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산불로 전국 산림이 타들어가고 있다. 지난 5일 정부는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충남 홍성군을 비롯해 전남 함평군과 경북 영주시 등 10개 시·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그만큼 대형 산불로 인한 피해가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산림청과 언론은 대형 산불의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지적한다. 정말 기후변화가 대형 산불의 주요 원인일까? 일본 임야청 홈페이지를 살펴보았다. 일본 역시 우리와 같은 기후대에 위치하고 있으나 산불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 일본 임야청은 산불이 줄어들고 있음을 공개하고 있다. ⓒ 일본 임야청
중국은 어떨까? 2021년 3월 19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된 "엘니뇨-남방 진동이 중국 산불 활동을 조절하다"에 중국 산불 발생 현황이 자세히 정리되어 있다. 중국 역시 일본처럼 산불이 줄고 있다. 일본과 중국의 산불 통계에서 확인되듯, 기후변화가 대형 산불의 주요 원인이 아님을 의미한다.
▲ 중국 역시 산불 발생 건수가 줄고 있다. ⓒ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대한민국 산림청의 산불 통계를 살펴보았다. 2012년 197건에서 2022년 756건으로 급증했다. 산림청의 통계를 바탕으로 표를 만들어보았다. 산불 발생 증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 일본이나 중국과 달리 한국은 산불이 증가하고 있다. ⓒ 최병성
같은 기후대에 위치한 일본과 중국은 산불 발생이 줄고 있는데, 왜 유독 한국만 산불 발생이 증가하는 것일까? 산불 발생의 주요원인이 기후변화가 아니라면 한국의 대형 산불 원인이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소나무 위주의 산림 구조와 산림청의 산불 진화 능력 부족 때문이다.
소나무가 불 폭탄이 되는 이유
지난 2일 발생한 충남 홍성의 산불 현장 모습을 살펴보자. 헬기가 아무리 물을 퍼 부어도 마치 기름을 부은 듯 불길이 거세게 타오른다. 소나무 숲이기 때문이다.
▲ 헬기로 물을 퍼부어도 산불이 더 거세지고 있다. 소나무 숲이기 때문이다. ⓒ 황정석
같은 날 발생한 충남 금산 활엽수림의 산불 모습이다. 산불이 바닥으로 퍼져가고 있다. 불길이 하늘로 치솟던 홍성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 산불이 바닥으로만 기어가고 있다. 활엽수림이기 때문이다. ⓒ 황정석
산불은 불길이 바닥으로만 퍼져가는 지표화, 나무 기둥 부분이 타는 수간화, 가지 끝까지 다 타버리는 수관화, 불길이 땅속으로 퍼지는 지중화 등으로 구분된다. 활엽수림은 대부분 바닥으로 퍼지는 지표화에 머물며 산불 후에도 대부분의 나무들이 살아나지만, 소나무 숲은 가지 끝까지 타 죽는 수관화로 대형 산불의 원인이 되고 있다.
▲ 김장환 박사 논문에 소개된 산불의 형태. 지표화, 수간화, 수관화, 지중화로 구분된다. ⓒ 김장환
이번 충남 홍성과 전남 함평, 경남 합천 등의 산불뿐 아니라, 지난해 경북 울진 대형 산불의 원인은 간단하다. 불 폭탄인 소나무 숲이기 때문이다.
왜 소나무는 불 폭탄이 되는 것일까? 행정안전부가 제작한 <2019년 강원 동해안 산불백서>에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 단순림은 산림연료의 수분함량이 낮고 송진과 같은 정유성분이 풍부하기 때문에 산불에 상대적으로 취약해 산불 발생의 위험이 높다'고 이유가 나와있다.
