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세금 무겁고 규제 빡빡”…개미는 해외로

주식·환율·금융

by 21세기 나의조국 2025. 12. 22. 12:30

본문

 

“세금 무겁고 규제 빡빡”…개미는 해외로

문이림2025. 12. 22. 11:27
 
 
국내 상장 해외 ETF 보관금액 318억달러
분리과세에 레버리지 ‘규제격차’에 고착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ETF 300조 시대’를 앞두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해외로 이동한 개인투자자 자금을 국내로 되돌리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제와 상품 규제에서 발생하는 이른바 ‘규제 차익’이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상장 ETF 매매를 고착화하고 있어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8일 기준 국내에 상장된 해외 자산 ETF의 순자산가치총액(AUM)은 108조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초 3조5689억원에서 30배 이상 불어났다.

 

해외 거래소에 상장된 ETF로 향하는 국내 개인투자자 자금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18일 기준 해외주식 보관금액 상위 50개 종목 가운데 ETF 보관금액은 2020년 초 대비 21배 증가한 318억8350만달러(약 47조2000억원)다. 국내 상장 해외 ETF 전체 AUM의 약 44%에 달하는 규모다.

 

이 같은 ‘해외행’의 핵심 배경으로는 과세 방식의 차이가 꼽힌다. 국내 상장 해외 지수 ETF는 세법상 신탁형 펀드로 분류돼 매매차익과 분배금 모두 배당소득세 과세 대상이다. 배당소득은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포함돼 연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 최고 49.5%의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해외 상장 ETF는 분배금에 대해서만 배당소득세가 부과되고 매매차익은 양도소득세 22%로 분리과세된다. 양도소득세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만큼 자산 규모가 클수록 해외 상장 ETF를 선택할 유인이 커진다.

 

개인투자자들이 동일한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 국내에 상장돼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보수와 고환율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해외 상장 ETF를 선택하는 배경이다.

 

실제로 올해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와 ‘인베스코 나스닥100’ ETF의 개인 순매수 합계는 20억6918만달러(약 3조644억원)에 달한다.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상장 ETF인 ‘TIGER 미국나스닥1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 ETF의 개인 순매수 금액은 총 2조6345억원에 그쳤다.

 

상품 규제도 투자자의 선택지를 해외로 밀어내는 요인이다. 해외주식 보관금액 상위 50개 종목 가운데 약 127억5000만달러(약 18조원)이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돼 있다.

 

대표적으로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32억7870만달러)▷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28억8449만달러)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배(28억1302만달러) 등이 보관금액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상장 ETF AUM에서 해외 레버리지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0.5%에 그친다. 국내에서는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추종 배수가 2배로 제한되고, 단일 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허용되지 않는다.

 

반면, 미국과 유럽에 이어 홍콩은 지난 3월 단일 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공식 허용했다. 홍콩 CSOP자산운용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로 한 단일 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 잇따라 출시하며 한국 투자자 수요를 겨냥키도 했다.

 

운용업계에서는 한국 기업을 기초로 한 단일 종목 ETF에 대해서만큼은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종목 단일 레버리지 상품은 환율 노출도 없음에도 당국이 파생상품 전반에 대해 여전히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책당국은 과세 체계 정비와 규제 차익 완화를 통해 국내외 금융투자상품 간 제도 격차를 합리적으로 축소하고, 국내 ETF 시장의 경쟁력과 다양성을 높일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이림 기자

Copyright © 헤럴드경제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