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 4대 성장사업 집약된 창원공장
이제 막 기지개 핀 SMR·해상풍력·가스터빈
경상남도 창원시에 위치한 두산에너빌리티 풍력 공장. ⓒ두산에너빌리[경남 창원 =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이제 ‘패스트 팔로워’가 아닌 ‘퍼스트 무버’가 되겠습니다.”
나무에 둘러싸인 공장 단지, 미세먼지 하나 없이 깨끗했던 공기. 재도약을 위해 친한경 사업에 승부를 건 두산에너빌리티를 알리기라도 하듯, 15일 방문한 두산에너빌리티 창원공장은 청량한 날씨와 선선한 바람이 이어졌다.
누구도 선뜻 개척하지 못한 사업을 미래먹거리로 삼고, 다소 느린 걸음으로 걸어왔던 두산에너빌리티가 준비를 마치고 친환경 출발선 앞에 섰다. 과거는 물론 현재도 생소한 분야를 점찍고, ‘뚝심’ 하나로 밀고 온 두산에너빌리티의 4대 성장사업은 마침내 회사의 재도약을 이뤄줄 든든한 발판으로 거듭났다.
이날 경상남도에 위치한 창원공장 주요시설 소형모듈원전(SMR), 터빈, 풍력 공장에 방문했다. 모두 두산에너빌리티가 미래먹거리로 삼은 것들이다.
1982년 준공을 마친 창원공장에서는 일반인들에게는 낯설 수 있는, 대부분이 국가 기간 산업에 필요한 초대형 플랜트 설비가 제작되고 있다. 전체 면적은 430만㎡(130만 평)으로, 축구장 660개, 여의도의 1.5배 달하는 규모를 자랑한다. 소재 제작부터 완제품까지 일괄생산이 가능한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기계공이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먼저 원자로, 증기발생기 등이 제작되고 원전 조립이 이뤄지는
SMR 공장을 방문했다. 영국 기차역과 같이 생긴 널찍한 이 공간은 총 5개의 구역으로 나뉘었다. 각 구역에서 특성에 맞는 작업이 진행되는데, 작업이 완료된 제품들은 외부로 이동해 용접, 부품 제작 등을 통해 결합된다.
이 곳에서는 주로 대형원자로 주기기가 제작됐지만, 최근에는 SMR 발전소 마련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1, 2구역을 SMR 공장으로 개조할 예정이다.
아직 제작 초기 단계에다 부품이 다 들어오지도 않은 상태인지라 공장은 텅텅 빈 것만 같았지만, 직원들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제철, 압연, 용접 등 원자로에서 만큼은 최고로 가장 뛰어난 기술을 갖고 대부분이 30년 일하신 분들이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각자의 역할과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까지 원자로 24대를 국내뿐아니라 해외에도 수출했다”며 “우리가 얼마나 원자로발전에 기여할지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실제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자로 공장의 규모는 향후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부터 있을 신한울 3호기, SMR 등 제작을 위해 인력은 160명에서 210명 정도로 확대될 예정이다.
경상남도 창원시에 위치한 두산에너빌리티 풍력2공장 내부. ⓒ두산에너빌리티
‘가능성’ 하나만 보고 뛰어든 해상풍력·가스터빈
당장 눈 앞에 떨어지는 콩고물 없이 미래만 보고 사업에 뛰어들긴 힘든 일이다. 가능성 하나만 보고 끈기 있게 도전한 해상풍력과 가스터빈은 이제 두산에너빌리티의 성장 ‘핵심축’이 되기 만을 기다리고 있다.
태풍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해상풍력을 만드는 풍력2공장. 앞뒤가 뻥 뚫린 구조에 공장 내에서는 쾌적한 공기가 단번에 느껴졌다.
