아무 문제가 없다.

 

건설사가 아무리 죽는소리해도 아파트 가격 하락 안되면 즉, 자구노력 없으면 안 도와주는 게 맞고 기존 집이 안 팔려서 이사 못 간다는 등신 같은 소리 하는 사람들에게는 ‘썩은 아파트 너 같으면 몇억씩 주고 사겠느냐’고 물어보는 게 맞다.

 

개소리에 진지하게 대답해주면 그것도 개소리일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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