▲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 단순림이 산불에 취약하고 산불 발생 위험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 행정안전부
가지 끝까지 불에 타죽은 소나무 숲에서 잘린 소나무 한그루를 만났다. 송글송글 뿜어내고 있는 송진 방울을 확인할 수 있다. 소나무가 불에 잘 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 수관화로 불타 죽은 소나무 숲. 잘린 소나무에 송진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 최병성
소나무 숲이 대형 산불이 되는 이유는 또 있다. 낙엽은 토양의 수분이 증발하는 것을 막아주는 이불 역할을 한다. 그러나 소나무는 잎이 가늘어 토양의 수분 증발을 제대로 막지 못한다. 활엽수는 겨울철이면 모든 잎사귀를 떨구고 봄이 오기까지 휴면기를 지내지만, 사시사철 초록 잎사귀를 달고 있는 소나무는 추운 겨울에도 광합성을 한다. 이를 위해 토양의 수분을 지속적으로 빨아올린다. 결국 소나무는 겨울의 산림 토양을 더 건조하게 하며 산불을 가속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소나무와 굴참나무 낙엽에 의한 산불의 연소특성에 관한 연구'(김장환, 2010)에 따르면, 침엽수인 소나무와 활엽수인 굴참나무를 비교해 본 결과 소나무가 산불 발생 확률이 높음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소나무 낙엽과 굴참나무 낙엽에 대한 연소열을 측정한 결과 5231cal/g, 4850cal/g 으로 낙엽의 단위 중량당 연소열이 평균 약 450cal/g의 차이가 나며, 동일 환경조건에서의 산불 발생시 소나무 군락에서 산불로 인한 위험성 및 피해의 정도가 높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 소나무가 산불에 잘 타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 김정환
'지표화 산불 피해지의 수종별 임목 고사율 비교분석'(한국방재학회논문집, 2009년)에 따르면, 7개 수종의 임목 고사율을 조사한 결과 굴참나무, 상수리나무 등의 참나무류가 20%로 가장 적었으며, 참나무류의 경우 산불이 수간 및 수관화로 퍼져도 산불로 인한 나무의 피해 정도가 30% 이하에서는 생존하는 강인함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 활엽수가 산불에 강함을 밝히고 있다. ⓒ 방재학회
산림청의 잘못된 조림 정책이 대형 산불 주범
일본이나 중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 대형 산불이 더 증가하는 이유는 소나무 위주의 단순림이 많기 때문이다. 불 폭탄인 소나무 숲 대부분은 인위적으로 조림한 숲이다.
지난 5일 식목일을 맞아 산림청은 국토녹화 50주년 기념행사를 했다. 산림청은 헐벗었던 우리 산림을 지난 50년간 조림한 덕에 울창한 숲이 되었다며, 이를 기념하기 위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한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올렸다.
과연 대한민국의 숲이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될 만큼 조림에 성공한 국가일까? 산림청이 제작한 국토녹화 50주년 영상을 보았다. 소나무를 열심히 심는 장면이 등장한다. 대한민국은 조림에 성공한 국가가 아니다. 잘못된 조림으로 대형 산불로 위협받고 있고 소나무재선충을 막는다며 전국에 농약을 살포하고 있는 산림 재난 국가다.
▲ 국토를 녹화한다며 소나무를 열심히 심고 있다. 그 결과가 대형 산불과 소나무재선충병으로 인한 농약 살포다. ⓒ 산림청
소나무 위주의 단순 조림이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대형 산불의 원인이 되었다. 수십 년 자란 숲이 산불로 한순간에 잿더미가 되고, 산불로 터전을 잃는 사람들도 급증하고 있다.
만약 소나무가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을 심었다면, 아니 소나무를 심지 않고 숲이 자연적으로 복원되기를 기다렸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산불에 강한 건강한 활엽수림으로 거듭났을 것이요, 소나무재선충병을 예방한다며 전국에 농약을 살포하는 국가적인 재난을 겪지 않았을 것이다.
소나무가 산불 대형화의 원인인데도 산림청은 산불 피해 지역을 복구한다며 싹쓸이 벌목 후 또 다시 소나무를 심는 잘못을 반복하고 있다. 산불을 진화해야 할 산림청이 대형 산불이 반복될 재앙의 씨앗을 뿌리는 격이다.
▲ 산림청은 삼척 도계의 산불 피해목을 싹쓸이 벌목하고 또 다시 불폭탄인 소나무를 심었다. 미래 대형산불의 씨앗을 지금부터 키우고 있는 것이다. ⓒ 최병성
지난해 3월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은 삼척까지 올라왔다. 울진과 삼척의 경계선인 이곳은 2000년 4월엔 삼척에서 발생한 산불이 울진으로 내려갔던 현장이다. 산림청은 산불 피해지를 복구한다며 싹쓸이 벌목하고 소나무를 심었다. 그 후 약 20년 동안 소나무가 자랐다.
그런데 지난 2022년 3월 울진 산불로 20년 동안 키운 소나무들이 모조리 불에 타며 산불을 확산시키는 원인이 되었다. 놀랍게도 20년 동안 자란 소나무가 모조리 타 죽었음에도 저절로 자란 활엽수들은 싱싱한 잎사귀를 피어냈다. 소나무를 심지않고 그대로 두었다면 산불에 강한 숲이 되었을 것이다.
▲ 2000년 산불로 인해 싹쓸이 벌목 후 소나무를 심었으나 2022년 울진 산불로 20년 키운 소나무들이 모조리 타 죽었다. 놀랍게도 심지 않고 저절로 자란 활엽수는 거센 불 속에서도 싱싱하게 살아남았다. ⓒ 최병성
며칠 전 동해시의원으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동해시 산불 피해 지역에 불폭탄인 소나무 대신 불에 강한 활엽수를 심으라 했더니, 시청 담당자가 규정상 강원도는 강원도에서 키운 묘목만 심어야 하는데, 강원도에는 소나무 묘목밖에 없어 소나무를 심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며 산불 재난을 반복 경험하면서도 바뀌지 않는 산림청의 잘못된 조림 정책을 한탄했다.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불피해지 복구 및 산림의 내화성 증진기술 연구'에서 우리나라 대형산불의 원인이 소나무 위주 숲 구조에 있음을 지적했다. 이처럼 산림청은 오래 전부터 소나무 위주의 단순한 숲구조가 대형산불의 원인임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산불 피해 현장마다 싹쓸이 벌목 후 소나무를 심고 있다.
