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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이미 진입” 우세에 “시기상조” 의견도

경제일반(국내)

by 21세기 나의조국 2023. 4. 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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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이미 진입” 우세에 “시기상조” 의견도

입력 2023. 4. 5. 10:16
 
 
산유국 감산 결정에 유가 출렁
수입품 등 국내 물가에 영향 불가피
내수 회복 둔화에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국제 유가가 출렁이면서 국내 경제 상황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무역수지 적자 지속에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공공요금 인상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 변동성까지 커지면서 경제 불안요인이 점증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상반기 추가경정예산(추경) 가능성을 일축하며 재정건전성 제고 차원에서 ‘허리띠 졸라매기’에 집중함에 따라 스태그플레이션(stagnation경기 침체+inflation물가 상승) 가능성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국제 유가 상승에 공공요금 인상 예정…물가 인상 불가피
 

5일 외신 등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0.36% 오른 배럴당 80.7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유가는 4거래일 연속 올랐다. 이날 유가는 지난 1월 26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컨설팅회사인 FGE의 페레이던 페샤라키 회장은 “유가는 쉽게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 수 있다”며 “포워드(전망치)는 2023년 말까지 가파른 재고 감소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 상승은 상품과 제품의 원자재가에 반영돼 전반적인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로이터]

 

국내적으로는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 요금과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이 일부는 이미 인상됐고 일부는 인상이 예정돼 있어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전망이다.

 

인플레이션 변수에 더해 경기는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기 침체에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수출액은 작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했다. 수출이 월간 기준 6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8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46억2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해 작년 3월부터 13개월째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무역적자가 13개월 이상 지속된 것은 1995년 1월부터 1997년 5월까지 연속으로 적자를 낸 이후 처음이다.

 

[123RF]

 

코로나19 방역 해제 이후 소비 회복도 더딘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0%까지 인상하면서 고금리가 지속됨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과 부동산시장 침체로 인한 자산가치 하락은 소비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기준금리 인상과 가계대출 감소로 올해 1분기 실질 주택매매가격이 지난해 4분기 대비 2.98% 하락하고, 이 여파로 민간소비 증가율이 0.47%포인트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의견 우세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산유국 감산에 따른 유가 인상 자체가 경기 부진 요인으로, 한국 경제에 상당히 부담이자 금리불안요인”이라며 “최근 물가상승률이 떨어졌지만 이는 유가 상승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유가 상승은 물가 압력을 만들어 정부의 재정 운용에도 부담이 된다”고 분석했다. 비용 충격에 의한 스태그플레이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설명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출 부진에 내수는 견고하다고 보기 어렵다. 방역 해제 이후 보복소비 예상했지만 그 효과는 거의 끝나고 경제성장률 1%중반 달성도 쉽지 않은 상태”라며 “인플레이션은 완만하게 꺾이는데 경기 침체는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고물가·저성장 국면에 이미 들어와 있다”고 진단했다.

 

[123RF]

 

아직 스태그플레이션 진입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오펙플러스(OPEC+) 감산 이후 유가 상승폭이 지난해 배럴당 120달러 수준에 비하면 크지 않다”며 “유가가 오르면 물가상승률 하락은 늦어지겠지만, 최근 두 달 연속 물가상승률이 내려서 스태그플레이션 용어를 쓸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그러나 물가상승률이 5%대로 다시 올라가면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부가 지속적으로 인플레이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황 선임연구위원은 “하반기 추경을 하더라도 물가가 오르면 시중에 돈이 풀리는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며 “금융안정성을 높이고 부동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겠다고 인플레이션을 우선순위에서 뒤로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한 만큼 여기서 빠져나오려면 비용 충격이 완화돼야 하는데 여전히 충격이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은 경기 불안과 물가 상승에 유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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