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윤석열 퇴진 중고생 촛불집회를 주도해온 최준호 촛불중고생시민연대 대표에 대해 신문법 위반으로 과태료 처분을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가 비슷한 사안으로 인터넷신문에 대해 과태료를 처분키로 한 것은 조사 대상 최근 3년 사이에 처음 있는 일이어서 극히 이례적인 조치로 해석된다.
최 대표가 촛불집회를 벌인 뒤 서울시가 해당 단체에 대해 말소 여부를 조사하고, 보조금 환수 절차에 들어간 데 이어 과태료까지 부과하기로 한 것이어서 '전방위적인 표적 탄압'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촛불집회 이슈 되다보니... 이번 주에 제보 받아"
24일, 서울시와 촛불중고생시민연대에 따르면 이날 서울시는 해당 단체 최 대표에게 '신문법 위반에 따른 과태료 처분' 사전 통지서를 보냈다. 최 대표와 촛불중고생시민연대가 지난해 8월에 서울시에 등록한 인터넷신문인 <한국청소년청년신문>이 신문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과태료 부과액수는 1050만원이다.
이 통지서에서 서울시는 과태료 부과 이유로 "청소년 보호 책임자의 미 지정, 등록연월일·발행인·편집인·발행소 등 필요적 게재사항을 첫 화면에 표시하지 아니하고 신문사업자 단체명을 등록사항과 달리 표시하여 신문을 발행했다"고 지적했다.
<오마이뉴스>가 서울시 등에 확인한 결과 서울시가 조사 대상기간인 최근 3년 사이에 해당 사안으로 인터넷신문에 대해 과태료 처분한 사례는 처음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해당 처분은 이번 주에 제보를 받고 진행한 것"이라면서 "촛불집회가 이슈가 되다보니까 누군가 제보를 한 것이며, 제보자의 신분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해당 부서가 제보를 접수받자마자 곧바로 과태료 처분을 내린 것이다.
이 관계자는 "(서울시청 상급자) 지시를 받은 게 아니라 담당 부서에서 자체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촛불집회 위축을 위한 시도'라면서 강력 반발했다.
최 대표는 <오마이뉴스>에 "해당 인터넷신문은 청소년 저널리즘 체험교육용으로 만든 사이트인데, 난데없이 막대한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면서 "사전에 어떠한 안내나 시정 요구나 계도 조치 없이 과태료를 부과한 것은 부당하며 촛불집회 위축을 위한 시도로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최 대표는 "이는 사전 안내 한 마디만 있었어도 즉시 고칠 수 있는 문제인데, 서울시가 갑자기 중고생 단체 자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막대한 액수의 과태료 폭탄을 퍼부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촛불중고생시민연대에 따르면 서울특별시립 보라매청소년센터도 지난 23일 해당 단체에 대해 '보조금 총액 624만원을 환수하겠다'고 사전 안내했다. 강사비를 부적절하게 지급했다는 게 그 이유다.
또한 서울시는 오는 25일 촛불중고생시민연대에 대해 '비영리민간단체 지도·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에 따른 요건에 촛불중고생시민연대가 해당되는지 여부를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서울시 여러 부서들은 왜 일제히 나섰을까?
이 같은 서울시 여러 부서의 압박에 대해 박은선 변호사는 <오마이뉴스>에 "서울시 관련 부서들이 중고생 촛불집회 개최 직후에 해당 집회를 주도한 단체와 대표에 대해 일제히 조사에 나서고, 과태료를 부과하려는 것은 '전방위적 표적 탄압'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들게 하는 일"이라면서 "서울시가 형식상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고 있더라도 실질상 촛불집회 참여 때문에 불이익을 주는 행위로 볼 수밖에 없는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학생들의 정치적 기본권까지 침해하는 위법한 행정처분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