▲ 산림청은 이미 산불 원인이 숲 구조에 있음을 알면서도 소나무를 심어 산불을 조장하고 있다. ⓒ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청 숲가꾸기와 임도가 대형 산불 또다른 주범
지난 2022년 3월 울진 산불과 5월 밀양 산불 현장에서 대형 산불을 만드는 산림청의 또 다른 잘못을 찾아냈다. 산림 관리 명목으로 벌어지는 산림청의 숲 가꾸기다.
숲 가꾸기라는 이름으로 활엽수를 베어내고 소나무만 남겨둔 숲은 수관화로 소나무 가지 끝까지 모조리 타 죽었다. 불에 강한 커다란 활엽수뿐만 아니라 키 작은 나무들까지 모조리 베어버려 바람이 잘 소통하는 숲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 2022년 울진 산불 현장. 커다란 굴참나무와 활엽수들을 모두 베어내고 소나무만 남겨두었다. 결국 수관화로 모조리 타 죽었다. 산림청의 잘못된 산림정책이 대형 산불을 만든 것이다. ⓒ 최병성
'소나무와 굴참나무 낙엽에 의한 산불의 연소특성에 관한 연구'에 바람이 산불 확산의 중요한 원인임이 다음과 같이 나온다.
'풍속은 산불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인자들 중 하나다. 연료의 수분을 건조시키고, 공기의 계속적인 공급에 의해 연소를 증가시키고, 풍향과 풍속의 차이는 산불의 행동에 중요하다. 불의 확산속도와 산불의 강도는 밀접하게 연관 있다.'
▲ 바람이 대형 산불의 주요 원인임을 지적하고 있다. ⓒ 김정환
지난 3월 경남 하동의 국립공원 산불이 그 증거다. 키 작은 활엽수들이 많아 바람이 통하지 않으니 지표화로 타다가 불이 꺼졌다. 이는 울진과 밀양 산불 현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3월 15일, 남성현 산림청장이 합천 산불은 임도가 있어 산불을 쉽게 진화했고, 하동 산불은 임도가 없어 밤새 불을 지켜봐야 했다며 임도 개설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임도가 있는 합천 산불이 더 오랜 시간, 더 많은 면적이 불탔음에도 산림청장이 기자들 앞에서 거짓말을 한 것이다.
보름쯤 뒤인 4월 2일 충남 홍성과 전남 함평 등 전국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임도가 만들어져 있었지만 산림청은 산불을 진화하지 못했다.
▲ 도로와 임도가 있음에도 산불을 전혀 끄지 못했다. 그럼에도 산림청은 임도가 있어야 산불을 끌 수 있다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 황정석
문제는 임도가 강한 바람을 이끌어내며 대형 산불의 주범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산림청이 감추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지난 5월 밀양 산불에서 이미 확인되었다.
2022년 2월 21일 <저널 오브 트로피칼 에콜로지>에 게재된 "바람 많이 부는 곳의 착생 브로멜리아드는 어떻게 되나"에서 벌목 지역, 임도가 있는 지역, 산림이 우거진 지역 3곳의 바람 강도를 비교 조사하였다. 놀랍게도 임도가 있는 지역은 벌목한 지역처럼 강한 바람이 발생하였다. 밀양의 산불이 임도를 따라 확산된 것이었음이 이 논문을 통해 입증된 것이다.
▲ 벌목 지역, 임도가 있는 지역, 산림이 우거진 지역의 바람 강도 조사 ⓒ 저널 오브 트로피칼 에콜로지
▲ 임도가 벌목지처럼 바람이 강하게 불어 산불의 통로가 됨을 알 수 있다. ⓒ 저널 오브 트로피칼 에콜로지
오랜 기간 산불 현장을 추적 조사해 온 산불정책연구소 황정석 소장은 '임도가 낮은 곳의 산불을 고지대로 끌어올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산림청은 임도가 있어야 산불을 끌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황 소장은 '산불이 임도를 타고 고지대로 급속도로 확산되며, 산불 진화대가 임도를 따라 올라왔을 때는 이미 산불이 주변으로 다 확산 된 이후'라고 강조했다(산림청이 왜 임도 확대에 집착하는지는 후속 기사에서 다룰 예정이다).
