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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350배 증가".. 일본이 노토반도 예의주시하는 이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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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22. 6. 2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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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350배 증가".. 일본이 노토반도 예의주시하는 이유 [특파원+]

강구열 입력 2022. 06. 28. 11:01 수정 2022. 06. 28. 13:50 
 
지난 19, 20일 진도 5 이상의 강진 발생
"2021년 7월∼올해 6월 진도 1이상 8000회"
빠르고 높은 2m 이상 쓰나미 가능성도

 

1948년 후쿠이 지진 당시 무너진 건물 모습. 
 
1948년 6월 28일, 일본 후쿠이(福井)현에 지진이 덮쳤다. 진도 6, 규모 7.1(진도는 흔들림의 정도로 측정위치에 따라 달라지지만 규모는 지진 자체의 강도로 하나의 수치로 표시)의 강진이었다. 이웃한 이시카와(石川)현까지 합친 피해규모는 사망자 3769명, 부상자 2만2000여 명, 완전붕괴 가옥 3만6000채에 달했다. 2차 대전 이후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 중 동일본대지진(2011년), 한신대지진(1995년)에 이어 세번째로 사망자가 많이 나온 재해로 기록되어 있다. 

후쿠이지진 발생 후 꼭 74년이 되는 28일, ‘지진의 나라’ 일본은 동해를 바라보고 있는 이시카와현 노토(能登)반도 스즈(珠洲)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19일 진도 6약(弱), 규모 5.4, 20일 진도 5강(强)의 지진이 일어났던 곳이다. 상점 진열대의 물건들이 쏟아지고, 수도관은 파손되어 물이 끊겼다. 사찰 내 묘비들이 나뒹구는가 하면 신사의 기둥문은 부러져 산산조각이 났다.

20일 이후 지진 상황은 안정세로 돌아섰지만 최근 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횟수가 과거에 비해 350배나 증가한 것으로 파악돼 대규모 지진 발생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 지역은 2007년 규모 6.9의 지진으로 사상자 300여 명, 주택 2400여 채 파손 등의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지난 19일 발생한 지진으로 쓰러진 일본 스즈시의 신사. 연합뉴스
 
도다 신지(遠田晋次) 도호쿠(東北)대 교수의 연구결과를 인용한 NHK 보도에 따르면 1998년 1월∼2020년 11월 스즈시 주변 규모 1 이상의 지진활동은 연간 평균 23회였다 그러나 지난해 7월∼이번달 22일 연간 평균은 8000회였다. 무려 350배 가량 급증했다. 

작은 지진은 지하 지형의 변형을 초래해 주변의 활단층에 영향을 주고, 결과적으로 보다 큰 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도다 교수는 방송에서 “이후에도 지진활동이 계속될 경우 규모 5.4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노토반도 앞바다에는 동서로 이어진 4개의 활단층이 있는데 “이번 지진이 활단층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주었는지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활단층들이 연동해 대지진으로 이어질 경우 쓰나미 피해도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규모 7 이상의 지진을 상정해 시뮬레이션은 이시가와현 와지마(輪島)시에 높이 2.9m, 노토정(町)과 이즈시에는 각각 2.5m, 2.3m의 쓰나미가 덮칠 것으로 예상했다.

 

노토반도가 마주하고 있는 동해에서 발생한 쓰나미는 빠른 속도를 특징으로 한다는 점에서 경계심이 더욱 높다. 닛테레 뉴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해 “일본해(동해의 일본식 명칭) 쪽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진원이 얕고, 육지에 인접해 있어 높은 쓰나미가 짧은 시간 안에 육지에 도달하는 특징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지난 19일 지진 발생 전후 달라진 미쓰케섬의 모습을 비교한 방송화면. 일본 ANN 방송화면 캡처 
 
노토반도의 지질 특성으로 인한 대규모 토사 붕괴 우려도 크다. ANN 방송에 따르면 노토반도는 규조토가 곳곳에 분포하고 있다. 식물성 플랑크톤 같은 아주 작은 식물들이 물 밑에 쌓여 만들어진 흙으로 가볍고 무른 특성을 보인다. 노토반도의 상징 중 하나로 유명한 미쓰케(見附)섬의 표면이 지난 19일 발생한 지진으로 상당 부분 떨어져 나간 것도 이 섬이 규조토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가와무라 구니오(川村國夫) 가나가와공업(金沢工業)대 교수는 “규조토는 물을 잘 흡수하고, 이 물이 지진으로 생긴 균열의 폭을 점점 벌어지게 해 경사면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스즈시는 규조토가 분포한 곳이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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