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정부의 밸류업 기대에 힘입어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금융지주 주가가 최근 한 달새 급격히 꺾였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자놀이' 발언에다 교육세율 인상, 국민성장펀드 등 정부의 청구서가 잇따라 날아들면서 기대감이 꺾인 영향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KB·신한·우리·하나 4대 금융지주 주가는 약 1개월 전(7월25일)보다 평균 7.21% 하락했다. KB금융은 10만8400원으로 9% 가까이 하락했다. KB금융은 지난달 25일 장중 한때 12만66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는데, 한 달여만에 2만원 가까이(14.38%) 빠진 것이다. 같은날 8만2300원에 마감한 하나금융은 같은 기간 11%가 넘게 주가가 빠졌고, 신한지주(6만6700원)는 6.32%, 우리금융(2만4900원)은 2.73% 각각 내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3196.05에서 3168.73으로 크게 변동이 없었다는 점에서 금융주의 하락이 유난히 눈에 띈다.
4대 금융지주 주가는 지난달 25일까지 상승세를 보인 후 같은달 28일부터 일제히 큰 폭으로 꺾였다. 시장에선 이 대통령의 '이자놀이' 발언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오후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내 금융기관들도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놀이, 이자수익에 매달릴 게 아니라 투자 확대에 신경을 써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은행권이 강조해온 주주환원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1조원을 초과하는 이자수익에 대해 교육세율을 현행 0.5%에서 1.0%로 인상하는 세제개편안이 발표되면서 현재 4대 은행이 각각 약 연 1000억원씩 부담하고 있는 교육세가 연간 2000억원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20조~30조원 출자가 예상되는 국민성장펀드 출연, 최대 7조원 규모의 홍콩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불완전판매에 대한 과징금 부담을 떠안은 상황이다. 반면 가계대출 규제 등에 따라 앞으로도 영업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밸류업을 하려면 수익성과 주주환원력을 높여야 하는데 반대로 약화시키고 있다"며 "그간 금융주는 주주환원이 제한됐던 대표적인 저평가주였는데 국장으로 돌아온 외국인 투자자들이 큰 기대를 가졌다가 크게 실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내세운 밸류업 정책과 코스피 5000 달성 목표가 긍정적 신호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상충되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시장의 신뢰를 잃고 있다"며 "정책 목표와 규제 방향이 일관되지 않으면 외국인 자금은 더 이탈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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