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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의 고통

◆의사결정학

by 21세기 나의조국 2023. 7. 7.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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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고통

구조론연구소  김동렬  2023. 07. 06

 

 

글자 아는 사람은 진실을 말할 의무가 있다. 편리하게 정치적 프레임에 숨고 진영논리에 숨는게 다반사다. 진실은 고통이다.

 

    가난한 한국인이 자녀를 부유한 선진국에 입양시켰다. 선진국에서 잘 먹고 잘살았다. 잘된 일인가? 중요한건 인간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개나 돼지가 아니다. 입양된 사람이 다 친부모를 찾는 것은 아니다. 다수는 그냥 그 나라 사람이 되어 잘 산다. 극소수가 한국에 찾아와서 가슴을 후벼판다.

 

    부자 나라에 가서 잘 먹고 잘살았으니 됐잖아하고 말하는 것은 성범죄를 저질러놓고 그냥 잊어버리면 되잖아하고 말하는 사람이다. 그게 사이코패스다. 인간은 그게 안 된다. 입양시킨 사람은 추궁당해야 한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다면? 그래도 추궁당해야 한다. 영원히 용서되지 않는다. 

 

    미국이 흑인 노예를 끌고 가지 않았다면 흑인들은 유명해질 기회를 잃었을 것이다. 마이클 조던은 아프리카에서 쇠똥을 모으고 있었을 것이다. 우리 조상을 노예로 끌고 가 주셔서 고맙다고 절을 해야 하나?

 

    우리는 행복이라는 단어에 속는다. 자연인은 죄다 나는 행복합니다를 외치고 있지만 행복이 모든 것을 정당화 시켜주는건 아니다. 그것은 그냥 단어에 불과하다. 자연인은 할 말이 그것밖에 없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잘 되었다고 용납되는 것은 아니다. 원인적으로 잘못된 것은 원죄다.

 

    이런 문제에 모양 좋은 정답이 있는게 아니다. 대신 미션이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미션이 무엇인가? 박정희가 그 시대에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할지라도 우리가 박정희를 절대 용서하면 안 된다. 

 

    그것은 인간의 자기부정이다. 너는 왜 존재하는가? 존재의 이유를 만들어내야 한다. 인간은 부단히 나아가는 존재다. 아버지가 도둑질을 해서 부자가 되었다고 해서 자식들에게 자랑하겠는가? 내가 도둑질해서 너희를 이만큼 키웠다. 누가 내게 손가락질을 하겠는가? 이러면 안 된다.

 

    전두환이 도둑질해서 손자가 배불리 먹고살게 되었다 해도 손자는 할아버지를 비판해야 한다. 왜냐하면 인간이니까. 할아버지에게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고 해도 용서는 안 된다. 그것이 인간이니까.

 

    인생은 덫이다. 온통 수렁이다. 도저히 빠져나갈 길이 없다. 온전히 감당하는 수밖에 없다. 피투성이가 되는 것이다. 박정희는 내 무덤에 침을 뱉으라고 했다. 보나마나 조갑제의 창작이겠지만. 우리는 그 무덤에 침을 뱉어야 한다. 왜냐하면 인간이니까. 지하의 박정희도 그걸 바란다. 

 

    하다 보면 일이 그렇게 되어버린다. 우리는 선악구도로 이해한다. 동화책을 너무 많이 읽은 것이다. 히어로와 빌런의 대결. 그런거 없다. 대부분 일이 그렇게 흘러간다. 내가 박정희라도 어쩔 수 없다. 그렇더라도 김재규는 박정희를 쏴야 한다. 박정희가 인간이라면 여기를 쏴라고 가슴을 풀어헤쳐야 한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혁명을 했다면 당연히 목숨을 내놔야 한다.

 

    대부분 인간은 역사의 격랑에 휘말려서 어어 하다보니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어 버린다. 백선엽이 독립군을 직접 때려잡은건 아니고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더라도 인간이라면 참회를 해야 한다. 선배 간도특설대가 그 이전에 때려잡은 독립군들도 백선엽이 대표해서 대신 사죄를 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게 인간이니까.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고 변명하는 것은 나는 개돼지다 하고 자폭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미션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지구에 흑인은 없고 백인만 있다면 세상은 평화로울지도 모른다. 실제로는 현미경 대고 더 많은 차별을 만들어내겠지만. 우리에게 고통스러운 미션을 주기 위해 흑인이 존재하고 성소수자가 존재한다고 받아들일밖에. 우리는 어려운 문제를 받은 것이다.  

