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깜짝 실적을 올렸다. 가전 사업은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넘었으며 미래 먹거리는 꼽히는 전장 사업에서도 역대 최대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1조5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으로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 삼성전자(영업이익 6402억원)를 넘어섰다.
27일 LG전자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0조4159억원, 영업이익 1조497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역대 1분기 실적 가운데 매출은 두 번째, 영업이익은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6%, 22.9% 줄었지만 전 분기(매출 21조8575억원, 영업이익 693억원) 대비 영업이익은 21.6배로 늘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LG전자 측은 “조주완 사장 주도로 ‘워룸(전시상황실)’ 운영 등 전사적 노력으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도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워룸은 불확실한 경영 상황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만든 임시 조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업 간 거래(B2B) 매출이 지속해서 늘고 있으며 정교한 수요 예측과 차별화한 유통 전략 등을 편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HE(TV)사업본부는 매출 3조3596억원, 영업이익 2003억원을 기록했다. 수요 둔화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줄었지만 자체 스마트TV 플랫폼인 ‘웹OS’ 기반 콘텐트·서비스 사업으로 수익성이 높아져 흑자 전환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VS(전장)사업본부 역시 매출(2조3865억원)과 영업이익(540억원) 모두 역대 1분기 최고 실적을 거뒀다.
B2B를 담당하는 BS사업본부는 매출 1조4796억원, 영업이익 657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LG전자 관계자는 BS사업과 관련해 “노트북과 게이밍 모니터 등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을 키우고, 로봇과 전기차 충전기 등 신사업 육성에 더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B2B 중심으로 매출 구조 변화, 전장 사업 수익성 확대 등을 고려하면 장기간 저평가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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