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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 3회 이상 금리 내린다” 급반전에 국내 통화정책도 숨통 트여

주식·환율·금융

by 21세기 나의조국 2025. 3. 1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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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 3회 이상 금리 내린다” 급반전에 국내 통화정책도 숨통 트여

홍태화2025. 3. 13. 09:48
 
 
미국 연말까지 금리 3회 인하 가능성 ‘33.8%’로 가장 높아
경기 침체 우려 속 물가 안정까지 커지는 금리 인하 기대감
환율 걱정에 인하 주저했던 통화당국…운신의 폭 넓어져
미국 기준금리 기대감이 커지면서 우리나라 통화당국의 운신의 폭도 넓어질 전망이다. 경기 침체에 대응한 금리 인하를 더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진은 지난 1월 지난 2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AFP]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에도 다소 숨통이 트이게 됐다는 평가다.

 

시장에선 미국이 6월부터 금리를 내리기 시작해 올해 말까지 3회 이상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달 전만 해도 대부분 1회 이하로 예상했던 시장 전망이 대폭 반전했다. 달러 강세와 고환율로 금리를 쉽게 내리지 못했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입장에선 부담을 일부 덜어낼 수 있게 된 셈이다.

 

13일 오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오는 12월 10일까지 미국 기준금리가 현재의 4.25%~4.50%에서 3.50~3.75%까지 내려갈 확률을 33.8%로 반영했다. 금리를 한 번에 0.50% 내리는 ‘빅컷’이 없다고 가정하면 3회 인하된다는 뜻이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이 확률은 6.3%에 불과했다. 심지어 금리를 4번 내릴 수 있단 가능성도 19.8%로 나타났다.

 

금리 인하 시작 시점은 6월로 예측됐다. 페드워치는 이날 미국 기준금리가 오는 6월 18일(현지시간) 0.25%포인트 인하될 가능성을 68.8%로 봤다. 1개월 전 30.8%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커졌고, 전날(55.0%)과 비교해도 13.8%포인트가 높아졌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모습을 보이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최근 커진 경기침체 우려로 주가가 한차례 곤두박질친 상황 속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사라진다면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미 노동부는 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전월과 비교해선 0.2% 상승했다. 지난 1월 전년 동월 대비 3.0%, 전월 대비 0.5% 상승한 것과 비교해 상승 폭이 둔화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2.9%)와 비교해도 낮았다.

 

우리나라 통화당국 입장에선 운신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 올해 한국은행 성장률 전망치가 1.9%에서 1.5%까지 내려가는 상황 속에서도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을 끝까지 주저하게 만든 요인 중 하나가 환율이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연 2.75%로 0.25%포인트 낮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여섯 분 중 네 분은 3개월 내 현 2.75% 기준금리를 유지할 가능성 크다는 견해를 냈다”며 “네 분은 대내외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금리 인하 여력이 빠르게 소진되는 것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지고 환율이 뛰면서 통화정책의 발이 묶이는 상태까지 가선 안 된단 것이다. 금통위도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외환시장의 경계감이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기준금리가 1.75%포인트나 낮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지 않는 상황에선 금리를 내리는데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반대로 말하면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 부담을 덜게 된다.

 

달러 강세도 다소 진정됐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거래종가는 전날보다 7.2원 내린 1451.0원으로 집계됐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주초 1460원 선이 위험하기도 했으나 달러 가치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이에 따라 차츰 환율도 안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커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3일 107선을 내준 뒤 약세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환율 상단이 1460원에선 막혀있는 모습”이라며 “외환당국은 물론이고 국민연금까지 전략적 환 헤지로 달러를 매도해 주고 있기 때문에 상단이 뚫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추후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크게 해소되면서 그간 원화 약세를 빠르게 만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미국 신정부 관세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아직 더 확인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만약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더 강경한 매파(긴축)적 메시지가 나온다면 금리 인하 기대감은 다시 식을 수 있다. 시장에서도 미국 통화당국이 3월은 물론 오는 5월까지 기준금리를 묶고 상황을 지켜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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