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달러 환율이 올해도 1400원대를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미 금리 격차와 해외 투자 확대에 따른 구조적 달러 수급 요인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고환율 기조가 이어질 경우 물가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기준금리 인하 여력도 제한될 수 있어, 대출금리 부담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는 올해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빠르게 내려가기보다는 상당 기간 1400원대에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환율을 끌어올렸던 한미 간 금리 격차와 해외 투자 확대에 따른 달러 유출 구조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5대 금융지주는 상반기까지 글로벌 통화정책 기조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외환 수급 여건 등의 영향으로 고환율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하반기 들어 국내 경기 회복과 대외 여건 개선이 나타날 경우 환율이 점진적으로 안정될 여지는 있지만, 연중 평균 환율 수준은 지난해보다 소폭 낮아지는 데 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고환율이 이어질 경우 물가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 물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 압력이 확대되면서 물가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이는 통화정책 운용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5대 금융지주는 물가 부담이 확대될 경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가계부채 관리 필요성과 환율·물가 불확실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 여력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추가 인하가 이뤄지더라도 연내 한 차례 수준에 그치거나, 경기와 금융시장 여건에 따라 현 수준에서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올해 기준금리는 2.00~2.50% 범위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거나 환율과 주택가격이 다시 불안해질 경우 통화정책 기조가 보다 보수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보다 은행 조달비용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미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은행채 금리와 대출 총량 관리 기조를 감안할 때, 시중은행 대출금리는 당분간 뚜렷한 하락세를 기대하기 어렵고 일부 구간에서는 추가 상승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서다.
5대 금융지주는 올해 환율과 금리가 모두 불확실성이 높은 국면에 놓여 있는 만큼, 가계와 기업 모두 보수적인 자금 운용 전략이 필요하다고 봤다. 고환율과 고금리가 동시에 이어질 경우 내수 회복 속도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대외 여건 변화와 정책 대응이 금융시장 흐름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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