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上, 上!’ 테마주인 줄 알았더니…2년 동안 500% 넘게 뛴 이곳[K주식 이걸 사? 말아?]

BT, 바이오

by 21세기 나의조국 2025. 3. 3. 11:00

본문

‘上, 上!’ 테마주인 줄 알았더니…2년 동안 500% 넘게 뛴 이곳[K주식 이걸 사? 말아?]

입력2025.03.03. 오전 9:35
 기사원문
 
 
 
[사진 출처=실리콘투 홈페이지(소개영상) 갈무리]2022년,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서 전세계 증시가 폭락했습니다. 고점에 물린 투자자들은 곡소리를 냈고 투매가 쏟아졌습니다. 시장이 워낙 안 좋다보니 테마주만 두드러졌습니다. 특히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더 준다는 무상증자 공시만 뜨면 주가가 연속으로 상한가를 찍는 이른바 ‘무상증자 테마주’ 장세가 잠시 펼쳐졌었습니다.

무상증자는 발행주식 수가 증가하는 것 외에 기존 기업가치엔 변화를 만들진 못합니다. 그래서 무상증자 공시 후 급등했던 주가는 대부분 며칠 사이에 제자리로 돌아왔죠. 공구우먼, 모아데이타, 엔지켐생명과학 등이 대표적인 무증 테마주로 묶였던 곳들입니다.

하지만 현재 무상증자 장세 때보다 주가가 더 올라 주목을 받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실리콘투입니다. 실리콘투는 2022년 1대 5 무상증자를 단행해 주가가 2배 이상 뛰었고 이내 원상복귀됐습니다. 하지만 제2차 K뷰티 부흥기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자 주가가 계속 우상향해왔습니다.

2022년 1000~2000원 사이에서 왔다갔다했던 주가는 지난해 6월 5만4200원까지 올라가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현재 이보다 하락한 2만6000원 선이지만 2022년 보다 이미 10배 정도 뛴 셈이죠.

실리콘투 주가 추이[사진 출처=네이버증권 홈페이지 갈무리]
 
세계로 뻗어가는 K뷰티…그 중심엔 ‘실리콘투’가 있었다
 
K뷰티 역직구 플랫폼 ‘스타일코리안닷컴’을 운영하는 실리콘투는 2021년 9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했습니다. 상장 이후 주가가 지지부진했지만 상황이 반전된 건 2023년부터입니다.

코로나19 엔데믹 후 틱톡, 인스타그램 등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 화장품들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중 조선미녀, 티르티르, 코스알엑스, 라운드랩 등 중소형 화장품 브랜드사에서 나온 제품들이 주목을 받았죠.

실리콘투는 해외 진출을 원하는 중소형 화장품 브랜드사에 오픈마켓 운영 대행, 위탁 배송 서비스 등을 제공합니다. 실제로 앞서 말씀드린 브랜드사들은 실리콘투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이름을 알렸죠.

과거 2010년 중국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이 불티나게 팔렸던 제1차 K뷰티 부흥기 때는 국가별 화장품 매출 비중에서 중국이 차지했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미국, 유럽, 동남아 등 전세계 전역에서 한국 화장품을 찾고 있습니다.

스타일코리안 이미지[사진 출처=실리콘투 IR자료]화장품 시장의 수출 판도를 지켜보던 실리콘투는 일찍이 해외 마케팅 사업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했습니다. 도매 사이트를 통해 고객사들이 실시간 재고, 단가 및 주문 배송 일정 등을 확인할 수 있게 했습니다. 아울러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제품 추천 및 지원 서비스를 현지 판매사에 제공했죠. 이에 중소형 화장품 브랜드사들이 유통 시스템을 잘 갖춘 실리콘투를 통해 해외로 진출하기 용이해졌고, 이는 실리콘투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아울러 실리콘투는 수출 국가를 다양화해 리스크를 최소화했습니다. 지난해 3분기 실리콘투 IR 설명자료에 따르면 해외 국가별 매출 비중은 △미국 24.9% △폴란드 12.8% △UAE 5.4% △네덜란드 4.5% △인도네시아 4.1% △말레이시아 3.5% △호주 3.3% △캐나다 2.8% 등입니다. 아직까지 한국에 빗장을 풀지 않은 중국 시장으로의 매출 비중은 상당히 낮습니다.

