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자사주 수십억 팔아치운 네이버..경쟁하듯 사들인 카카오

IT·가전·통신·과학

by 21세기 나의조국 2022. 7. 9. 12:41

본문

자사주 수십억 팔아치운 네이버..경쟁하듯 사들인 카카오

황정수 입력 2022. 07. 08. 17:24 수정 2022. 07. 09. 00:50 
 
2분기 실적 가늠자 될지 관심
네이버 임원 9명 수십억 매도
"불황기에 성장성 둔화되나" 우려
카카오그룹 임원들은 매수 경쟁
"단기실적은 흐림..성장성 기대"

최근 네이버 고위 임원들이 연이어 자사주를 매도하고 있다. 내부 사정에 밝은 임원들의 자사주 매매 동향은 실적과 주가의 가늠자 역할을 한다. 임원의 자사주 매도는 시장에 ‘탈출 신호’를 준 것이라는 평가다. 증권가에서 나오는 ‘2분기 실적 부진’ 전망에 못을 박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네이버의 경쟁사 카카오 계열 임원들은 자사주 사들이기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 계열 상장사의 실적 전망과 관련해선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신중론이 우세하다. 하지만 임원들이 자사주 매수를 통한 책임경영 의지를 보이면서 주가 반등에 대한 기대는 커지고 있다.

 ○임원 매도는 ‘탈출 신호’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새 네이버 고위 임원 9명이 자사주를 매도했다. 이 기간 자사주를 매수한 네이버 임원은 없다. 개인별로는 네이버 카페 등 커뮤니티를 담당하는 사내기업(CIC) 그룹앤의 김주관 대표가 자사주를 팔아 10억440만원을 손에 쥐었다. 공기중 김정식 김재헌 박태진 성낙호 이상훈 하태훈 한기창 등 책임리더 8명도 최대 6억여원어치의 자사주를 팔아 현금을 확보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일부 임원들은 스톡옵션 행사 때 받은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주식을 팔았다”고 설명했다.

 

사업에 정통한 임원들의 자사주 매매는 시장의 큰 관심사다. 2분기 실적 발표가 한 달가량 남은 시점에 임원들의 매도 소식이 전해지면서 네이버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는 계속 커지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매출 2조119억원, 영업이익 3623억원이다. 최근 네이버의 2분기 실적 관련 보고서를 낸 증권사들은 컨센서스를 밑도는 추정치를 내놓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네이버 매출의 68.2%를 차지했던 광고와 전자상거래 사업이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영향이 크다.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신중해지면서 온라인 상거래 역시 주춤한 모습이다. 네이버의 미래 사업으로 꼽히는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 등의 성장세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10%의 특별 연봉 인상에 상반기 공격적인 인력 채용까지 겹쳐 인건비 급증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테크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업체들의 부진은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경기 둔화에 따른 광고비 감소 영향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경쟁하듯 자사주 산 카카오 임원들

 

네이버와 함께 빅테크 ‘투 톱’으로 꼽히는 카카오그룹 임원들의 움직임은 사뭇 다른 모습이다. 최근 한 달 동안 경쟁하듯 자사주를 매수하고 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11억3946억원 규모 자사주를 샀다. 나호열 기술협의체부문장(7억9996만원), 이지홍 서비스협의체부문장(7억8342억원)도 신 대표와 움직임을 함께했다. 카카오뱅크에선 김석 최고전략책임자(3억456만원), 안현철 최고연구개발책임자(1억5060만원), 이지운 위험관리책임자(9154만원)가 지난달 중순 이후 자사주를 샀다.

 

카카오 계열사들의 2분기 실적과 관련해 시장에서는 네이버처럼 신중론이 우세하다. 카카오뱅크는 체크카드, 해외 송금 등 수수료 수익과 각종 제휴사업 기반 플랫폼 수익의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분석이 있다. 카카오페이와 관련해선 증권과 보험 등 신규 사업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임원들이 자사주 매수에 나서자 ‘중장기 성장성에 주목해달라’는 신호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경영진의 주식 매입을 통해 신뢰 회복과 책임 경영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Copyrights 한경닷컴,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