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산업 매출이 의약품 매출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현재의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이르면 내년에는 처음으로 의약품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내년이 본격적인 바이오 산업 생태계 구축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새어 나온다. 정부도 바이오 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기 위해 한국판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23일 올해 국내 바이오 산업 매출은 22조995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20조9983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9.51% 증가한 것이다.
국내 바이오 산업은 지난 2017년 10조1457억원을 기록한 이후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20%에 이르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의 추세가 이어진다면 내년 연간 기준 바이오 매출은 30조원 고지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업계에서 나온다. 연평균 5%대 성장에 그치고 있는 의약품 산업을 처음으로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일러스트=정다운
바이오산업은 백신과 같은 바이오의약품과 바이오식품, 바이오센서와 같은 의료기기 등을 모두 포함한다. 이른바 ‘제네릭(복제약)’으로 불리는 동일 성분 합성의약품은 제외한다.
국내 바이오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힘입은 결과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을 확대했고, 진단키트 수요 역시 꾸준히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바이오식품산업도 수혜를 봤다.
실제 지난해 바이오 의약품은 매출 5조8385억원으로 전체 바이오 분야 매출에서 27.8%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바이오 의료기기 매출은 5조2793억원(25.1%), 바이오 식품은 4조1936억원(20.0%)로 나타났다.
부산 남구 부산항 용당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바이오 산업은 일반 의약품 사업과 비교해 수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까지 최근 5년 동안 2018년(49.4%)을 제외하면 매년 50% 이상의 매출이 발생했다. 2020년의 경우 수출은 58.4%에 이른다. 지난해 기준 의약품 매출의 국내 비중이 99.62%에 이르는 것과 비교된다. 이런 결과는 제네릭(복제약)에 치우친 국내 제약산업의 수익 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높은 수출 비중이 정부도 지원사격에 나선다. 오는 2025년까지 한국판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단백질 의약품, 치료용 항체, 백신, 효소 의약품, 세포·조직 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저분자 의약품, 약물 전달 시스템에 이르는 바이오 핵심 8대 분야 기업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정부는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제품 상용화까지 기업의 전주기를 뒷받침한다.
한 외국계 바이오 기업 대표는 “국내에 바이오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정부 지원까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그동안 약하다고 평가받았던 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도 자연스레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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