덕분에 실적도 비약적으로 증가했습니다. 2020년 994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21년 1310억원→2022년 1653억원→2023년 3429억원→2024년 6915억원으로 늘었습니다. 영업이익은 2021년 88억원→2022년 142억원→2023년 478억원→2024년 137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박종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실리콘투 매출의 70%가 온라인에서 나오고 있어 오프라인에서의 성장 여력도 크다”며 “영국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고 폴란드 물류센터가 본격 가동하면서 유럽 매출이 늘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리콘투 국가별 매출 비중, 상위 10개 브랜드별 매출 비중[사진 출처=실리콘투 IR자료]아울러 실리콘투는 단순한 유통 사업자를 넘어 유망 브랜드사에 지분 투자를 하면서 동반 성장을 꾀하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원앤드, 벤튼, 편강한방피부과학연구소, 헬로스킨, 픽톤, 에이드코리아컴퍼니에 지분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에이드코리아컴퍼니의 경우 2021년 10월 지분율 31.25%을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성장하는 중소형 화장품 브랜드를 보유한 알짜 회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와 함께 비더스킨, 제이씨앤컴퍼니, 더플랜트베이스, 온리니 등에도 추가 투자 진행을 완료한 상태죠.

지분투자 기업의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실리콘투의 지분가치도 상승한 상태입니다. 실리콘투에 따르면 원앤드, 벤튼 등 6개 브랜드사 매출액은 2018년 92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3분기 938억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실리콘투 지분투자 브랜드사 매출액 추이[사진 출처=실리콘투 IR자료]
 
잘 나가던 실리콘투 ‘주춤’, 왜?
 
시장에서도 실리콘투를 바라보는 눈높이가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너무 큰 기대를 했던 탓일까요. 최근 실리콘투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주가가 크게 하락했습니다. 시장 기대치에 못 맞춘 실적을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4분기 실리콘투의 매출액은 1736억원, 영업이익은 25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64.2%, 73.9% 증가한 수치지만 시장 기대치를 각각 12.4%, 36.5% 밑돌았습니다.

증권가에선 북미 성장이 둔화됐고 화장품 유통시장의 경쟁이 심화됐기에 실리콘투가 시장의 눈높이를 못 맞춘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실리콘투의 목표주가를 낮췄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6만원에서 5만원, 하나증권은 6만4000원에서 4만원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화장품 산업의 경쟁 심화로 미국 법인 매출이 매우 부진했고 이는 전사 원가율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며 “실리콘투가 프로모션비 지출을 늘렸는데 미국 시장 내 경쟁 강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실리콘투 2024년 4분기 실적[사진 출처=한국투자증권]
 
하지만 국내 증권가에선 높은 실적 안정성과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매력, 지분 투자 브랜드사 가치 등을 종합했을 때 실리콘투의 성장세를 계속해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여전히 K뷰티 브랜드들이 전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고 제2차 K뷰티 부흥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김 연구원은 “유럽과 중동 시장에서의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고 현 시점에서 실리콘투의 하방 밸류에이션은 PER(주가수익배수) 13배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주가 조정으로 미국 시장에서의 실망감이 충분히 반영돼 밸류에이션 매력이 확보될 경우 매수를 추천한다”고 했습니다.

고환율, 정치적 혼란 등으로 국내 증시가 휘청이고 있습니다.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이 넘쳐났고 미국 증시로의 투자 이민자들도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K증시 한편에서 묵묵히 실적을 내면서 주가가 폭발적으로 올라가는 종목들도 있습니다. 국내 투자자들에게 희망과 꿈이 될 수 있도록 차세대 주도주를 발굴하고 좋은 우량주를 꼼꼼히 분석해 드리겠습니다.



홍순빈 기자(hong.soonbin@mk.co.kr)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