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이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융자잔고는 15일 기준 21조1442억원으로 집계됐다. 22조원대를 기록한 전달에 비해 소폭 감소했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코로나19 이전 3년 평균은 10조원대, 이후에도 19조원대였다.
최근 국내 증시는 원자재 수급난, 인플레이션, 기준금리 인상 등 매크로 이슈로 인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서만 8% 넘게 내렸고 연고점 대비론 18% 가량 하락했다.
이에 더해 신용거래융자잔고 부담도 증시 반등을 제한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잔고는 주식이나 현금을 담보로 대출받은 잔고이기 때문에 투기 수요 성격이 짙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용거래를 통한 레버리지성 자금은 강세장에서 유동성 공급에 기여하는 역할을 하지만 약세장에서는 반대매매를 유발한다"며 "신용잔고금액이 높은 종목의 주가 하락폭이 더 커지는 등 시장의 하방 위험을 가중시킨다"고 설명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 돈을 빌려 매수한 주식이 일정 주가 밑으로 떨어지거나 미수거래 결제대금을 납입하지 못할 때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일괄매도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반대매매가 발생하면 통상 단기 주가 하락이 발생한다. 지금과 같은 하락장이라면 반대매매로 주가 하락이 장기화할 수 있다.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는 부족한데 반대매매 매물이 시장에 대거로 출회하면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어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최근 들어 큰폭으로 증가했다. 15일 기준 315억5500만원으로 이달 초 127억7900억원 수준이던 것과 비교하면 보름 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13.1%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신용물량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과거 사례에 비춰봤을 때 시가총액 대비 신용잔고 비율이 감소했을 때 증시가 추세적으로 반등했기 때문이다.
한 연구원은 "신용잔고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높은 업종은 공매도 목적으로 주로 활용되는 대차잔고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신용잔고와 대차잔고가 동반 감소하는 업종을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 적절하다"고 진단했다.
신용잔고와 대차잔고가 함께 줄어든다는 것은 질적으로 수급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화학, 소매유통, 건강관리 업종이 해당된다"며 "외국인 수급 여건도 호전되고 있어 매력적인 진입 구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