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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않는, 무지개, 삶이, 만일, 세상살이, 候鳥, 장작불, 우리들의,序詩>>

◆경제지혜·미래학

by 21세기 나의조국 2009. 3. 2.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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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나의 누구라고 말하리
마주 불러볼 정다운 이름도 없이
잠시 만난 우리
이제 오랜 이별 앞에 섰다.

 

갓 추수를 해들인 허허한 밭이랑에
노을을 등진 긴 그림자 모양
외로이 당신을 생각해 온 이 한 철

 

삶의 백가지 간난을 견딘다 해도
못내 이것만은 두려워했음이라
눈멀듯 보고 지운 마음
신의 보태심 없는 한 개 그리움의
벌이여 이 타는 듯한 가책

 

당신을 나의 누구라고 말하리
나를 누구라고 당신은 말하리

 

우리 다같이 늙어서 정복한
어느 훗날에

그 전날 잠시 창문에서 울던
어여쁘디 어여쁜 후조라고나 할까

 

옛날에 그 옛날에
이러한 사람이 있었더니라.....

 

애끊는 한 마음이 있었더니라
이렇게 죄없는 얘기거리라도 될까

 

우리들 이제
오랜 이별 앞에 섰다.

 

- 김남조님 -

 

 

 

<우리들의 시간>

목에 힘주다 보면
문틀에 머리 부딪혀 혹이 생긴다.
우리는 아픈 생각만 하지
혹 생긴 연유를 모르고
인생을 깨닫지 못한다.

낮추어도 낮추어도
우리는 죄가 많다.
뽐내어본들 도로무익
시간이 너무 아깝구나

 
 

 

저자소개

박경리 1926년 경남 통영에서 출생하여 1946년 진주여고를 졸업했다. 1955년 김동리의 추천으로 단편 『계산』 등이 『현대문학』에 실리면서 등단했다.
 
이후 1959년 『표류도』, 1962년 『김약국의 딸들』, 1964년『파시』, 『시장과 전장』 등의 장편을 발표했다.
 
『토지』는 1969년부터 『현대문학』에 연재를 시작하여 1972년 9월까지 1부를 집필했다. 『토지』 2부는 같은 해 10월부터 1975년 10월까지 『문학사상』에 3부는 1978년부터 『주부생활』에 4부는 1983년부터 『정경문화』와 『월간경향』에 각각 연재했다. 마지막 5부는 1992년부터 <문화일보>에 연재하기 시작하여 1994년 8월 15일 마침내 대하소설 『토지』의 전작이 완결되었다.
 
25년에 걸쳐 원고지 4만 장 분량으로 탈고된 것이다. 한말로부터 식민지 시대를 꿰뚫으며 민족사의 변전을 그리고 있는 대하소설 『토지』는 탈고 전에 이미 한국문학의 걸작으로 자리잡았고 박경리는 한국문학사에 가장 뚜렷한 족적을 남긴 거봉으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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