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연구소 김동렬 2023. 05. 22
인간은 그저 이겨먹고 싶은 것이다. 동기나 목적은 없다. 무슨 생각이 있어서 그러는게 아니다. 인간은 원래 그렇게 만들어진 동물이다. 반사적인 맞대응 행동이 있을 뿐이다. 이기는 길이 보이면 그리로 간다. 미끼를 무는 물고기처럼 달려든다. 함정인 줄 모르고.
6070은 직간접으로 일제 식민지와 625 전쟁을 경험한 세대다. 마지막 보릿고개 세대에 저학력 세대다. 그들의 평균학력은 중 2 정도다. 게다가 컴맹이다. 그들은 현실에서 제대로 이겨본 적이 없다. 늘 승리에 굶주려 있다. 이겨먹을 수 있는 찬스만 보이면 달려든다.
4050은 전후에 태어나 쌀밥을 배부르게 먹고 자랐다. 4년제 대학을 나와서 평균학력이 높다. 자동차를 소유하고 해외여행을 다닌다. 그들은 독재를 이겼고 일본을 이겼다. 후진국이 선진국 되는 전체과정을 경험했다. 이기는 것도 습관이다. 이겨본 사람이 또 이긴다.
2030은 패배에 익숙하다. 이기려면 세력이 있어야 한다. 그들은 형도 없고, 동생도 없고, 사촌도 없고, 삼촌도 없다. 언니도 없고, 누나도 없이 혼자 살아남아야 한다. 경쟁과잉, 평가과잉이다. 모든 것에 점수를 매기니 그들은 언제나 진다. 쉽게 낚이고 함정에 빠진다.
이대남은 여성을 이겨먹으려고 한다. 만만한게 여자다. 교회에 출석하는 아줌마들은 성소수자를 혐오한다. 유일하게 이기는 대상이 성소수자다. 일베충은 조선족을 혐오한다. 현실에서 패배만 해온 그들은 조선족은 이길 수 있다고 믿는다. 서열 꼴찌는 피해야지.
쪼이는 닭을 찾아 눈알을 두리번거린다. 쪼아줄 만만한 놈 어디 없나? 1차 세계대전 직전의 유럽이 그랬다. 유태인 사냥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 일본이 그랬다. 관동대지진이 일어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조선인 사냥에 나섰다. 인간들의 추악한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아큐정전과 같다. 아Q에게는 소D가 만만한다. 붙어보니 변발을 잡혀서 그것도 쉽지 않다. 결국 지나가는 비구니의 볼을 꼬집는다. 강아지 빼고 아Q가 유일하게 이겨먹을 수 있는 대상이었다. 언제나 패배만 해왔기 때문에 작은 승리의 가능성이 그들을 흥분시킨다.
타블로를 괴롭히던 왓비컴즈의 마지막 말은 ‘네가 이겼다’는 거다.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타블로가 권력을 동원해서 정보를 조작했으므로 결과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또 하나는 이것은 타블로와 왓비컴즈의 일대일 대결이며 자신이 이겼다는 말이다.
자기는 적은 비용을 투자하고 타블로의 많은 출혈을 끌어냈으므로 자신이 이겼다는 말을 돌려서 한 것이다. 그는 이겨먹고 싶었다. 진실싸움에는 졌지만 괴롭히기 게임에는 이겼다. 게임의 룰은 자신이 정하니까. 아Q의 정신승리법이다. 이지메는 원래 그렇게 한다.
진중권은 말한다. '한동훈이 최강욱을 이겼어.' 진중권 자신이 이겼다는 선언이다. 왜 그런 말을 할까? 열패감 때문이다. 그는 늘 져왔기 때문이다. 시민이가 중권이를 이기고, 국이가 중권이를 이기고, 어준이가 중권이를 이겼다. 먼저 장관되고 먼저 유명해졌다.
인간이 짐승을 이기는 방법은 하나다. 짐승과 싸우지 않는 것이다. 이겨먹으려고 덤비는 자들을 배제하는 것이다. 거짓을 빼면 진실이 남는다. 짐승은 제거하면 인간이 남는다. 진리를 얻으면 다 이룬 것이다. 짐승들은 거짓 승리를 얻고 인간은 함께 갈 동료를 얻는다.
진리가 거짓을 이기고, 문명이 야만을 이기고, 진보가 보수를 이기는게 진짜다. 내가 이기는 것은 연습문제고 인류가 이기는 것이 진짜다. 이기려는 마음은 인간을 진정한 싸움판으로 끌어들이는 장치다. 이기는 재미를 줘서 진리의 싸움판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문제는 패배만 반복해 온 자들이다. 그들은 거짓 승리를 향해 폭주한다. 만만한 약자를 발굴하여 화풀이하려고 한다. 쪼이는 닭을 찾아내려고 한다. 그들이 이기는 방법은 도박과 범죄 그리고 약자에 대한 폭력이다. 비극은 닫힌 공간에서 이게 노골화되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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