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가 올해 들어 지분율을 5%포인트(P) 넘게 높이며 과감한 투자를 한 국내 기업은 20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권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서거나 2대 주주 등 주요 주주가 된 곳은 제외하고 순수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늘린 곳들이다.
외국인들이 투자를 많이 늘린 기업 중에서는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70% 넘게 오른 곳도 있다. 외국인이 베팅한 기업 중에선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거나 대기업에 인수되는 등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이벤트가 발생한 경우도 있었다.
지난달 6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지상테스트를 시작한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 KF21 1호기가 활주로와 이어진 램프 구간을 지상활주(Ramp Taxi)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12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외국인들이 지난해 말보다 5%P 넘게 지분율을 높인 종목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20개다. 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이 11개, 코스닥시장 상장 종목이 9개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지분을 늘린 종목은 금융주인 우리금융지주였다. 지난해 말(2021년 12월 31일 기준) 29.99%였던 지분율이 39.97%(8월 11일 기준)까지 올라 9.97%P의 지분율이 증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하자 상대적으로 저평가돼있던 대표적 금융주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또 방산 기업인 한국항공우주(KAI)는 9%P 지분율을 높였다. 디스플레이 제조사에 핵심부품인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공급하는 비에이치(8.95%P), 해상 풍력 발전 하부 구조물 제조사 삼강엠엔티(8.86%), 주류 기업 하이트진로(8.38%)도 외국인의 선택을 받았다.
그래픽=손민균수익률로 보면 한국항공우주가 가장 높았다. 지난해 말 3만2450원이던 주가가 지난 11일에는 5만5500원까지 올랐다. 주가 상승률은 71.0%(2만3050원)에 달한다. 한국항공우주는 지난달 말 폴란드와 FA-50 경공격기 48대를 30억 달러(약 4조원) 규모로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국내 항공기 완제품을 유럽 시장에 공급하는 것은 사상 처음으로 주가가 상승했고 한국항공우주에 투자했던 외국인의 수익률도 상승했다.
삼강엠엔티도 올해 들어 주가가 크게 오르며 외국인들에게 효자 종목이 됐다. 올해 주가 상승률은 24.7%(5300원)다. SK그룹의 SK에코플랜트가 삼강엠엔티를 인수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인수 작업은 이달 말 마무리되고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편득현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전문위원은 “외국인 투자자는 자금력이 좋고 시간을 두고 투자를 할 수 있어 각개전투를 하고 단기투자를 주로 하는 개인투자자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게 대부분”이라며 “우리나라도 개인투자자들이 펀드를 이용한 간접투자를 많이 하고 기관투자자들이 이런 펀드를 운용하는 방식으로 가야 외국인처럼 좋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는데 아직은 시장의 여건이 그렇지 못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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