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기 급등' 주가 가을까지만 오른다
'여윳돈' 펀드 아니면 환매 준비해야" >
최근 코스피지수가 1400포인트를 넘어서며, 세계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리먼브라더스 사태' 직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비관론이 우세하던 주식 시장에 낙관론의 힘이 커지면서, 향후 주식 시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증권가에서 각각 대표적인 낙관론자와 비관론자로 불리는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부사장과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을 연달아 만나 앞으로의 경제 상황 분석과 주식 시장 전망에 대해 들어본다. <편집자말>
"3/4분기까지 코스피지수가 1610포인트까지 오른다."
언론에서 확인할 수 있는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부사장의 전망은 여기까지다. 언론은 그를 대표적인 낙관론자로 소개하며 그의 다른 전망은 지나친다. 언론을 통해 김 부사장의 전망을 접하는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이 낙관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언론에서 빠트린 그의 다른 전망들은 신중하다. 김 부사장은 섣불리 "주식을 사야할 때"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는 "지금 들어가기에는 늦은 감이 있다, 단기 급등에 대한 위험부담이 있다"고 말한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그는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찍혔다. 지난 2007년 그가 "상반기에는 주가가 떨어지고 하반기에는 오른다"고 전망했지만, 언론은 그의 상반기 전망만 부각하며 그를 비관론자로 만들었다. 그가 시장을 나쁜 쪽으로 해석한 것은 사실이지만, 언론의 자의적인 해석에 따라 그의 전망은 극단을 달린 셈이다.
언론을 불신한다는 김 부사장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하나대투증권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 부사장은 "단기적인 사이클은 회복 국면으로 3/4분기까지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면서도 "그 이후엔 조정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주가 3/4분기까지만 좋다... 투자 적극 권유는 못해"
김 부사장의 3/4분기 단기 전망은 분명 낙관적이다. 그는 "코스피지수가 단기간에 급등한 것은 맞지만 과열은 아니다"라며 "3/4분기 1610포인트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2일 1018.81포인트였던 코스피지수는 13일 1414.52포인트를 기록했다. 세 달도 안 돼 40% 가까운 놀라운 상승률을 보였다. '반 토막' 적립식 펀드의 수익률도 최근 '플러스'로 바뀌었다.
그는 "어려운 때에도 분명 단기적인 사이클은 있고, 지금은 회복 국면"이라며 "최근 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푼 돈 때문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주식시장이 올랐다, 지금 유동성은 2000년 대 초 IT버블이 일어날 때보다 많다"고 말했다.
주식 시장 상승에는 무엇보다 외국인의 힘이 컸다. 올해 주식시장에서는 기관투자자들이 5조원 이상 팔았지만, 외국인들이 그만큼 주식을 샀다. 앞으로 외국인들의 매수 추세가 갑자기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게 김 부사장의 분석이다. 우리나라의 실물 경제와 기업 실적이 상대적으로 좋기 때문이다.
"경기선행지수는 지난해 12월 저점을 찍은 후 계속 오르고 있고, 전 분기 대비 1/4분기 GDP를 전 기관들이 '마이너스'로 예상했지만, '플러스'로 전환됐다. 135개 주요 기업들을 분석해봤더니, 지난해 4/4분기 -147원이던 주당 순이익이 올해 3/4분기에는 970원으로 예상될 정도로 기업 이익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밋빛 분석과 전망이 주식 투자 권유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 세계 각국이 단기적인 경기 부양에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나선 곳은 없다. 금융시장을 재차 흔들 변수는 아직 많다는 뜻이다. "4/4분기부터 조정국면을 겪는다"고 김 부사장은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가가 오를수록 리스크(위험 부담)도 커진다"는 법칙이다. 김 부사장은 "기존 투자자가 아닌 최근 주가 급등을 보고 주식 투자에 나선 사람에게는 적극적으로 투자 권유를 못 한다"며 "내년 초 조정을 거친 뒤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펀드와 관련해, "장기 적립식 펀드는 계속 가지고 가는 게 좋지만, 여윳돈이 아니라면 3/4분기에 환매해야 한다"고 전했다.
2009.05.14 08:50 ⓒ 2009 OhmyNews
< 경제 회복이 빠르면 2018년 엄청난 위기 또 올 수도 >
'노벨경제학상' 폴 크루그먼 경고
"경제가 빨리 회복되면 엄청난 (경제) 위기가 10년 뒤에 또 다시 닥칠 수도 있다."
"이제 중환자실에서 환자가 나오긴 했지만,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것이다."
"또 다른 행성 하나를 만들거나 세계전쟁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 한 불황은 계속될 것이다."
연설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그의 진가가 드러나는 듯했다.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작년 노벨경제학상을 받고, 세계 금융위기에 대해 누구보다 비판적이고, 앞선 진단과 전망으로 널리 알려진 진보적 성향의 경제학자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이기도 한 그는 공화당 정부 때는 '부시의 저격수'로 불렸지만, 올해 들어선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으로 유명하다. 미 주간잡지인 <뉴스위크>는 크루그먼 교수를 "오바마 대통령의 노벨상급 골칫거리"라고 비유할 정도였다.
19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의 첫번째 회의 주제연설자로 나선 크루그먼은 예상대로 현재의 세계경제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쏟아냈다.
"전 세계, 일본식 불황에 빠질 수도... 근본해결책, 지금도 찾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한국을 비롯해 일부 국가에서 경기 회복 신호를 알리는 지표를 두고, "최악의 금융위기 국면은 지나가고 있다"면서도 "중환자실에서 환자가 나온 정도이며,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경제가 너무 빨리 회복하게 되면,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아예 10년뒤인 오는 2018년에 다시 엄청난 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말할 정도였다.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해선, 1990년대 일본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가 극도로 수요가 위축된 상태에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일본식 불황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크루그먼 교수는 "근본적인 위기 해결책은 무엇이냐"고 되물으면서, "나도 잘 모르겠다. 지금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불황에 빠지지 않기 위해선 위축된 수요를 살려야 한다면서, "또 다른 행성 하나를 만들거나, 세계전쟁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 한 불황을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물론 최근 미국 등에서 언급되고 있는 친환경 대체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수요를 살리기 위한 하나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 김종철 (jcstar21) 2009. 05. 19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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