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7월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한 후 상대적으로 주거 수요가 높은 서울에서도 직전 신고가보다 30% 가까이 집값이 떨어진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거래가 얼어붙으면서 ‘급급매’만 거래되는 상황이 빚어낸 하락장으로 분석된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강서구 마곡동 ‘마곡13단지힐스테이트마스터’ 전용면적 59.9㎡는 11일 9억 8000만 원(15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기록한 신고가 13억 8000만 원(8층)보다 무려 4억 원(29.0%) 낮은 가격이다. 불과 3개월 전인 5월 거래된 직전 실거래가 12억 8000만 원(14층)보다는 3억 원 급락했다.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파크뷰자이 3단지’ 전용 59.9㎡ 역시 지난해 9월에는 12억 5500만 원(17층)에 팔리며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지난달 20일에는 이보다 3억 5500만 원(28.3%) 하락한 9억 원(3층)에 새로 계약서를 썼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등으로 매수 수요가 사실상 사라진 ‘거래 절벽’ 속에서 급매 중에서도 가장 저렴한 매물만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서대문구 남가좌동 A 공인중개사는 “이번에 거래된 DMC파크뷰자이 59.9㎡는 11억 원 아래로 매물이 쌓이던 중 9억 원 매물이 나오자 드디어 팔렸다”며 “이 급매를 시세라 보기는 어렵지만 앞으로 고점 대비 최소 2억 원은 떨어진 아파트만 팔릴 것 같다”고 말했다. 강서구 마곡동 B 공인중개사 역시 “시세와 큰 차이가 없는 매물에 대한 매수 문의는 거의 없지만 많이 저렴한 물건이 나오면 관심을 갖는 이들은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상 첫 ‘빅스텝’이라는 이슈가 위축되던 부동산 매수 심리에 쐐기를 박으며 시세 차익이 크게 예상되는 집만 팔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빅스텝’ 발표가 있던 7월 13일 이후 매주 감소하며 8월 둘째 주(8일 기준) 84.4를 기록했다. 이는 3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금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빅스텝과 같이 한 번에 큰 폭으로 금리가 인상된다는 소식까지 들리니 앞으로 대출이자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생각에 서울 부동산 매수를 망설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도 “늘어난 대출 부담을 상쇄할 수 있는 ‘급매 중의 급매’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taek@sedaily.com한민구 기자 1min9@sedaily.com<©서울경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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