 

    한국이 자진해서 일본에 나라를 바치고 그냥 일본인이 되어 살았으면 지금보다 행복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돼지가 되는 것이다. 중국은 4천 개 나라가 망해서 만들어졌다. 4천 개 나라가 자진해서 중국에 나라를 들어다 바친 거. 한국과 베트남과 몽골도 중국에 나라를 들어다 바치고 자랑스런 중국인이 되어야 했던 것일까? 그러다가는 80억이 죄다 중국인 되는 수가 있다. 

 

    미션이 없으면 존재가 없다. 모순은 모순대로 받아들여야지 어거지 합리화를 시도하면 안 된다. 상대방을 말로 논박하는 데는 프레임이 먹히고, 흑백논리가 먹히고, 진영논리가 먹히지만, 그것은 진실이 아니다.

 

    프랑스혁명만 해도 온갖 시행착오가 있었다. 동학혁명도 마찬가지다. 안 하느니만 못한 점도 있었다. 그렇다 해도 누군가는 해야 한다. 프랑스가 하지 않으면 독일이 했을 것이다. 그것이 역사의 법칙이다.

 

    사실 러시아 혁명을 말아먹은 주범은 레닌이다. 독일이 러시아를 망치게 하려고 귀국시켜 준 것이다. 노동자들은 엘리트를 협살하려고 레닌을 중심으로 뭉친다. 이 장면 어디서 본듯하다. 한국 네티즌은 나이 차가 많이 나는데도 김대중 대통령을 지지했다. 이기택, 홍사덕 등 젊은 사람이 있는데 왜 나이 차가 나는 김대중을 지지하지? 장기표가 절대 이해 못하는 미스터리.

 

    왜 엘리트 중에 초엘리트 레닌을 노동자가 지지하지? 노동자는 엘리트를 싫어하는데? 이준석이 윤석열과 손잡은 것과 같은 세대포위. 꼭대기와 밑바닥이 손잡고 중간을 협살하는 구조는 역사적으로 흔했다.

 

    상황이 그렇게 흘러간다. 옳고 그름을 따라가는게 아니라 의사결정하기 좋은 구조로 흘러간다. 중간그룹이 의사결정을 잘못하므로 그렇게 가는 것이다. 결국 혁명은 물리학에 집어삼켜진다. 예외는 없다. 도덕이니 명분이니 정의니 하는건 그냥 말을 갖다 붙인 말이고 결국은 물리학에 먹힌다.

 

    님이 신이라면 인간들을 골탕먹이기 위해 여러 가지 장치를 설치할 것이다. 인간들이 싸우지 않고 평화롭게 산다? 그런 문명은 300년 안에 망한다. 인간들이 서로 싸우기만 하고 힘의 논리에 지배된다. 역시 100년도 못 가서 망한다. 서로 싸우게 만들어놓고 싸우면 싸웠다고 처벌하는 거. 

 

    안 싸우고 싸우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미션이다. 키가 큰 사람도 있고, 작은 사람도 있고, 잘생긴 사람도 있고, 못생긴 사람도 있듯이 갈등도 있고, 모순도 있고, 그러면서도 부단히 주어진 일을 하는 것이다. 남탓하고 빠져나가는 방법은 없고 온몸으로 감당해야 한다.

 

    1. 유럽 백인들은 선조들의 잘못을 속죄해야 한다.

    2. 식민정책은 잘못된 것이지만 다른 방법은 없었다.

    3. 다른 방법이 없었으므로 백인은 잘못을 저지를 수밖에 없다.

    4. 잘못을 저지를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처벌은 받아야 한다.

 

    나쁜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잘못을 저지를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처벌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게 모순이라고? 원래 세상은 모순이다. 모순이야말로 인류문명의 동력원이다. 인간은 태어나자마자 운명의 덫에 걸려 있으며 수렁에 빠져 있으며 호랑이에게 쫓기는 존재다. 피할 수 없다.

 

    잘못을 할 수밖에 없지만 잘못을 정당화하면 안 된다. 삶에서 앞뒤가 안 맞는 일은 무수히 일어난다. 그것이 인간의 실존이다. 그것은 인간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그렇지 않다면 미션을 어디서 찾겠는가?

 

    백인이 일본처럼 발뺌할 수도 있지만 그 경우 권위를 잃는다. 리더십을 잃는다. 일본은 리더십에 관심 없고. 결국 에너지의 법칙을 따라간다. 생산력에서 한중일에 밀린 백인은 조상의 잘못을 참회하고 도덕적 우위를 얻어 체면을 세우는 결정을 하는게 맞다. 미국은 아직 생산력이 버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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