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40년가량 교체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원자력전지'를 개발해 우주 실증에 성공했다. 미국과 러시아에 이은 세계 3번째 쾌거다. 원자력전지는 인공위성에 탑재될 뿐만 아니라 미국의 화성 탐사로봇(로버)에 장착돼 수십년 간 운용된 안전한 기술이다. 최근 달 탐사에 나선 한국이 향후 원자력 기술로 우주 분야 '차별화' 전략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8일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누리호(KSLV-II) 성능검증위성에 탑재된 '방사성동위원소전지'(RTG)가 우주 공간에서 모두 설계대로 작동했다. 누리호는 지난 6월 21일 발사된 국산 로켓이다. 이 로켓 안에는 162.5㎏ 성능검증위성이 있었고,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RTG, 일명 원자력전지가 장착된 바 있다.
누리호에 탑재됐던 162.5㎏ 성능검증위성(왼쪽)과 그 내부에 탑재된 750g 짜리 우주용 '방사성동위원소전지'(오른쪽) 시제품. / 사진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달 표면에서 가동할 초소형 원전 상상도. / 사진=미국항공우주국(NASA)달은 낮과 밤이 14일을 주기로 바뀌어 태양에서 멀어지거나 그늘진 곳에선 태양광을 활용할 수 없다. 영하 170℃까지 떨어지는 극한환경에서 이차전지는 방전되고 전자기기는 망가진다. 그러나 원자력전지나 우주용 원전은 외부 환경과 관계없이 24시간 365일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원자력전지는 플루토늄-238(반감기 88년) 동위원소가 붕괴될 때 발생하는 열로 전력을 생산한다. 단위 질량당 에너지밀도가 높고, 수명도 40년 이상으로 별도의 충전이나 교체가 필요 없다. 지름 8.5㎝, 높이 12.75㎝, 무게 750g의 원통형 구조다. 자체 기술로 120㎿(밀리와트)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원자력전지 원리. / 사진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연구팀은 누리호 탑재 전부터 실패 확률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시험을 수행했다. 저온의 진공상태를 모사한 우주 환경 온도 시험, 우주선 발사 진동시험, 우주선 페어링 충격 모사시험 등을 거쳤다. 또 우주에서 발생하는 극강 감마선을 견디는 감마선조사시험을 수행하는 등 각종 우주 환경을 모사해 성능을 검증했다.
그 결과, 지난달 11일과 26일 우주 환경에서 모든 기능이 동작했고 전기 생산까지 확인했다.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1·2차 시험 모두 목표 전기출력 120±50㎿에 도달했다. 이는 극저온의 달 표면에서 이차전지의 방전을 막고 전자기기를 보호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성능이다.
홍 박사는 "우리 기술력으로 미국, 러시아에 이어 세 번째로 동위원소전지를 개발해 우주시험에 성공했다"며 "기술을 실증한 만큼 차별화된 우주 탐사 전략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기술이 향후 우주에서 안정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연구에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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