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셀도르프=뉴스1) 음상준 기자 = "우리나라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전 세계 10위권이고, 기술력은 아시아에서는 일본 다음입니다. 의사들이 국산 의료기기를 외면한다는 인식도 옛말입니다. 독일에 와 보니 국산 의료기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아 보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해볼 만한 싸움입니다."
14일(현지시간)부터 17일까지 나흘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리는 'MEDICA(메디카) 2022'에서 만난 김동석 한국보건산업진흥원(진흥원) 산업진흥본부장은 전시부스를 둘러본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황성은 진흥원 의료기기화장품산업단장도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한 미국을 100점으로 보면 우리나라 기업은 80점 수준이고 기술격차는 3.5년 정도"라며 "기존 영상장비는 격차가 크지만 정보통신(IT)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은 국내 기업이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독일 산업도시 뒤셀도르프에서 열리는 메디카는 세계 최대 규모 의료기기산업전시회다. 메디컬 산업의 집결지로 불릴 만큼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한국 320여개사 참여…중국과 독일 나란히 600여곳 1~2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11월 14일(현지시간)부터 17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MEDICA(메디카) 2022'에 참여한 중국 기업 관계자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기업이 메디카에 참여했다.
메디카가 열리는 매년 11월이 되면 전 세계 수만명이 뒤셀도르프를 방문한다. 평소 10만원이던 호텔(3성급) 하루 숙박비는 60만~70만원까지 치솟는다. 그래도 방을 구하지 못해 인근 도시인 퀼른에서 대중교통으로 호텔과 행사장을 오가는 국내 관계자가 많다.
행사장인 메쎄 뒤셀도르프 실내 전시 면적은 약 25만㎡로 국내 최대 전시장인 킨텍스보다 2배 넘게 크다. 이 거대한 전시장을 둘러 보려면 하루로는 부족하다. 최소 2~3일은 걸린다.
지난해 전시회는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도 150개국 4만6000여명이 방문했다. 참여 기업 수도 70개국 3523개사에 달했다. 올해는 14일 기준 4600개사가 넘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처음으로 온전히 오프라인 행사로 열렸기 때문이다. 중국과 독일 참가 기업들이 600여곳으로 가장 많고, 우리 기업들은 320여곳이 참가해 5위 규모이자 아시아에서는 중국 다음으로 많다.
메디카는 국제 첨단의료부품 산업 전시회인 컴파메드(COMPAMED)와 동시에 열린다. 올해 국내 기업은 고려특수선재, 비에스메디칼 등 8개사가 참여했다.
메디카 전시장에서는 세계 의료기기 개발 동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전시 분야도 영상 및 진단기기, 일회용품 및 소모품, 실험실 장비, IT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헬스케어, 물리치료 및 정형외과 제품 등 다양하다.
국내 기업은 코로나19 유행 초기 때 저력을 보여준 진단 분야 외에 웰트(디지털 치료제)를 포함한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 메타바이오메드와 시지바이오 등 3D 프린트 새롭게 개발했거나 주력 제품으로 삼는 국내 기업도 부스를 차렸다.
메디카 측이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한 스타트업 부스에서도 무릎 통증을 완화하는 의료기기를 개발한 엘티바이오(LTBIO), 인공지능 헬스케어 스타트업 두잉랩(Doing lab) 등 국내 기업이 모습을 보였다.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11월 14일(현지시간)부터 17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MEDICA(메디카) 2022' 스타트업 부스 참여 기업으로 선정된 인공지능 헬스케어 스타트업 두잉랩(Doing lab) 관계자가 제품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해당 앱을 이용해 음식을 촬영하면 관련 영양소 정보 등이 자동으로 스마트폰 화면에 뜬다.
◇K의료기기에 관심 보이는 파란 눈…"안방서 더 사랑받았으면"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기업은 13조원어치 제품을 생산했는데, 그중 10조원가량을 수출했다. 코로나19 유행기에 발 빠르게 진단 제품을 개발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한 효과가 컸다.
국내 시장 규모만 놓고 보면 제약·바이오 분야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작지만, 수출액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 그만큼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 덕분인지 메디카에서 국내 기업 부스를 찾는 외국인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백명현 메타바이오 연구소장은 "행사 첫날부터 다양한 외국 기업 관계자들이 전시 부스를 찾았다"며 "해당 국가도 중동과 인도, 독일 등 다양했다.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고 귀띔했다.
김재영 엘티바이오 대표도 "메디카 주최 측에서 기술력 등 전 세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엄격한 심사를 진행해 소수 기업에만 부스 설치를 허용한다"며 "한국 스타트업이 잇따라 선정된 것은 K의료기기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K의료기기가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정작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지 못해서다. 익명을 요구한 기업 한 임원은 "국내 의사들이 기존 해외 제품을 사용하는데 익숙하고 과거 국산 제품은 기술력이 밀렸던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해외에서 인정받으려면 국내에서부터 많이 쓰여야 한다. 촘촘한 대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11월 14일(현지시간)부터 17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MEDICA(메디카) 2022' 행사장 입구 모습.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11월 14일(현지시간)부터 17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MEDICA(메디카) 2022' 행사장 외부 모습.
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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