과장 좀 보태 실외기 팬을 100배 정도 확대한 것 같은 제품들은 지지대에 배치돼 있었다. 지지대만 해도 성인 남성 키는 훌쩍 넘었기에, 엄청난 규모가 확 체감됐다. 공장 자체 층고가 높았지만, 제품은 천장 가까이 닿아 있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지의 세계’ 같았던 해상풍력 시장에 2005년부터 뛰어들었다. 연구개발(R&D)에만 약 2000억원을 투입해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비슷한 시기에 현대, 대우 등 여러 기업도 이 분야에 뛰어들었으나 두산에너빌리티만이 현재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의 결실로 2010년 아시아 최초 해상풍력 발전기를 개발하고, 국내 해상풍력시장을 개척했다. 제주 탐라해상풍력(30㎿), 전북 서남권 실증단지(60㎿), 그리고 가장 규모가 큰 제주 한림해상풍력(100㎿)까지 일궈냈다.
어마어마한 크기에 제품 조립에만 한 달이 걸린다고 한다. 아직 시장이 크게 확대되지 않아 공장 규모는 아담했지만, 향후 성장세가 기대되는 사업이다. 현재 국내 최초로 8㎿ 터빈 실증을 완료했는데, 이를 통한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 로터 직경은 205m, 총 중량은 1344t으로 공급전력량은 대당 4300세대다.
파워서비스BG풍력/서비스설계 담당 신동규 상무는 “아직 시장이 확대되지 않아 대규모 양산할 정도의 수주량은 안되지만 이 시장을 누군가는 주도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은 풍속도 좋고 품질도 좋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가 않아 이를 감안해 제품을 만들고 있다”며 “한국 바람에 강하고 최적화된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경상남도 창원시에 위치한 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 공장 내부 모습. ⓒ두산에너빌리티가스터빈 사업 또한 마찬가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수소터빈의 밑거름을 마련하기 위해 가스터빈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기존 액화천연가스(
LNG)를 연소하는 가스터빈에 수소 연소가 가능한 연소기를 부착하면 수소터빈으로 전환되는데, 가스터빈을 해야만 수소터빈 실증이나 입찰에 참여가 가능하다.
초대형 제품이 가공·조립되는 터빈공장에는 생선 비늘과 같이 촘촘한 날개로 이뤄진 제품들이 곳곳 자리 잡고 있었다. 김포에서 실증을 앞둔 270㎿급 가스터빈도 이곳에서 조립됐다.
이제 막 첫 발을 디딘 사업이지만,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가스터빈 블레이드 하나의 가격이 중형자동차 한 대의 가격인데, 총 480개의 블레이드가 탑재돼있다. 따라서 가스터빈 하나를 수출할 경우 중형자동차 480대를 수출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한다.
또 유지 보수 비용만 해도 수 십조원으로 상당하기에 그간 국산 가스터빈에 대한 니즈도 높아진 상황이다. 현재 세계에서는 미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만 가스터빈 독자기술을 갖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지원으로 2013년부터 국책과제로 가스터빈을 개발했으며, 2020년도에 개발을 완료했다. 지금까지는 380㎿급 대형 가스터빈 개발을 국책과제로 진행됐는데, 보령복합화력 5호기가 이로 대체될 예정이다.
파워서비스BG TM생산 담당 황현상 상무 “코로나19나 천재지변, 아니면 이런 저러한 핑계로 공급사가 요청을 거절하면 발전소가 멈추게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 불편함이 있었다”며 “100% 국산화로 이러한 불편함을 없애고 유지보수비용을 낮추는 경제성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자력으로 국내 기술 지원은 플랜트 운영 비용 등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가스터빈의 경우 후발주자였지만, 2027년도에는 380㎿급 수소터빈 개발을 완료해 선두주자가 되겠단 꿈을 꾸고 있다. 지난 2020년부터 개발에 착수했는데, 실증을 거친 2029년 발전시장에서 수주를 하는 것이 목표다. 2026년까지는 핵심 기기인 수소 전소 터빈용 연소기를 개발할 계획이다.
황 상무는 “기계공학의 꽃, 가스터빈은 국가기반산업으로 충분한 의미가 있다”며 “수소터빈에서만큼은 선두주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