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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경제혁신, 독점규제·경쟁촉진 중요”

◆경제지혜·미래학

by 21세기 나의조국 2025. 10. 1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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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경제혁신, 독점규제·경쟁촉진 중요”

배문숙2025. 10. 14. 11:19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3인
美모키어·佛아기옹·美하윗 교수
모키어 “韓기술 우수, 저출생 우려”
아기옹 “개방성이 성장의 원동력”
하윗 “경쟁적일수록 기업 더 혁신”
2025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조엘 모키어(왼쪽부터)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필리프 아기옹 프랑스 콜레주 드 프랑스 교수, 피터 하윗 미국 브라운대 교수가 수상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AP연합]

 

올해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인 경제학자 3인은 한국경제에 대해 “지금까지의 성과를 이어갈 잠재력은 충분하다”며 우호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혁신을 지속하기 위해 독점 규제, 저출산 극복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3일(현지시간)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새로운 기술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입증한 조엘 모키어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79), 필리프 아기옹(69) 프랑스 콜레주 드 프랑스 교수, 피터 하윗(79) 미국 브라운대 명예교수 등 3인을 올해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

 

왕립과학원은 “수상자들은 혁신이 어떻게 더 큰 진보를 위한 원동력을 제공하는지 규명했다”고 평가했다.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모키어 교수는 이날 미 시카고시 근교 노스웨스턴대 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경제의 성장 둔화 해법에 관한 한국 취재진 질문에 “지난 수십년 간 놀라운 성장을 이룬 한국의 경제 전망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한국은 지금까지 해온 것을 지속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그는 “한국에서 이런 질문이 나온다는 게 다소 아이러니하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모키어 교수는 “한국은 1950년대 매우 낮은 1인당 국민소득에서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로 기적적으로 성장한 부유하고 평화로운 국가”라며 “내가 걱정하는 국가는 북한, 미얀마 등과 같은 국가들”이라고 말했다.

 

경제사학자인 그는 기술 진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의 전제 조건을 파악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모키어 교수는 “이곳 청중 가운데 일부는 한국산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을 텐데 그들은 한국산 차를 나쁜 기술의 대표적 사례로 여기지 않을 것”이라며 “진짜 형편 없는 자동차를 보고싶다면 ‘트라반트’를 몰아보라”라고 유머를 섞어 말했다. 트라반트는 냉전시기 동독에서 생산된 차량이다. 형편없는 품질과 내구성으로 악명이 높았다.

 

다만 모키어 교수는 두 가지를 당부했다. 우선 국경을 열어두고,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과 모범 사례들을 계속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을 꼽았다. 한국의 저출생도 짚었다. 모키어 교수는 “그게(저출생 문제가) 한국(경제)의 정체를 일으키는 거의 유일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살아남기) 어려운 지역에 있다”며 “큰 나라 옆의 작은 나라라는 점에서 그렇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의 지원 덕분에, 그리고 스스로의 노력 덕분에 가난에서 벗어났다”며 “앞으로도 이 길을 계속 갈 수 있다고 본다. 계속되지 못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하윗 교수도 같은 날 브라운대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혁신을 지속하려면 확고한 반(反)독점 정책이 필요하다”며 “선도기업들이 혁신을 계속할 유인을 가질 수 있도록 공정하고 경쟁적인 시장 환경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캐나다에서 1946년에 태어난 하윗 교수는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캐나다와 미국의 대학에서 가르치다가 브라운대에서 정년퇴직까지 연구했다. 대통령비서실 하준경 경제성장수석비서관이 하윗 교수의 오랜 제자다. 하윗 교수와 하 수석은 2007년 ‘화폐·신용·은행 저널(JMCB)’에 ‘생산성과 R&D의 추세에 대한 회계 분석: 준내생적 성장 이론에 대한 슘페터식 비판’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공동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아기옹 교수는 수상자 발표 뒤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정책과 관련해서는 “성장의 원동력은 개방성”이라며 “이를 방해하는 것은 성장의 장애물”이라고 했다.

 

아기웅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매사추세츠공대(MIT)·옥스퍼드 등 여러 대학에서 교편을 잡았다.

아기웅 교수와 하윗 교수는 1992년 발표한 공동논문인 ‘창조적 파괴를 통한 지속 가능 성장 이론’을 제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른바 ‘아기옹-하윗 성장 모형’이라는 수리경제 모형으로 이를 증명했다고 평가받는다.

 

창조적 파괴란 새로운 기술과 제품의 등장이 기존 것을 대체하면서 경제가 혁신적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혁신은 창조를 일으키며, 이 창조가 옛날 것을 파괴하는 특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혁신이 가져오는 파괴를 보완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 분야에서는 생산성이 향상되지만 AI가 대체하는 노동자는 일자리를 잃는다.

 

결국 이 갈등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지속 가능한 성장의 관건이라는 것이 이들의 학문적 결과다. 아기옹 교수는 2021년 한국은행과의 공동 보고서에서 ‘아기옹-하윗’ 모형을 한국 사례에 적용해 해석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의 재벌 중심 경제 구조가 전체 산업의 역동성을 제약하며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창양 KAIST 경영대 교수(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는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세계적으로 기술혁신이 둔화되고 연구개발의 생산성(R&D productivity)이 낮아지면서 성장이 둔화되는 오늘날의 상황에 가장 시사하는 바가 큰 연구를 한 학자들에게 주어졌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분야에 익숙한 사람으로서 이번 수상자들은 충분한 수상자격을 갖췄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배문숙·김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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