산불 진화 체계 바꿔야 대형 산불 막을 수 있어
최근 한 방송사는 산불 발생자에 대한 처벌이 약하다고 보도했다. 과연 처벌 강화가 대형 산불의 진정한 해결책이 될까?
산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언제든 순간의 실수로 산불이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산불 발생 자체가 아니다. 빠르게 진화될 수 있는 작은 산불이 대형 산불로 확산되도록 한 원인이 중요하다.
그동안 산림청은 소나무가 산불에 약하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소나무 위주로 조림해왔으며, 심지어 숲가꾸기라는 이름으로 활엽수를 베어내고 소나무만 남기며 대한민국 숲을 거대한 불 폭탄으로 만들었다. 오늘 대한민국 대형 산불의 주범이 산림청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월 경상북도는 119산불특수대응단을 발족했다. 경북에서 발생하는 산불을 24시간 이내에 진화해 산불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목표다. 그동안 발생하는 산불마다 대형 산불로 확대되며 엄청난 면적의 산림 피해가 발생했고 민간 피해도 커졌다. 산불을 제대로 진화하지 못하는 산림청의 무능력을 보다 못한 경상북도가 전국 최초로 자체 산불 진화대를 꾸린 것이다.
산불의 신속한 초동 대응을 위해 62명의 전문 산불진화 인력과 장비를 갖춘 경북 119산불특수대응단은 올해 도내에서 발생한 산불 55건 중 진화에 24시간을 넘긴 산불이 단 한 건도 없을만큼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동안 산림청의 산불 진화에 문제가 많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 24시간 이내 진화를 목표로 열심히 산불 진화 중인 경북 119산불특수대응단 ⓒ 119산불특수대응단
일본이나 중국과 달리 발생하는 산불마다 대형 산불이 되는 것과 관련, 소나무 숲 이외에도 크게 두 가지 원인이 지적된다. 잘못된 산불 진화체계와 대형 산불 후 산림청의 싹쓸이 벌목으로 엄청난 이득을 보는 세력이 있다는 점이다.
산불은 피해 면적에 따라 진화 책임이 달라진다. 대형 산불의 경우 산림청장이 산불 진화의 총책임을 맡아 지휘한다. 여기에 문제가 있다. 전투를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이 전쟁을 지휘하는 사령관이 되면 패배할 수밖에 없다.
행정직 공무원이 산림청장이 되었다. 산림청장은 시시각각 바람과 지형에 따라 달라지는 산불 진화를 지휘해야 한다. 산불을 모르니 그저 불을 따라다니다 대형 산불이 되고 만다. 산불을 끄느라 고생한 것처럼 보이지만, 대형 산불로 키워 피해면적을 확대시킨 것이다.
앞으로 대형 산불 재난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경북 119산불특수대응단처럼 산불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산불 진화 책임을 소방청으로 넘겨야 한다. 산에 불이 났다고 불을 모르는 산림청에 산불 진화 책임을 맡긴다면 앞으로도 산불로 인한 재난은 계속되고 이를 복구하기 위한 국고만 나가게 될 것이다. 특히 산불 진화 예산이 소방청에는 없고 산불을 제대로 끄지 못하는 산림청에 모두 배정된 잘못도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산불을 제대로 진화하지 못한 것에 대한 사실 규명과 처벌이 이뤄진 적이 없다. 오히려 대형 산불로 피해가 커질수록 피해를 복구한다며 산림청에 엄청난 예산이 지원되었다. 책임 규명과 처벌 대신 엄청난 예산이 지원되니 산림청이 열심히 산불을 끌 이유가 없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 산림청이 산불 피해지를 복구한다며 온 산림을 싹쓸이 벌목해 산림을 초토화시켰다. 이는 복구라는 이름으로 산림을 파괴한 재앙이다. ⓒ 최병성
심지어 산불 피해면적이 커질수록 이득을 얻는 이들이 있다. 벌목상과 산불 피해목으로 펠릿을 제조하는 업자들이다. 또한, 벌목 후에 조림해야 하니 어린 묘목을 키워 파는 육묘상과 조림사업을 하는 산림조합 등도 있다. 이들에겐 대형 산불이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외국은 산불이 발생해도 벌목하지 않고 자연 스스로 복원되도록 기다린다. 벌목하고 나무를 심는 것보다 더 빠르고 더 건강한 숲을 이루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산림청은 왜 자연 복원을 거부하고 싹쓸이 벌목과 조림을 고집하는 것일까?
▲ 산불 피해지를 복구한다며 산불 피해를 입지도 않은 활엽수까지 모조리 잘라내고 있다. ⓒ 최병성
대형 산불 재난을 막기 위해서는 소나무 위주로 심어 온 산림청의 조림 정책을 중단하고, 산불 진화체계를 소방청으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지금과 같은 대형 산불과 소나무재선충이라는 국가 재난이 반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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