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내용 요약
정부, 메타버스 게임과 분리하는 가이드라인 연내 마련
진흥에 방점…메타버스 플랫폼 활성화 기대감↑
제페토 내 게임 등급분류 주장 등 '메타버스는 게임' 반론 지속 제기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정부가 연내 메타버스를 게임과 분리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메타버스 산업 진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 발표에 메타버스 내 게임은 게임물로 분류해야 한다는 반론이 제기되고 게임업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게 갈리는 등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습니다. 왜 이러한 혼선이 빚어지는 것일까요.
지난 9월 출범한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는 게임물과 메타버스 구분 등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연내 수립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아울러 메타버스 산업 발전을 위해 용어 정의, 자율규제 등을 포함한 메타버스 특별법(과학기술정보통신부), 메타버스 콘텐츠 진흥 법안(문화체육관광부) 제정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홍보 목적의 메타버스는 당장 게임으로 취급되더라도 게임물 등급 분류를 면제하겠다는 방침도 전했습니다.
이는 메타버스 신 규제체계를 마련해 신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에서인데요. 메타버스가 게임과 유사한 요소를 가졌다는 이유로 같은 규제를 받는 것을 막겠다는 것입니다. 즉 메타버스 규제보다는 진흥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입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규제 회색지대에 있던 메타버스 플랫폼 등 여타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가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이드라인 수립에 협력해야 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두 부처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메타버스 같은 신사업에 기존 게임 규제 잣대를 적용해서는 산업 발전이 위축될 수 있다는 입장을, 문체부는 메타버스 내 게임이 게임법 적용에서 제외되면 특혜 논란이 제기될 수 있고, 불법게임물 규제 한계와 사행화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죠.
정부의 메타버스 진흥책에 대한 반론도 지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메타버스와 게임의 구분이 모호하고, 특히 메타버스 플랫폼 내 게임의 경우 게임과 유사하기 때문에 게임물 등급분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지난 7월에 네이버제트에 제페토 내 게임물에 대한 게임 심의를 안내한 바 있죠. 이에 류호정 의원은 지난 5일 개최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대욱 네이버제트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해 제페토 내 게임은 게임물로 분류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네이버제트는 제페토 내 게임은 체험, 교육 등이 제작 목적이기 때문에 일반 게임과는 차이가 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또 류 의원은 제페토가 자체등급분류사업자로 지정돼 게임물에 대한 등급분류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습니다. 메타버스 내 게임에 대한 안전망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게임업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우리가 흔히 메타버스라고 일컫는 서비스들은 3차원(3D) 공간에서 가상 아바타가 소셜네트워크를 비롯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모임 성격이 가능한 형태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서비스들은 게임사들이 일찌감치 서비스해왔던 것들인데, '메타버스'라는 용어로 다시 등장했을 뿐이라는 게 게임 진영의 주장인데요. 이 때문에 메타버스가 게임법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불만도 제기됐습니다.
아울러 메타버스가 규제 무풍지대가 될 경우, 이를 우회로로 삼아 메타버스 내에 불법게임물이 유통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 최근 메타버스 서비스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성희롱 등 성범죄가 발생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이를 제재할 규정이 없습니다.
게임산업법에서 사행화 방지를 위해 금지하고 있는 '환금성'도 메타버스 서비스에서는 확실히 자유로워질 수 있죠.
메타버스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게임사들 입장에서는 이러한 정부의 규제 분리 기조를 조심스레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앞서 지난달 넥슨은 '메이플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 서비스 '메이플스토리 월드'와 넥슨 게임 리소스로 구현된 가상세계에서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모바일 커뮤니티 플랫폼 '넥슨타운' 국내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또 엔씨소프트는 지난 7일 ▲커뮤니티 모임 ▲스터디 그룹 ▲원격 수업 ▲재택근무 등이 가능한 메타버스 플랫폼 '미니버스'를 최초 공개했습니다. 컴투스는 컴투버스 자회사를 통해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 출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가 게임과 동일한 규제를 받을 경우, 산업 육성에 저해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큽니다.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는 지난 6월 개최된 디지털 플랫폼 업계 간담회에서 “메타버스 영역이 기술적 형태나 외모가 게임과 닮았지만, 정책적으로 명확히 게임과 구분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아직 메타버스에 대한 명확한 법적 정의 조차 내려지지 않은 상태여서 이러한 혼돈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규제에 앞서 신중한 접근과 충분한 논의가 선제돼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한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일반인들이 메타버스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구글의 전 CEO 에릭 슈밋도 메타버스 개념의 혼란에 대해 언급한 뒤 "메타버스가 무엇인지에 대한 합의된 것은 없다"고 지적했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촉발로 빠르게 신산업으로 떠오른 메타버스가 진정한 우리의 미래 먹거리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 우리 삶 곳곳에 스며들고 있는 IT의 발전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 인공지능(AI), 클라우드를 넘어 메타버스, 블록체인, 대체불가토큰(NFT), 등 가상자산 신기술 열풍이 불면서 웹 3.0 시대로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시장이 열리면서 막연하고 어려운 용어들로 이해하기 쉽지 않고 시대 흐름을 따라가기는 벅차기만 합니다. 어렵고 딱딱한 IT 분야를 문과생도 쉽게 이해하게끔 친절히 설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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