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는 '빚의 속도'만큼 줄어든다
머니투데이 | 김성욱 기자 | 입력 2009.10.24 10:57 | 누가 봤을까? 40대 남성, 서울
[머니투데이 김성욱기자][효과적인 빚 청산 전략]
재테크는 노후준비 등을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이 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재테크를 하겠다고 나선 많은 사람들은 돈을 모으고 불리기 위한 기술을 총동원하면서도 빚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로 치부하면서 방치하는 일이 다반사다. 일부는 재테크를 하기 위해서 빚을 내기도 하는 우(愚)를 범하기도 한다.
하지만 성공적인 재테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선 빚을 갚아야 한다.
◆대출금리보다 높은 예금금리는 없다 시중은행은 물론이거니와 저축은행, 신협,
새마을금고 등 서민금융기관을 포함한 모든 수신영업을 하는 금융기관의 주된 수입원은 예대 마진이다. 예대 마진(預貸 margin)이란 금융기관이 대출로 받은 이자에서 예금에 지불한 이자를 뺀 나머지 부분을 이르는 말이다.
즉 대출금리가 높으면 높을수록, 또 예금금리가 낮으면 낮을수록 금융기관의 수익은 많아진다. 따라서 예금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높은 경우는 절대로 있을 수 없다.
우리나라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매달 은행의 평균금리가 어느 정도인지 발표를 하고 또 이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있다. 매달 차이가 있지만 은행을 기준으로 볼 때 예대 마진폭은 일반적으로 2.5%포인트 안팎이다. 2%포인트 안쪽의 차이를 보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오히려 3%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나 이는 전체 예금 상품의 평균 금리와 전체 대출 상품의 평균 금리다. 일반적으로 기업대출은 일반 개인대출에 비해 금리가 낮은 편이다. 또한 담보대출은 신용대출에 비해 금리가 낮다. 따라서 실제 체감하는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는 이보다 높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정기적금 또는 정기예금의 금리로 대출 이자를 갚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는 저축은행 등 서민금융기관도 마찬가지다. 예대 마진폭이 더 높으면 높았지 은행에 비해 낮지는 않다. 저축은행 등은 은행에 비해 자금조달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고, 또 은행에 비해 수수료 수입 등을 얻을 수 있는 영업분야가 적기 때문에 예대 마진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은 것이 현실이다.
은행의 대출금리가 저축은행보다 낮고,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은행보다 높다. 그렇다면 저축은행의 예금 이자로 은행의 대출을 갚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도 'No'다.
저축은행의 정기적금 금리는 시중은행의 정기적금 금리에 비해 적으면 1%포인트, 많아야 2%포인트 정도를 넘지 않는다. 물론 정기적금의 경우는 3%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정기적금의 이자는 예금의 이자와 규모와 지급방식 면에서 차이가 있다. 따라서 정기적금의 금리가 높다고 정기예금보다 이자가 많은 것은 아니다.
결국 단순히 계산해 보아도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로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를 갚아 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마이너스통장, 한번 만들면 평생 마이너스 혹 저축은행의 예금상품 금리가 은행의 대출금리보다 조금 낮은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마이너스다. 예금에 대한 이자에는 세금이 붙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테크를, 특히 종자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우선 푼돈을 아끼는 것과 함께 빚부터 갚아야 한다. 종자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사전에 단돈 10만원이 됐든, 100만원이 됐든 빚부터 차근차근 줄여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마이너스통장은 빚 관리에 있어서 가장 '적'이다. 한번 마이너스가 되면 웬만하면 이를 플러스로 만들기가 쉽지 않다. 자금이 필요해 마이너스통장을 만들면 처음에는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고 말아야지"하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반드시' 사용해야 할 돈은 아니지만 쓸 수도 있는 상황이 되면 마이너스통장을 이용하게 된다. 마이너스통장이 없으면 사용하지 않아도 될 돈을 말이다.
특히 마니너스통장은 실제 대출을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마이너스통장 개설 시 약정한 금액만큼이 자신의 대출로 인정돼 있기 때문에 개인신용도는 물론 주택구입 등 진짜 필요한 대출을 받을 때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
◆빚 갚는데도 순서가 있다. 재테크를 위해 우선적으로 빚을 갚겠다는 마음을 잡았다면 이제는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출이 하나밖에 없다면 굳이 순서를 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여러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것이 많다면 그 순서를 정해야 한다. 물론 어떤 빚이든 빨리 갚아야 하겠지만 이왕이면 보다 효율적으로 빚을 갚는 지혜가 필요하다.
빚을 청산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원칙은 금리가 높은 빚부터 갚는 것이다. 연 10%로 대출을 받은 것이 있고, 연 20%의 이자로 대출을 받은 것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동일하게 1000만원의 대출을 받았다면 전자는 매년 100만원의 이자를 내야하고, 후자는 200만원을 이자로 내야 한다.
매년 100만원과 200만원이라는 생돈이 나간다면 무엇부터 갚아야 하는지는 불 보듯 당연하다. 기회비용이라는 점까지 감안할 때 당연히 더 많은 이자를 내는 대출부터 갚아야 하는 것이다.
금리가 똑 같다면 상환기일이 가장 빠른 것부터 정리하자. 기한을 하루라도 놓칠 경우 일반 이자보다 몇배나 더 비싼 이자를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빚을 상환했다는 심리적인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빚을 갚을 때는 또 대출의 성격도 파악해야 한다. 소멸성 대출을 먼저 갚고, 생산적 대출은 상환을 뒤로 미루는 것이 좋다. 즉 자동차 할부금, 신용카드 대금(특히 현금서비스, 카드론, 할부), 기타 각종 할부금,
마이너스 통장 등은 최우선적으로 갚아가고,
학자금 대출, 창업자금 대출, 주택구입 대출 등은 향후 자산이 될 수 있는 대출임으로 우선순위상 뒤로 미뤄 갚아나가면 된다.
돈 모으는 것을 우리는 '재테크'라고 한다. 돈 모으는데도 기술이 필요하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러나 빚 갚는 것은 기술이 아니다. 우선순위가 있기는 하지만 이를 기술이라 할 수 없다. 빚 갚는 데는 기술이 아니라 소 같은 우직함이 요구된다.
모바일로 보는 머니투데이 "5200 누르고 NATE/magicⓝ/ez-i" 재테크주간지 머니위크 [바로가기] 김성욱기자 wscorp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