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내용 요약
에코프로·비엠 공매도 잔고 연중 최대치
개인 대규모 매수로 맞불…"공매도 타도"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에코프로 형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를 놓고 개인 투자자와 공매도 세력이 격돌하고 있다. 에코프로 형제의 주가가 올 들어서만 3배, 6배 가량 급등하면서 공매도 세력의 공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연일 대규모 매수로 대응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 금액은 연중 최대치까지 치솟았다.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잔고 금액은 지난 10일 기준 약 9862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가장 많은 수치다.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 금액은 2981억원을 기록해 엘앤에프(3156억원)에 이어 코스닥 공매도 잔고 3위에 올랐다.
공매도 잔고 금액이 커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뜻이다.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잔고 금액은 지난 2월10일 기준 3719억원을 저점으로 계속해서 증가해 두달 새 6000억원이 늘었다.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 금액 역시 최근 한 달새 2000억원 가까이 불어나면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앞서 지난 2월부터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2차전지 수요 증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수혜 등이 주가에 불씨를 당겼다. 실제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전날 하락에도 불구하고 연초 대비 299.67% 뛰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는 521.36% 폭등했다.
공매도 거래가 점증하면서 주가 상승이 한풀 꺾이는 것이 아니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똘똘 뭉치고 있다. 온라인 종목게시판 등을 살펴보면 "공매와의 전쟁을 선포합니다" "개미들의 힘을 보여주자" "대규모 매수로 공매도를 척결합시다" 등 공매도를 향한 반감을 드러내는 글들이 다수 게재됐다. 에코프로 그룹주를 놓고 당분간 공매도 세력과 개인투자자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간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주가를 끌어올린 주체는 개인 투자자였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외국인 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지만 3월 이후로는 수급이 역전되며 개인 매수세가 계속 유입되고 있다.
실제 개인투자자는 지난 3월 이후 전날까지 에코프로 주식 1조2593억원, 에코프로비엠 8329억원 어치를 순매수 중이다. 같은 기간 개인이 전체 코스닥 시장에서 4조158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수세의 절반 이상이 에코프로 형제에 집중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사실상 매도에 가까운 '중립' 투자의견 보고서가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이 주목한 증권사 보고서는 하나증권이 낸 에코프로 '매도' 의견이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의 현 시가총액은 5년 후 예상 기업 가치를 넘어섰다"면서 "위대한 기업이지만 현 주가는 그 위대함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 적정 가치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에코프로비엠에 대해서도 비슷한 의견이 제시됐다. 교보증권은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업황 호조와 기대감을 반영한 목표주가 대비 현재 주가 수준은 과열 상황"이라며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